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는 어떻게 형성되고, 두 번 일 하고 싶지 않은 출판사는 어디인가?
지난 글에서 출관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으니까.
여기서 말하는 출판사는 '온라인 유통'을 하는 웹소설 출판사다. 좋은 출판사와 아닌 곳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출판사를 고를 때 하면 안 되는 법등.
1. 출판사는 굉장히 <주관적>이다.
많은 기성 작가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남들이 아무리 안 좋은 출판사라 그래도, 맞는 작가는 있기 마련이고. 남들이 좋은 출판사라고 해도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만족한 작가들은 분명하게 있다.
이는 소위 말하는 큰 출판사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장담컨대 이름 모를 신생이 아니면 말 안 나온 출판사는 본 적이 없다. 필자가 3년 넘게 같이 일 하고 있고, 앞으로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꾸준히 일하려고 하는 출판사 또한 큰 문제는 아니지만 논란이 생겼던 적이 있다.
그러니 논란이 생긴걸 기준으로 출판사를 거른다면 웹소설에서 출간할 만한 출판사는 단언컨대 없다.
논란이 크고, 작냐의 문제이고 그게 나와 관련이 있냐 없냐의 문제일 뿐이다.
또 작가마다 출판사를 보는 기준이 다르다. 필자의 경우 다른 건 다 제처 두고 유통력을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이다. 얼마나 내 작품을 많이, 잘 팔아주냐에 가장 많은 점수를 준다.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유통사가 적거나 시원찮게 유통을 했을 경우 차기작을 계약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만 어떤 작가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작가님은 표지 지원을 많이 해 주는 출판사, 또 어떤 작가님은 1차 독점 플랫폼에서 영향력이 있는 출판사, 또는 교정을 꼼꼼하게 해 주는 출판사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출판사를 보는 작가의 눈은 굉장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사실 웹소설을 지망하시는 작가님 입장에서 절박한 마음에 '어느 출판사가 좋아요?'하고 물어보시는 마음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 질문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 작가가 뭘 기준으로 하고 있는지 모르는데 대체 어쩌라는 거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는 로맨스 소설 쓸 건데 좋은 출판사 추천 좀 해주세요. 1위부터 10위까지 추천 좀 해주세요. 이런 질문을 종종 하고, 받아 본다. 이건 굉장히 잘못된 질문의 예고, 이럴 경우 대답해주는 작가도 제대로 된 답을 해 주기가 힘들다. 당연히 제대로 된 답을 받기도 힘들다.
대답해주는 작가 입장에서 좋은 출판사라고 추천해줬는데, 정작 그 작가의 니즈와는 맞지 않으면 추천해준 사람이 독박을 쓰기 때문이다. 아, 작가님이 좋은 출판사라고 해서 추천해줬는데 표지 지원 너무 짜요 ㅡㅡ 짜증 나요. 이런 식으로 돌아 올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흔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때문에 인터넷이든, 어디든 어떤 출판사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정확한 출판사 명, 혹은 본인의 장르/19금 여부/경력 혹은 무료 연재 성적/원하는 플랫폼/중요하게 보는 요소 이거 말고도 더 있지만. 최소한 이 정도는 가지고 와야 어떤 출판사가 맞는 출판사인지 아닌 출판사인지 알 수 있다.
2. 그 출판사는 원래 그래요.
일러스트 때 잠깐 이야기를 했지만. 예시를 들어 보도록 하겠다.
[ A출판사는 원래부터 디자인 표지만 하는 출판사다. A출판사는 계약 전에 작가에게 충분하게 출판사의 사정을 설명했고, 작가가 계약을 했다. 그러나 작가는 나중에 다른 기성 작가님에게 '아니 왜 일러를 안 해 줘요? 미쳤어요? 해 달라고 요구하세요.'라는 말을 듣고, A출판사에게 일러스트를 해 달라고 요구를 한다. A출판사는 사전에 설명한 것처럼 '우리 출판사는 일러스트를 안 합니다.'라고 말을 했고, 작가는 실망을 한다. 그러고 나서 A출판사는 별로다. 가지 말라.라는 식의 소문을 낸다.]
