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을 치위생사로 일하면서 후회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래서 나처럼 후회하지 말라고 예비 치위생사 혹은 신입 치위생사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첫째. 학사학위는 꼭 취득하세요.
사실 저는 3년제 대학을 나왔습니다. 제가 다닐 때만 해도 치위생학과는 4년제보다 3년제가 대부분이었으며 대우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3년 공부하면 될 것을 굳이 1년 더 배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대학병원이나 기관에 취업을 알아볼 때 항상 학위의 유무가 중요하더군요. 요즘은 그래도 4년제 치위생학과도 많아졌고 인식도 달라져서 학위를 꽤 많이 취득하는 편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혹여나 저처럼 굳이?라는 생각이 드시더라도 학위를 취득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치위생사의 큰 뜻이 없다고 하더라도 학위를 갖고 있는 것이 추후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두 번째. 보험청구사를 2급까지 취득하세요.
치과보험청구사는 3급, 2급, 1급이 있습니다. 보험청구에 정말 뜻이 있지 않으시다면 1급까지는 필요 없고 2급까지 취득해 놓으시면 추후 전자차트를 쓰거나 데스크에 앉았을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제가 보험청구사 2급을 취득한 건 8년 차 즈음이었습니다. 3번째 직장에서 갑자기 실장을 맡게 되었을 때 부랴부랴 준비하고 시험을 봤습니다. 하지만 여유가 있다면 저연차에 미리 따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보험청구는 매년 바뀌고 사용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십상이에요. 하지만 기회는 언제 찾아올지 모릅니다. 게다가 요즘은 전자차트를 사용하는 곳도 많고 연차가 어리다고 데스크에 앉지 못할 시대가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 데스크를 보게 되실지도 몰라요. 자신이 일할수 있는 영역을 일찍이 넓혀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제2의 직업을 미리 생각하셔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치위생사라는 직업이 힘들지만 보람도 느끼고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5장에서 말했듯이 치위생사는 수명이 짧습니다. 나이가 많으면 진료실에서 일하는 게 부담스러워 잘 채용을 안 하는 경우도 많고 연봉, 출산,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오래 일하시는 분을 잘 보지 못했습니다. 30대 후반이 넘어가면 조금 뒤처지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니 오래 사회생활을 하고 싶다 하시면 미리미리 다른 것을 공부하거나 치위생사의 경력을 이용하여 다른 길을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사실 6~7년 차부터 저도 이 생각을 했지만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못한 것 같아 후회가 많이 됩니다.
네 번째. 일반진료와 교정진료 모두 하는 치과로 취업하세요.
의원급 치과는 일반 치과, 교정치과, 소아치과 등이 있어요. 하지만 신입 치위생사라면 일반 + 교정을 모두 하는 치과에서 일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교정진료만 하는 치과에서 몇 년 동안 일하고 다음 치과가 일반진료도 하는 곳이라면 이미 연차가 지나서 일반진료를 배우기가 난감하실 수 있어요. 아무래도 연차가 쌓이면 잘 알려주지도 않고 잘 모르니 가르쳐 달라고 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또한 연차가 많으면 기회도 적기 때문에 신입일 때 많이 배워 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당부는 선배들의 눈에는 신입 치위생사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태도로 이 일을 배우려는 건지 다 보입니다. 이거는 아마 다른 모든 분야에도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배들도 다 그 시절을 겪어 본 사람들이기 때문에 말투, 행동, 표정을 보면 다 짐작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내가 선배들과 잘 지내고 싶고 많은 걸 배우고 싶다면 진심으로 일해주세요. 그냥 지금 위기만 넘기려 하거나 설렁설렁 놀고 싶어 하는 게 보인다면 모든 걸 알려주고 싶어 하는 선배는 없을 거예요. 꼰대 같다고 생각하셔도 이 이야기는 꼭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예비 치위생사분들에게 권해드리는 조언 또는 노하우입니다. 당신의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는 선배가 되겠습니다. 늘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