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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Jan 08. 2022

웹소설 작가 가이드 (3) 여성향의 세부 장르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비엘


여성향 장르는 여성 독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소설들을 말한다 했다. 여자들이 주 독자층이기 때문에, 주 작가층도 여자가 많다. 웹소설 초창기에는, 여자 작가들은 여성향만. 남자 작가들은 남성향 소설만 써야 한다는 식의 말이 돌기도 했다.


남자가 여성향 장르 중 하나인 로맨스 판타지를 출간했다가, 남자라는 게 알려지면 마치 금기를 어긴 것처럼 비난의 덧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는 여성향 장르만 그랬던 건 아니고, 남성향 장르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건 정말 웹소설 업계로 치면 쌍팔년도(?)이야기다. 지금은 아니다. 남자 중에서도 유명한 여성향 작품을 쓴 작가도 있고, 반대로 여자 작가님 중에서도 남성향 소설을 쓰시는 작가님들이 많이 늘어났다. 이젠 성별이 아니라, 그저 독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장르의 조건'을 잘 맞추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여성향 장르 중에서는 다시 크게 로맨스(현대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BL(BOY'SLOVE)로 나뉜다. 여기서 말하는 로맨스는  좁은 의미의 로맨스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사랑 전반을 의미하는 로맨스가 아닌, 웹소설 장르의 로맨스를 부를 때는 현로라고 부르기도 한다.


웹소설에는 다양한 약어와 줄임말이 있다. 길면 귀찮으니까. 어느 업계나 약어나 약칭, 업계 용어는 존재한다. 가끔 정말 별걸 다 줄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 실제로 사용한다. 그리고 조금만 귀동냥을 하다 보면 그렇게 어려운 말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1) 로맨스(현대 로맨스)

장르 약칭 : 로설, 현로


위에서 언급한 대로 웹소설에서의 로맨스는 [현대 로맨스]만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에 동로(가상의 동양풍이 배경인 로맨스 소설)와 사극 로맨스(실제 한국 역사를 배경으로 한 조선, 고려 시대의 로맨스)도 포함이 된다. 또한 네이버 시리즈 같은 경우 중국 소설(주로 동로와 마찬가지로 가상 배경의 로맨스 소설이다.) 도 로맨스 탭에 넣는 편이다.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동로나 사극 로맨스도 로맨스는 맞기 때문에 장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씁쓸하지만 로맨스 탭에서 독자와 작품의 90%가량의 지분은 현로가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로맨스 출판사에서도 동로나 사극 로맨스 같은 건 웬만큼 잘 쓰거나, 기성 작가가 아닌 경우라면 컨텍은커녕 투고도 잘 안 해주는 편이다. 굳이 말하자면 안 해주는 건 아니지만, 적당한 실력으로 현대 로맨스와 사극 로맨스를 썼을 때 어느 쪽이 출간 가능성이 높냐고 한다면 후자보다는 전자이다.


사극 로맨스와 동로는 마이너긴 하지만 독자층과 작가층이 조금은 존재는 한다. 다만, 이 아래에서 설명할 로맨스는 현대 로맨스에 기반한 설명이라는 걸 미리 밝힌다.

현로는 크게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1) 주인공이 반드시 여자일 것 2) 남자 주인공이 존재할 것 3) 여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전개가 될 것 4) 과도한 판타지가 없어야 할 것 을 전제로 하고 있다.


순서가 뒤로 갈수록 중요하진 않지만, 1번과 2번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룰이다.

3번과 4번은 가능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현로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어색한 현로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처음 현로를 썼던 작품이 여주 시점이 아닌, 남주 시점으로 전개가 되는 로맨스였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쓴 소설로, 지금 생각하면 그걸 출판사에서 어떻게 출간해 줬나 싶을 정도였다. 어쨌든 흔히 말하는 기다리면 무료(오리지널/카카오 페이지의 최상위 프로모션), 매열무(네이버 시리즈 최상위 프로모션, 매일 10시 무료의 줄임말)에 들어가고 싶다면 가급적이면 여자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하는 게 좋다. 적어도 네이버에서는 아직까지 남주가 메인으로 전개되는 흐름의 소설이 메인 프로모션을 받은 걸 본 기억은 딱히 없다. 아마 한두 작품 찾으면 있겠지만.


4번에 해당하는 '과도한 판타지가 없어야 할 것'은 계속해서 언급해 왔던 도깨비가 나온다던지, 갑자기 여주가 마법을 쓴다던지, 혹은 마법 세계로 간다던지, 그것도 아니라면 해리포터 같은 독창적인 세계관이 있는 소설들을 의미한다. 최근 장르와 장르의 경계가 상당히 많이 무너지고 있는 편이지만, 현로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느리고 보수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유구한 클리셰인 회빙환(회귀,빙의,환생)조차도 현로에서는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현대 로맨스의 주 독자층이 주로 20대보다는 30-50대 작가님들이 많은 것도 한 몫한다. 이런 독자들은 빠르게 변하는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다. 일단은 '독자들이 싫어한다.'라는 게 이유이긴 한데, 글쎄. 나는 좀 작가 중에서는 도전적인 스타일이라 그런지 회빙환 정도까지는 독자들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다만, 여기서 정말 여주인공이 마법을 쓰거나, 갑자기 SF세계관이 되거나 한다면 이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건 과도한 판타지에 속한다.