* 여기서 전제는 A 출판사가 충분한 설명을 했다. 가 전제이며, A출판사가 계약 전에 작가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당연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런 유의 마찰이 생각보다 흔하다. 물론 역도 성립을 한다. 그 경우에는 출판사의 문제가 맞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작가의 문제이다.
예시는 중간에 다른 기성 작가님에게 듣고 일러스로 마음이 기운 경우지만, 다르게 하자면 작가 혼자 일러스트 표지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게 일러스트 표지면 다행이지. 유료 연재/프로모션 쪽으로 가면 매출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거나 복잡해질 수 있다.
다시 예를 들자면 작가는 [ 카카오페이지를 가고 싶어 했는데, 그 출판사는 카카오페이지 대신 네이버와 친하고 네이버에 영업력이 있는 출판사] 일 경우다. 이 경우 꽤 괜찮은 출판사는 작가의 방향성과 출판사의 영업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카 카페보다는 시리즈 쪽으로 넣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다. 그러나 모든 출판사가 그렇게 제안을 하지는 않는다.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카카오에 영업력이 낮을 뿐 '카카오에 심사를 못 넣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작가는 계약 전에 출판사로부터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 내야 하고, 내 소설과 방향성이 맞는 출판사과 일을 해야 하는 게 맞다.
3. 출판사를 고르는 기준은?
작가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크게 1) 교정 2) 피드백(리뷰) 3) 유통 (영업력) 4) 출판사의 인지도 5) 담당자 6) 그 외 등으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여기서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는지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3) 유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1) 교정
- 교정 안 해주는 출판사는 당연히 걸러라. (믿기 힘들지만 있다)
요즘은 어지간한 출판사는 교정을 잘해 주긴 한다. 그러나 교정에도 개인의 차이가 있다. 보통 출판사는 2교를 한다. 2교라 함은 완고(초고) 기준으로 작가가 한번 보고 → 출판사가 교정 (1교) → 작가가 교정본을 확인 → 출판사가 확인 후 최종 출간의 과정을 말한다.
여기서 3교/4교가 늘어나면 중간 과정이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 필자가 가장 많이 본 건 6교이다. 흠.. 어쨌든 보통은 2교를 하는데, 출판사에서 4교를 하자고 하면 좋아하시는 작가님이 있는가 하면 싫어하는 작가님도 있다. (나는 좀 후자이다.) 교정의 만족도도 당연히 작가마다 다르다.
- 비문 교정 / 오탈자 교정 : 보통 이 정도 한다.
출판사에 따라 윤문 교정을 하는 곳도 있기는 하다.
문제는 이 <윤문 교정>이라는 게 자칫 잘못하면 작가의 창작 의도를 벗어나는 무례한 교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윤문 교정을 한다면 반드시 담당자님에게 사전에 어느 정도 선까지만 해 달라고 상의를 하는 게 좋다. 출판사가 내부에서 모든 작품의 교정을 담당하기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출판사는 외주 교정이 많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작가들이 많이 싸운다.
웹소설에 대한 이해, 지식이 부족한 외주 교정자님들이 일방적으로 문체를 바꾸거나 의도하지 않은 서술을 추가해 교정을 보내 줘 작품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필자도 경험했었고, 본 사례만 꽤 된다.)
일반적으로 대체적으로 웹소설에서 교정은 '출판사와 작가가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시작한다.'
스토리는 건들지 말아 주세요, 교정하시다가 이상한 부분 있으면 코멘트 남겨 주세요, 혹은 '저는 그냥 시키는 대로 다 수정할 테니까 교정 보시면서 수정 리뷰까지 다 해주세요.'하고 룰을 정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원하지 않은 과한 교정에 교정을 받은 작가는 당황하게 된다.
어쨌든 필자가 지키는 교정의 원칙은 '작가의 허락을 받지 않는 이상 점 하나라도 마음대로 수정해서는 안 된다.'라는 것이다.
