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카드 연재 #6 — The Star(별):

무너진 다음에야 배우는, 회복의 속도

by 허블


unnamed.jpg “별은 가까이 오지 않는다. 대신 방향을 준다.”


프롤로그: 회복은 박수로 오지 않는다. 순환으로 온다


탑이 무너지고(충격), 죽음이 지나가고(교체), 그 다음에 별이 뜬다.


이 순서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별은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별은 “고인 물은 내려가고, 다시 올라온다” 같은 소리를 한다.


종지 바닥에 구멍을 뚫어 고인 물이 하강하고,

과거의 물줄기와 섞여 소용돌이를 기대한다는 문장처럼.

별은 감정이 아니라 수문이다.


unnamed (1).jpg “회복은 소리 없이 수위부터 바꾼다.”


벌거벗음: 별은 ‘보호’가 아니라 노출에서 시작한다


별 카드의 인물은 옷이 없다.
이건 선정이 아니라, 선언이다.

무너진 뒤에는 갑옷이 의미가 없다.
갑옷은 충격을 막아주지만, 회복을 막기도 한다.


회복은 피부로 한다.
살이 공기에 닿아야, 상처가 어느 쪽으로 아물지 결정된다.

별은 이렇게 속삭이는 카드다.




“이제는 숨기지 말고, 살려라.”


두 항아리: 회복은 늘 두 갈래로 흐른다


한쪽 물은 연못으로 들어간다.

다른 쪽 물은 땅으로 쏟아진다.

이게 별의 핵심이다.

회복은 언제나 두 개의 통로를 동시에 요구한다.


연못: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감정(자기 수습)

땅: 다시 삶으로 스며드는 습관(현실 복귀)


둘 중 하나만 하면, 회복은 금방 기울어진다.

마음만 달래면 몸이 굳고,

몸만 움직이면 마음이 썩는다.


그래서 별은 “힘내”가 아니라

“흘려”에 가깝다.


unnamed (9).jpg “상처는 가릴수록 오래 간다.”


큰 별 하나, 작은 별 여러 개: 희망은 보통 대작이 아니라 소작이다


사람들은 큰 별만 찾는다.


인생을 한 번에 바꿀 사건, 운명, 반전.

근데 별 카드는 작은 별들을 더 많이 달아놓는다.

이건 이상하게도 현실적인 친절이다.

회복은 늘 소량 다품종이다.
(마음이 한 번에 나아질 리가 없으니까.)


오늘은 잠이 조금 나아지고,
내일은 밥이 조금 들어가고,
모레는 샤워가 조금 쉬워지고.

그 ‘조금’들이 모이면 어느 날,
햇빛 한 장이 들어온다—블라인드 틈으로.


unnamed (12).jpg “빛은 한 장으로도 충분하다.”


별의 거리감: “지금”이 아니라, 나중의 나에게 도착하는 신호


문서 어딘가에 이런 기분이 있다.
글을 읽는 순간, 내 시간의 속도가 묶이고—나는 열서너 살쯤 되는 소년이 된다고.


별도 비슷하다.

별은 즉시효과가 없다.
대신 시간을 건너 도착한다.
그래서 별을 믿는다는 건, 사실 이런 태도다.


“나는 나중의 나를 저축한다.”


사람은 본디 저축을 해야 하고, 그 저축은 유물론적인 대상만이 아니라는 말처럼.

별은 ‘지금의 기분’을 살리는 카드가 아니라
‘나중의 나’를 살리는 카드다.


unnamed (13).jpg “오늘은 내일의 나에게 보내는 송금이다.”


실전 주문: The Star가 떴을 때, 회복을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만드는 3가지


구멍 하나 뚫기
완벽히 나아지려 하지 말고, 고인 걸 내려보낼 최소한의 구멍을 만든다.
(산책 10분, 물 한 컵, 메시지 한 줄, 창문 한 번 열기.)


두 갈래로 흘리기
오늘은 마음(연못)만, 내일은 몸(땅)만—이렇게라도 번갈아 흘린다.
회복은 한 가지로만 안 된다.


시간을 남에게 맡기지 않기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 당신을 변화시켜주진 않는다고,

당신의 시간은 당신이 오롯이 향유한다고 한다.


별은 ‘기다리면 낫는다’가 아니라
‘내 시간을 내가 쓰면 낫는다’에 가깝다.


unnamed (14).jpg “회복은 의지가 아니라 배수다.”


엔딩: 별은 구해주지 않는다.

대신 길을 잃지 않게 해준다.


별은 손을 잡아 끌어올리지 않는다.
별은 멀리 있다.
그래서 좋다.


멀리 있는 것만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니까.


탑이 무너졌다면, 이제는 높이를 다시 세우지 말고
방향을 세우자.

별은 그걸 한다.


조용히, 밤새, 아무 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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