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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Nov 03. 2023

MBTI와 TCI검사, Neo-PI-R비교


사람의 심리를 조명하는 방법에는 MBTI 말고도 여러 가지 관점과 검사가 있습니다. MBTI에 과하게 집착하는, 과몰입이라고 말하는 현상은 하나만 하는 사람이 그것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고 휘둘렀을 때, 즉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신념을 가졌을 때 보일 수 있는 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MBTI를 비롯한 다른 심리 검사를 돌아보는 것은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MBTI를 온전히 활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TCI검사와 Neo-PI-R검사를 비교하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1. Neo-PI-R검사란?


아리스토 텔레스는 인간을 '사회/정치적 동물'로 보았습니다.


그의 핵심 사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중용'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어떻게 하면 '덕'을 행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말해줍니다.


중용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용기'는 좋은 것이지만, 너무 많으면 '만용'이 되고 너무 적으면 '비겁함'이 됩니다.


지금부터 알아볼 'Neo-PI-R' 검사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분류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 인용하였습니다. 


이 역시 단순한 분류이긴 하지만 이러한 분류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고민함에 있어서 인사이트를 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Neo-PI-R 검사는 상담 현장에서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검사 중 하나입니다. 카스타(Casta)와 맥크레(McCrae)가 만든 척도로서 "정신 병리"가 아닌 "정상" 성격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한국판 Neo-PI-R은 1997년 안창규, 채준호 님에 의해 처음 표준화되었고 2007년 Neo-PI-R성격 검사를 최종적으로 표준화했습니다. 주요 특성 척도로는 신경증, 외향성, 개방성, 친화성, 성실성이 있습니다.


MBTI와 마찬가지로 점수가 '좋고' '나쁘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척도가 높을 때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 정도의 해석까지는 가능합니다. 다만 정신병리등은 진단하지 못합니다. 



Neo-PI-R 검사
특성척도

*신경증(N : Neuroticism)

- 적응 VS 정서적 불안정성을 평가합니다. 심리적 고통, 비현실적인 생각, 과도한 욕망이나 충동, 부적응적인 대처 반응을 평가합니다.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걱정이 많은, 과민한, 감정적인, 불안정한, 부적절한, 건강염려증 적인


낮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침착한, 이완된, 이지적인, 강인한, 안정된, 자기만족의


특성척도

*외향성(E : Extraversion)

- 대인관계 상호작용의 양과 강도에 대한 평가, 활동성 수준, 자극에 대한 추구, 즐거워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합니다.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사교적인, 활동적인, 수다스러운, 사람 지향 적인, 낙천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인정이 많은, 지배력이 높은


낮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침착한, 생기가 없는, 초연한, 과업 지향적인, 나서기 싫어하는, 조용한


*mbti에서 다루는 외향성 / 내향성 지표와 비슷합니다. 외향/내향으로 표현하면 쉽게 와닿지 않는데 '에너지의 많고 적음'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성척도

*개방성(O : Openness)

- 혁신성의 추구와 경험 자체에 대한 평가, 친숙하지 않은 것의 탐색과 수용을 평가한다.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호기심 있는, 관심의 범위가 다양한, 창조적인, 독창적인, 상상력이 풍부한, 관습적이지 않은


낮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관습적인, 실질적인, 관심의 범위가 좁은, 비예술적인, 분석적이지 않은


*이 부분은 BIG-5의 관습형과 비슷해 보입니다. 빅 5에서 관습형은 룰에 순응하고 규칙적인 삶을 지향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대척점에는 '예술형'이 있습니다. 


MBTI와 비교하면 '생활양식(p, j)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보이는데, 이 검사에서는 좀 더 평가적인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성척도

*친화성(A : Agreeableness)

- 동정심에서 적대감에 이르기까지 사고, 감정, 행동의 연속선상에서 한 개인이 지향하는 대인관계적 특성을 평가한다.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마음 따뜻한, 온화한, 믿을만한, 유용한, 관대한, 순진한, 정직한


낮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냉소적인, 무례한, 의심하는, 비협조적인, 복수심이 강한, 무자비한, 성마른, 조종하는