웹소설이 누구나 쓰는 소설인 만큼, 프로 마인드를 가지지 않은 웹소설 작가님도 많으나 반대로 기본적인 역량도 갖추지 못한 신생 출판사들도 난립을 한다. 작가의 작품을 멋대로 고치거나, 분량을 쳐내거나, 혹은 한글 맞춤법 검사기를 마구잡이로 돌리다가 중요한 대사를 바꿔버린다더니 하는 일이 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어쨌든 교정은 작가와 담당자(혹은 출판사) 간의 합의된 교정까지만 하는 게 서로 편하다.
(2) 피드백 - 리뷰
피드백을 해주는 출판사도 있고, 안 해주는 출판사도 있다. 출판사의 피드백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 작가가 여러 작품을 많이 읽어서 역량을 키우는 게 가장 좋지만, 어쨌든 작가는 본인의 작품밖에 모르는 건 맞다. 즉, 자신의 문제점이 뭔지 모른다.라는 점이다. 그러나 출판사는 분명히 여러 작품, 여러 작가님들의 작품을 보기 때문에 출판사의 피드백은 도움이 되긴 된다.
작가에 따라서 피드백을 힘들게 해 주는 곳을 선호하는 작가가 있고, 피드백을 싫어하는 작가가 있다.
이건 뭐가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3) 유통 - 영업력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유통, 영업력이란 얼마나 많은 플랫폼에 내 작품을 팔아 주고 꾸준히 이벤트를 해 주냐이다. 웹소설은 다른 게시글에서 쓰겠지만, 의외로 단기 매출이 강하다.
베스트셀러에 진입하지 못하면 오픈 후 3~4달 매출이 끝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웹소설 작가들은 꾸준히 글을 쓰며 출간을 한다.
영업력-유통은 기다무나 너 만무에 넣는 플랫폼 영업력도 있을 수 있고, 필자의 경우 너 만무나 기다무 외에도 <얼마나 내 작품을 장기적으로 팔아 주려고 노력하냐>에 초점을 준다.
1-2차 독점의 경우 기본 매출은 나온다. 그러나 일반 유통 같은 경우에는 기본 매출이 아니라 프로모션 싸움이다. 이걸 신경을 쓰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그냥 메인 플랫폼에서 나오는 수익만 신경 쓰는 작가도 있다.
물론 기본 이하 유통력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는 취급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네이버/카카오 외에 다른 플랫폼이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출판사 → 믿기 힘들지만 있다.
(4) 출판사의 인지도
출판사의 인지도를 보는 경우다. 필자는 출판사의 인지도를 별로 보지 않는 편이다. 어차피 잘 될 글은 어떻게 해도 잘 되고, 안 될 글은 어떻게 팔아도 안 된다.라는 마인드가 필자의 마인드이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는 유통에 가장 큰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가능한 소리고. 이건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큰 출판사일수록 믿음이 가는 건 당연하다. 삼성이랑 이름 모를 전자 회사랑 비교한다면 누가 봐도 삼성이니까. 다만 출판사의 인지도만 보고 갈 경우의 단점은 그만큼 작가가 많다는 점이다.
소위 말하는 내 소설이 <타일작>이 될 수 있다. 타일처럼 종수 쌓기에 깔리는 작품이라고 해서 타일작이다. 때문에 중견, 혹은 신생 출판사의 경우에는 작품수와 작가 수가 적기 때문에 내 작품에 조금 더 신경을 써 주는 편이다. 이걸 인큐베이터 케어라고 한다.
이것도 뭐가 잘 됐다 못했다라는 건 없다. 그냥 본인이 느끼기에 이게 가장 중요하다 하면 인지도가 높은 출판사에 들어가면 된다.
(5) 담당자
담당자가 누구냐, 담당자와 맞냐 안 맞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이다. 사실 아무리 좋은 출판사라 해도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담당자와 성격 안 맞으면'오래 일 하기가 힘들긴 하다.
(6) 그 외에
표지, 정산 기간, 계약 비율, 선인세 등에 따라서 작가의 출판사 기준은 널뛰기처럼 바뀐다.
