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힘든 거 아니라고 해줘요 제발.
그 누구도 나에게 뚱뚱하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기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나를 절제한다. 그 이유의 팔 할은 아마도 맛있는 술을 자주 마시기 위해서 그리고 살이 찌면 불편해지는 움직임 때문이다. 외관상으로 과하게 뚱뚱하지 않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준의 몸무게가 넘어가면 일상생활을 할 때 조금 불편하다. 몸이 가볍지 않고 무거운 느낌이 들고 일주일에 세 번 하는 요가를 할 때 숨이 턱턱 찬다.
요가를 할 때는 누구나 숨이 차고 땀이 난다. 내 몸에 붙어있는 다리하나를 들고 있는 것도 벅차서 온몸이 바들바들 떨려오고 땀으로 범범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살까지 찌면 일반적인 땀이 난다를 뛰어넘어서 동작이 되지 않고 자세 하나하나가 다 불편하다. 그 시기가 오면 나 스스로가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아 다이어트해야겠다
끝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주말 내내 술을 먹고 늘어진 뱃살과 거대해진 몸을 보고 한숨을 쉬고 평일에 주 3일 요가를 하면서 불편해하고 식단을 하고 유산소 운동을 하다 보면 몸이 아주 조금 가뿐해진다. 나만 알아차릴 만큼의 티끌의 여유가 생기면 나약해진 나는 다시 술과 안주를 찾아 먹는다. 하하하. 글로 쓰고 보니 이렇게 바보 같을 수가 없다. 이렇게 나의 다이어트 결심과 나태함이 반복된다. 왜 같은 일을 반복하냐고? 나도 정말 안 하고 싶다.
먹으면 먹는 대로 정직하게 벌크업이 되는 몸뚱이와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가 산더미가 되면서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살이 찌면 운동을 하고 싶고 그렇다.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나와 손절하지 말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대답해 주기를 바란다.
벌써 이 끝없는 굴레 속에서 산 지 15년이 훌쩍 넘었다. 이렇게 사는 것의 장점이 있다면 그래도 적정선에서 나를 채찍질하기 때문에 이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단점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누군가는 인생 뭐 있냐.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지 왜 그렇게 힘들게 사냐고 묻는다.
그렇다. 힘들지만 나는 해야만 한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의 만족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적어도 일을 하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을 느낀다면 살을 빼는 게 맞다. 하루살이처럼 오늘 하루만 살 것처럼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고 또 그다음 날이면 먹고 싶었지만 참아왔던 음식을 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