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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자신감은 엄마와의 분리에서 시작된다.

육아를 하면서 지켜야 할 엄마와 아이 사이의 최적의 거리

by 컬러풀

심리학자 마가렛 말러는

아이가 처음으로 부모에게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를 '분리-개별화기'라고 하였습니다.


그녀의 이론에 따르면 생후 몇 주 동안 아기는

외부 세계와 자기 내부 세계를 아예 구분하지 못하고 외부 자극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녀는 이 시기를 가리켜 '정상적 자폐기'라고 하였습니다.


정상적 자폐기가 지나고 외부 세계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공생기'를 거치게 됩니다.


공생기의 아이는

엄마와 자신이 하나로 연결된 존재라고 믿으며 모든 것을 엄마와 공유하고 엄마에게 의존하지요.


하루 하루 성장과 발달을 거듭하면서 생후 5-6개월 무렵이면

심리적 탄생의 핵심기라고도 불는 '분리-개별화기'가 시작됩니다.


어머니와 공생을 하던 아이가 어머니로부터의 분리를 시작할 수 있는 이유는

아이의 신체가 그만큼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5, 6개월이면 아이는 근육 발달과 기능 수준의 향상으로 배밀이를 시작하며 자신의 몸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되지요.


어머니와 물리적 거리가 생기면서, 아이는 심리적으로도 독립을 시작합니다.


설레고 낯선 상황에서 부딪치고 넘어지며 아이는 엄마와 분리되는 것에 대한 불안을 경험하지요.


불안한 마음이 생기면 아이는 다시 엄마의 품을 찾아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 품 안에서 다시 세상을 탐구하기 위해 필요한 심리적 에너지를 충전하지요.

충전이 완료되면 아이는 다시 문지방을 넘어 서랍으로, 벽으로 탐험을 시도합니다.



분리 개별화기의 정점은 걸음마를 시작하는 첫 돌 무렵입니다.

아이는 세상을 탐색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지만 이 시기에 다시 자신의 한계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다시 불안에 휩싸이고 고민에 빠집니다. '엄마에게 돌아가야할까? 아니면 이대로 좀 더 세상을 향해 나아가도 될까?'


엄마 품과 세상을 오가는 사이 엄마는 안전한 기지로써 아이를 품어주어야 합니다.

분리개별화기를 거치면서 아이는 엄마를 마음에 담고,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엄마를 떠올리며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힘을 기릅니다.


불안이 높은 엄마들은 이 시기에 아이가 걱정이 되서 손에서 아이를 놓지 못합니다.


한편으로는 늘 내게 붙어서, 내가 주는 보살핌만을 받으며 웃고 울던 아이가 손을 뿌리치고 나서는 과정이 알 수 없는 서운함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조금 걱정 되더라도, 품에서 아이를 내보내는 것이 조금 아쉽더라도,

엄마는 제 능력을 마음껏 써보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19세기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키에르케고르는 엄마와 아이의 최적의 거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혼자 걸을 수 있도록 약간의 거리를 두고 지켜보면서, 위험한 순간에는 손을 뻗어 아이를 보호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안전한 엄마의 보호 아래에서 아이는 자기 의지대로 행동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보는 연습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 경험들이 언젠가 아이가 실제 독립을 하고 세상에 홀로 나섰을 때,

'힘들어도 나는 해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의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이지요.



아이가 조금 서툴고 어설프더라도,

엄마가 알고 있는 방법이 더 효율적이고 익숙하더라도,

아이 스스로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주세요.


아이로 하여금 '스스로를 믿는 힘'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먼저 걱정과 불안을 이겨내고 아이를 조금 더 믿어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