*친화성이 높은 쪽은 MBTI에서는 감정(F), 그중에서도 외향 감정(Fe)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동정적이며, 배려심이 깊습니다. 친화성이 낮은 쪽은 좀 더 공격적인 성향 같은데, '시크'라는 단어가 변호사 사이에서 고객을 변호할 때 '상대를 노려보는'그 태도, 분위기에서 파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친화성이 적은 경우 시크, 시니컬 등등 여러 가지 표현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성척도

*성실성(C : Conscientiousness)

- 목표 지향적 행동을 함에 있어서 개인의 동기, 끈기, 조직화 정도를 평가, 신뢰롭고 까다로운 사람과 열의가 없고 부주의한 사람을 비교평가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조직화된, 신뢰할 수 있는, 근면한, 자제하는, 시간을 엄수하는, 꼼꼼한, 단정한, 야심 있는, 참을성 있는


낮은 점수를 받는 사람의 특징

- 목표가 없는, 신뢰롭지 않은, 게으른, 부주의한, 느슨한, 태만한, 의지가 약한, 쾌락주의적인


친화성 - 성실성은 검사 개발 중 나중에 추가된 개념입니다.(마치 융의 이론에서는 J-P지표인 '생활양식'이 없었는데, MBTI에서 이를 추가한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 검사들은 역시 시대/상황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협회를 두고 연구하는 MBTI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종합

MBTI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Neo-PI-R검사! BIG-5와 MBTI의 중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MBTI를 떠나서 이런 방식과 지표로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구나 싶어서 저도 흥미롭습니다.



TCI 검사 심리학 X 생물학
클로닝거(Cloninger) 심리 생물학적 인성 모델에 기반하여 TCI 기질 및 성격검사를 만들었다.


TCI 검사는 생물학적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검사입니다. 유전적인 부분이 '기질'을 결정한다고 보았습니다. 한국판 검사는 2007년 민병배님외 학자분들이 표준화하였습니다. 문화가 다르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한 개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됩니다.


TCI는 검사의 척도를 '기질''성격' 2가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질

유전적/선천적 경향


1. TCI에서 기질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입니다. 일생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속성을 보입니다.

2. 자극에 대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정서적 반응 성향으로 정의됩니다.


ex) 어떤 사람은 기질이 순해서 화를 잘 안 내고, 잘 웃고 잘 순응합니다. 대부분의 많은 상황에서는 자라서도 이런 특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성격

학습적/후천적 경향


1. 기질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되는 것입니다.

2. 사회 문화적 학습의 영향을 받으며 일생 동안 쭉 발달합니다.


ex) 사회 문화적인 학습의 역량이 들어갑니다. 예를 들면 다혈질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도 가정에서 유한 부모님과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면 학습을 통해 반대되는 특성을 획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단 기질이기 때문에 종종 그것이 드러날 수는 있습니다.


아래부터 기질/성격 각 지표의 하위 척도를 다루어 보겠습니다.



기질의 척도(유전적/선천적 성향)


1. 자극 추구

Novelty Seeking : NS



- 새로운 자극이나 보상을 앞에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처벌과 단조로움을 적극적으로 회피하려는 유전적 성향에서의 '개인차'를 나타낸 척도입니다.


ex) 신기한 것에 쉽게 이끌리고, 빨리 흥분하며 모험적인 행동을 하고 호기심이 많은 편일 때 자극 추구가 높습니다. 단조롭고 변화가 없는, 차분한 생활을 추구한다면 자극 추구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위험 회피

Harm Avoidance : HA


- 처벌이나 위험 단서 앞에서 수동적인 회피 성향으로 행동이 억제됩니다. 

- 또는 이전에 해왔던 행동을 중단하는 유전적 성향이 있습니다.


 ex) 아이들을 보면 '이런 거 하면 혼낸다'라는 말에 '무서워하는 아이'와 '개의치 않는 아이'로 나뉩니다. 이 부분은 기질상 나타나는 부분으로, 위험한 신호가 주어졌을 대 위험을 감수하는지, 회피하는지에 따라 높고 낮음이 결정됩니다. 신중함 / 꼼꼼함 / 겁 / 긴장 등 걱정이 많은 유형과 태평하고 무서워하지 않고 사교적인 특성을 가진 아이들, 모험적인 아이들의 유형으로 나뉠 수 있어요.



