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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남 Jul 12. 2016

네남자의 스타트업 첫경험 #2DAY

"현재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

  어젯밤부터 무섭게 내리기 시작한 비가 마치 우리를 막으려는 듯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오전 9시 반 우리는 다시 평범한 원룸방에 모여있었다. 업무 관련 사항을 조율하러 간 한 명의 팀원을 빼곤 조금은 익숙해진 자리로 가서 하루를 시작했다.


 "무엇이 좋을까"

 

  먼저 모인 셋은 그 전날 고민해오기로 했던 우리들을 대표할 수 있는 이름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고 있었다. 비로 인해 조금은 더위가 누그러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필자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등과 가슴에선 땀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은 에어컨청소가 예정된 날이었으니 모든 팀원들은 그 생각으로 버텼다. 업무를 마치고 나머지 한 팀원이 복귀하면서 우리의 이름에 대한 회의는 더욱 열기를 띄어갔다.

삐툴삐툴한 글씨로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

                                                        


  이름에 대한 우리의 고민은 끝내 오전 내에 마무리하지 못하고,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가볍게 생각해 보자는 생각으로 일단 회의는 정리했다. 그리고 우리의 메뉴선정을 위해서 개인별로 하고 싶은 메뉴에 대한 탐색을 한 후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 보기로 하였다.

  각자의 컴퓨터에서 모두 맛있는 소리가 울려퍼져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될 때쯤, 우리는 생각정리를 위해 회의를 했다. 우선적으로 우리들은 자신들의 선정메뉴와 영상 등을 공유하며 의견을 교환하였고, 투표를 통해 먼저 시도할 메뉴를 선정했다. 그리고 영상으로 괴롭혔던 우리의 배를 채우기 위해 점심을 먹으러 갔다.


                                                             근처의 브리또 매장의 브리또 모습



  간단한 점심을 하면서도 우리는 점심을 먹는 가게와 우리를 상상 속에서 비교해보고 의견을 나누었다. 점심 후 다시 돌아온 방은 사우나가 생각날 정도의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그 열기에 압도된 우리들은 점심시간동안 호떡마냥 방바닥에 제각기 널부러져 휴식을 취했다.

 

  휴식 후 정신을 차린 우리들은 다시 대표이름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기업이미지에 맞는 'Just Cook'  즉, '요리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다 준비해 주겠다'라는 느낌을 살리고 싶은 과정에서 자꾸 멤돌게 되었다. 그 순간, 한 팀원의 "그냥 새처럼 푸드드득 하자!"라는 우스갯소리로 번뜩인 아이디어는 바로 "푸드득"이었다. 

  "푸드득"은 이중적인 의미로 푸드를 득템했다라는 말과 푸드득거리는 새의 전령같은 이미지가 우리의 음식배달의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느낄 수 있기에 모든 팀원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쉽사리(?) 대표이름을 결정하게 되었다.  


고대하던 에어컨의 묵은 때 청소모습



대표이름 선정 후에는 내일있을 새우요리에 대한 장보기 리스트 작성과 영상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마케팅 매체를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복합적인 틀을 정리하였다. 이 과정에서 에어컨 청소가 이루어졌고, 원래 검은 아이(?)라고 생각되었던 에어컨은 하얗게 탈바꿈하고, 우리들의 쾌적한 환경을 보장해 주는 아이가 되었다.


  아직은 생각에 머무는 일들이 많지만 처음으로 무언가 눈에 보이는 일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직접 느껴보니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것 같다. 걸음마 수준의 우리들일지라도 언젠가 이 글들을 읽으며 웃을날이 오길 기다리며.



 

 


 

2016. 07. 12. Qsoo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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