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치과에 대한 오해는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예비 치위생사들의 오해 또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오해. 예비 치위생사들이 오해할 만한 게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아직 일해보지 않은 치과에 관한 지식만 갖춘 사람들이기에 잘 모르고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예비 치위생사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보통 치위생사들은 덴탈잡이라는 사이트에서 구인구직을 합니다. 그 외에도 많은 치과전용 구인구직 사이트가 있지만 제일 대중적인 사이트인 덴탈잡을 예로 말하겠습니다. 일단 이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채용공고를 보실 때는 정말 꼼꼼히 읽어야 하며 거기에 기재되어 있는 것들이 100% 사실인지는 면접 볼 때 다시 한번 확인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채용공고를 거짓말로 올리냐고요? 아니요. 채용공고를 거짓으로 올리지는 않지만 과장되어있거나 예전에 작성 후 수정하지 않아 현재 상태와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하는 직원이 4명이지만 파트타임만 4명일 뿐 정직원은 0명 일 수도 있습니다. 휴가 제공이란 뜻은 휴가는 있지만 5인 이하의 사업장이라면 사업장의 재량으로 휴가를 정하기 때문에 며칠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고요. 혹은 5인이 넘어도 법으로 정해진 휴가를 모두 제공하지 않는 치과도 많습니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채용공고를 전부 믿지 마시고 면접 보러 갔을 때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시는 게 좋아요. 물론 면접 보는 내내 따지듯이 조건을 확인하면 안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선에서 조심히 물어보시고 나머지 세세한 것은 취업하기로 결정한 후 알아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채용공고 담당자분들은 정확한 정보제공의 책임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배로써 이런 걸 후배들에게 설명해줘야 하는 현실이 참 암담하네요.)
두 번째. 요즘 정부에서 지원하는 청년 내일 채움 공제를 아실 거예요. 청년 내일 채움 공제란 노동시장에 신규 진입한 청년(만 15세~34세 이하 미취업 청년)이 중소기업에서 2년 이상 근속하여 초기 경력을 형성할 수 있도록 청년, 기업, 정부 3자가 공동으로 적립하여 청년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채용공고에 내일 채움 공제를 해준다며 올려놓는 치과가 많아요. 그래요 물론 좋죠. 2년 동안 나는 돈을 조금만 내고 나라에서 지원을 받아 목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으니까요. 치과 입장에서도 들어가는 돈 한 푼 없이 복지도 주고 좋습니다. 하지만 이게 발목을 잡을 수 있어요. 2년이란 시간이 생각보다 깁니다. 그 치과가 정말 같이 일하는 사람도 좋고 나도 다니기 좋다고 생각하면 참 좋은 복지예요. 하지만 만약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지내보니 지옥 같고 너무 힘들다.라는 생각이 들면 이미 2년을 다녀야만 하는 족쇄가 채워진 후라 이걸 좋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 이것 때문에 못 그만두고 혹은 이걸 포기하면서라도 그만두는 신입 치위생사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복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라에서는 도대체 어느 부분을 복지라고 생각해서 하는 사업인지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 채용공고에 며칠의 휴가를 준다는 내용이 있지만 사실 그 휴가는 마음대로 쓰기 어렵습니다. 보통 일반 회사와 달리 치과라는 공간은 진료하는 일정 개수의 의자가 있고 하루에 필요한 치위생사의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징검다리 휴무나 특정 기간에 휴가를 모두가 쓰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직원이 전부 휴가를 동시에 쓰려면 치과 문을 닫아야 하고 2~3명만 겹쳐 쓰는 것도 힘듭니다. 보통 작은 치과는 1명이 휴가를 쓰면 다른 직원은 휴가를 못써요. 각자의 일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하루에 정해진 환자를 직원들이 같이 진료하는 것이므로 여러 명이 빠지만 나머지가 감당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므로 신입 치위생사들은 선배들의 눈치를 보느라 원하는 날짜에 쉰다고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고 징검다리 휴무는 꼭 쉬고 싶다면 대형치과를 가시거나 다른 곳에서 일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많이 생각하는 치과에 대한 오해.
첫 번째. 치간칫솔을 하면 잇몸이 내려간다?
제가 13년을 일하면서 환자분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일단 절대 아닙니다. 치간칫솔의 마찰력으로 잇몸은 절대 내려가지 않아요. 혹 나는 정말 내려간 걸 봤다 하시는 분은 잇몸이 부어있다가 치간칫솔로 치태나 찌꺼기를 제거 후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내려갔다고 생각하시는 게 대부분입니다. 절대 치간칫솔 따위로 잇몸이 내려가지 않습니다. 단지 모든 사람이 노화현상으로 나이가 들면 잇몸은 미세하게 조금씩 내려갑니다. 그러니 잇몸 내려가는 걱정 따윈 접어두고 치아건강을 위해 치간칫솔을 꼭 사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두 번째. 임플란트는 모두 아프고 힘들다?
네.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아프고 힘든 건 절대 아니에요. 시술 중에는 마취를 하기 때문에 아프지 않은 게 정상이고요. 시술 후 마취가 풀리면서 아프고 힘드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과에서 미리 약도 드리고 찜질을 권해드리고 있어요. 저희가 알려드리는 주의사항만 잘 지켜주신다면 10명 중에 1~2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프지 않습니다. 그 1~2명은 임플란트를 여러 개 심는 분이나 뼈이식을 한 분들만 해당이 됩니다. 뼈이식 시술을 할 경우에는 인공 뼈가 내 뼈가 되는 과정이 염증 과정과 유사해서 발열, 통증을 동반합니다. 그러니 임플란트가 무조건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내 치아가 가장 좋지만 내 치아가 없다면 임플란트만큼 치아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시술은 없습니다.
세 번째. 치과는 전부 비싸다?
이 질문은 어느 정도 맞지만 어느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치과에서 하는 기본적인 비보험 치료인 레진부터 임플란트까지 치료하는데 비용이 꽤 쌘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건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그 치료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구, 재료가 다 고가의 제품이에요. 그리고 조그만 치아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말 다양한 기구와 재료, 스킬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비싸다고 생각하시는 게 맞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치료가 특정 치과에서는 특별히 싸다면 이유를 생각해 보셔야 해요. 치과도 이윤을 남겨야 하기에 특별히 싼 곳은 확실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예비 치위생사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치과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혹 이것 외에 궁금한 것이 있으시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제가 아는 얄팍한 지식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대답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