3. 사회적 민감성

Reward Dependence : RD



- 사회적 보상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전적 성향을 측정합니다.


ex) 칭찬, 표정(웃음/찡그림)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일 때 민감성이 높습니다. 표정 변화에 둔하고 사회적 신호에 무딘 경우에는 민감성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인내력

Persistence


- 지속적인 강화(보상)가 없더라도 한 번 보상된 행동을 일정 시간 동안 꾸준히 지속하려는 성향으로 나타납니다.


ex) 장애물이 있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경우 인내력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힘든 것을 오래 하기보다 생활을 계속하여 바꾸어나가는 경우 인내력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단점이 갈리는 부분이 있으며, 인내력이 높은 경우 워커홀릭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성격 척도(후천적 학습과 상호작용)


1. 자율성

Self-Directedness


- 자신이 선택한 목표와 가치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상황에 맞게 통제, 조절, 적응시키는 능력입니다.


ex) 자기 스스로 어떤 행동을 할지, 어떻게 책임을 지고 일을 해나갈지 적응하는 부분을 나타냅니다. 이 지표가 너무 높을 경우 남을 따르거나, 협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자율성이 낮은 경우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2. 연대감

Cooperativeness


- 개인이 자신을 사회의 일부분으로서 서로 이해하는가와 관련된 성격의 척도입니다. 타인에 대한 수용력과 타인과 동일시(역지사지) 능력에서의 개인 차이를 측정합니다.


ex) 연대감이 낮을 경우 대인관계 문제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수용성/역지사지 부분을 나타냅니다. 타인에 관대하고 친절하고 협조적인 특성을 보입니다. 타인의 욕구를 인정합니다. 점수가 낮은 경우 다른 사람의 욕구를 인정하기 어렵고 의심이 많고 타인에게 관대하지 않은 특성을 보입니다.


3. 자기 초월

Self-Transendence


-개인이 자신을 '우주의 통합적 부분'으로 이해하는가와 관련된 성격 척도로서 우주 만물과 자연을 수용하고 동일시하며 이들과 일체감을 느끼는 능력에서 개인차


ex) 이 부분은 다중 지능론에서는 '영성지능'과 관련이 있는 부분 같습니다. 상담 현장에서도 최근 '영성'과 관련한 부분이 부각되고 있으며 꼭 '종교가 있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나보다 더 큰,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에고에 갇히지 않고 보다 개방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최근 본 영화 '소울'에는 사람이 몰입하게 되면 어떤 초월적인 공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것도 자기 초월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수치가 낮은 경우 상당히 현실적인 경향을 보이며, 당장 눈앞의 현실에 관심이 많으며 애매함/모호함을 잘 견디지 못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통제하려는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도 그 특징 중 하나입니다. 


진행 방식


TCI 검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공식 MBTI 검사와 같이 해당 검사의 전문 상담사가 해석을 해주는 과정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단 상담 현장에서 사용되므로 상담사 각각의 해석이 있을 수 있어요. 4개의 기직 척도와 3개의 성격 척도에 대한 원점수 / T 점수(표준화 점수), 백분위, 백분위 점수가 막대그래프로 표기됩니다.


융의 정신분석 이론에 기반한 MBTI와 달리 '생물학'이라는 트렌디한 학문에 기반해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합니다. 저는 '성격 척도'중 3번 "자기 초월"부분이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MBTI에서의 직관과 더불어 생각할 거리가 많아 보입니다.


대극적인 부분이 MBTI나 Neo-PI-R검사와 유사하면서도 다릅니다. 특히 타고난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고 보았던 융의 이론과 달리, '성격 척도'를 통해 후천적으로 변할 수 있는 부분을 짚어준 부분도 재밌네요. 



마무리


MBTI를 깊이 있게 소개하기에 앞서 다른 검사를 통해 넓이를 알아보는 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검사의 의의와 지표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밖에도 big-5 검사, 웩슬러 지능검사, 애니어그램 등 많은 심리검사가 있고 각각의 검사는 나름의 타당성과 독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두 가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MBTI 검사의 지표에 대해 좀 더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나아가 나와 타인을 보다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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