과도하지 않은 판타지라는 건, 1회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판타지 설정 만을 의미한다. 어쨌든 현대 로맨스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여기서 말하는 판타지는 장르적 의미가 아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연애 소설이다.


2) 로맨스 판타지 (+현대 로맨스 판타지, 판타지 드라마)

약칭 : 로판, 현로판, 판드


웹소설에서만 존재하는 장르다. 이전에도 설명했지만, 누군가는 이 로맨스 판타지를 보고 기형적인 장르라고 말한다. 로맨스 판타지라는 장르명이 생기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지만, 다소 논란이 될 것 같으니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자면 장르가 만들어진 계기는 조아라라는 플랫폼이며, 해당 장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건 카카오페이지이다. 로판에 대해서는 이전 회차에서도 열심히 설명을 했으니 자잘한 이해는 생략한다.


 * 로맨스 판타지의 장르 성립 조건

1) 주인공이 반드시 여자일 것 2) 중세 혹은 근현대를 하는 가상의 판타지일 것 


일단 이것만 지키면 무슨 짓을 해도 된다. 남자 주인공이 없어도 되고, 막 태어난 아이 때부터 시작해도 되고, 혹은 여자 주인공이 세계 정복을 해도 상관이 없다. 전통적인 로맨스 판타지는 이렇다.

여기에 변주를 준 다른 장르들이 몇 년 사이에 생기기 시작했다. 다만, 동양 로맨스가 로맨스 장르 안에 기생하는 것처럼 해당 장르들 또한 기본적인 큰 틀은 로맨스 판타지 안에 존재한다.


* 현대 판타지 로맨스(현로판) 또는 여주판 (여주 판타지 소설)

1) 주인공이 반드시 여자일 것 2) 현대일 것 3) 판타지에서 레이드물, 헌터물 혹은 성좌물, 탑물등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세계관을 따를 것


기본적으로는 이게 대 전제이다. 3번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텐데, 판타지에는 '레이드물' 혹은 '헌터물' 이라 불리는 하위 장르가 또 있다. 이는 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주로 현대 판타지가 아닌 '판타지'로 구분이 된다. 한때는 이런 판타지가 현판탭에 들어가 있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판타지에서 독자들이 상상하는 '현판'과 레이드물은 다르다.

이 장르를 아는 사람은 한 번에 이해하겠지만, 모른다면 아직은 그냥 그런 장르물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된다. 그런 여자가 주인공이고, 그런 장르 도식을 따르는 걸 웹소설에서는 현로판이라고 한다.

현대 로맨스 판타지라고 해서 또 귀신이 나오고, 남주와 연애를 하는 소설을 생각한다면 그것도 장르 잘못 찾아오신 거다. 어쨌든 이런 현로판을 다른 의미로 여주판(여자가 주인공이 판타지 소설)이라고 부른다. 말이 많긴 했으나 반쯤은 하위 장르로서 정립이 된 분위기이다.


*판타지 드라마(판드)

이건 로판은 아니긴 하지만, 최근 들어 카카오가 신설한 장르 탭이다. 주로 여주판, 현판 중에서 아이돌 물, 배우물, 연예계물(그냥 이런 게 있다고만 알면 된다) 같은 걸 옮겨 놓은 탭인데, 사실 출판사도 작가도 아직까지 기준을 알 순 없다. 독자들 사이에서도 뭘 모아 놓은 탭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걸 봐서는 일단 지켜봐야 할 거 같은 장르다.


3) BL (BOY'S LOVE)

약칭 : 벨


비엘이다. 과거와 다르게 상당히 많이 양지로 올라왔으며, 남자와 남자가 연애를 하는 소설이다. 여자 역을 하는 캐릭터를 수, 남자 역을 하는 캐릭터를 공이라 부른다.  비엘의 장르 성립 조건은 단순하다.


1) 남자X남자 (공과 수) 일 것


말고는 없다. 즉, 남자와 남자가 주인공이라면 현대물을 쓰든, 판타지 세계로 가든, 뭘 하든 상관이 없다. 비엘에서는 비엘이 갖는 셀링 포인트가 있긴 하지만, 일단 위의 다른 장르들처럼 콕 집어서 현대/판타지 세계관이 배경이 되어야 한다라는 조건은 없다. 비엘 하면 19금의 느낌이 많았지만, 최근의 비엘은 15금(혹은 전연령에 가까운) 비엘도 많다. 의외로 억대 연봉 비엘 작가님들도 상당히 많다.


위에서 말 한 대 전제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며, 클리셰가 아니다. 저 안에서 다시 형식적인 '전개'가 되는 게 바로 클리 셰지, 장르의 틀을 벗어 나는 걸 웹소설 작가들은 클리셰라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 공식을 지키면 뭐든 해도 되나요?라고 물어볼 수 있다.


답은 YES이다. 여주와 남주가 있고, 판타지가 없는 현대 배경의 로맨스라고 한다면 여주의 직업이 무엇이든, 남주의 직업이 무엇이든, 작품 내에서 두 사람이 사랑과 전쟁을 찍든 살인이 일어 나든 상관없다. 단 하나의 조건인 '재미만 있으면'이다.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정말 소재와 클리셰, 그리고 필력 등 작가 역량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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