그러니 나에게 맞는 기준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최선의 출판사와 일 하는 게 베스트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경중의 문제이지 말 안 나온 출판사는 없다.
4. 믿기를 알아내는 기준
믿거는 믿고 거르는 출판사이다. '아니, 위에서 실컷 출판사는 주관적인 거라면서. 그러면 믿거여도 나랑 맞는 출판사 일 수도 있잖아요 ㅡㅡ 그럼 믿거가 어딨음?' 물론, 맞다.
그러나 미덕의 기준은 대다수의 작가들이 불만족한 출판사.라고 보면 된다. 다수가 불만족했다는 건 그 출판사에 모든 작가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1] 출판사 이름을 말하자마자 기성 작가들 3명 이상이 고개를 젓는다.
→ 가지 마라.
여기서 기성의 전제는 출판사와 장르가 일치하는 작가를 말한다. 로맨스 출판사인데 로맨스 작가님 3명 이상이 이름을 듣자마자 고개를 저으면 안 가는 걸 추천한다. 로맨스 출판사를 판타지 작가님에게 물어보는 건 당연히 멍청한 짓이다.
[2] 정산 문제
사소한 정산 문제나 실수가 아니라. (사실 정산은 굉장히 민감한 거라 사소한 정산 문제가 일어나서도 안되고 실수도 안 일어나는 게 맞긴 하지만)
정산 날짜 안 지킴, 정산서 안 줌, 정산 비율 사기, 몇 부 팔렸는지 안 알려줌 (전체 매출 미공개)
→ 이런 출판사와는 일 하지 않는 게 맞다. 에이, 요즘 시대에 누가……. 있다. 그리고 꽤 많이 봤다.
가장 확실한 건 이 두 개이다, 그 외에 신인 작가들이 믿고 출판사에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이유가 있다.
1) ㅇㅇ 출판사 이름 있는 데잖아요. 종이책도 하고. 설마 그런 데서 그렇게 일 하겠어요?
어디라고 말은 못 하겠지만, 신인 작가님들을 만나서 소위 '믿고 거르는 출판사'명단을 언급하면 다들 되게 놀라거나 당황한다. 왜냐하면 그 믿고 명단에는 웹소설을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더 친숙한 출판사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물론 오래된 출판사들 대기업 출판사들이 웹소설 시장에 잘 자리를 잡아 워너비로 꼽히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사례도 굉장히 많다. 대중적으로 유명하다=웹소설 시장에서 좋은 출판사는 절대 아니다.
이 고집, 그리고 작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으로 그 출판사 유명하니까요. 하는 생각으로 해당 출판사와 일을 하면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는 작가님들을 꽤 많이 뵀다.
2) 작가 탓하는 출판사, 매출 탓하는 담당자, 작가 가스 라이팅 하는 곳
"작가님 솔직하게 말하면 작가님 글 재미없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매출이 안 나왔는데 이러면 프로모션 못 해드려요."
"작가님 업계 좁아요. 이런 식이시면 다른 출판사에서 작가님이랑 일 할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솔직히 저희가 해드린 게 있는데 다른 데 가시는 건 양심 없는 거 아닌가요?"
"작가님이 업계에 대해서 뭘 아세요?"
기억하는 담당자님의 말의 일부이다. 이런 말을 들어본 작가가 꽤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담당자님은 없다.
어쨌든 몇몇 출판사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작가에게 작가님 잘못, 작가 책임이라며 책임을 전가한다. 당연히 작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 같은 작가랑 계약을 해 준걸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적어도 작가와 출판사 사이에 갑과 을은 없다. 작가의 글이 없으면 출판사도 없는 것 아닌가? 거꾸로 좋은 출판사가 없으면 작가의 글은 세상에 나오지 못한 채 습작으로 끝이 났을 것이다. 그러니 갑과 을이 아닌 동등한 파트너 관계로 보는 게 맞다.
어쨌든 작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출판 사치고 출판사 일 제대로 하는 출판사 본 적이 없다.
그리고 협박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는데. 작가 본인이 이상한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면 떳떳하게 다른 출판사를 가도 문제 될 거 하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