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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Oct 02. 2020

퀀트 투자 : 전략에서 포트폴리오까지


# 전통적 알파-베타 프레임워크 분해하기

전통적으로 투자자들은 시장 '베타(Beta)'와 '알파(Alpha)'라는 개념을 사용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설명해왔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위험 차익거래와, FX 캐리, 주식 밸류 효과 등과 같은 다양한 비전통적 위험 프리미엄의 원천에 대해 인식해감에 따라 전통적인 알파의 일부는 대체 리스크 팩터(Alternative Risk Factor), 즉 대체 베타와 관련한 프리미엄으로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다.


전통적 알파에서 리스크 팩터 프리미엄에 대한 기여도를 제거하고 나면, 진정한 알파는 제거가 불가능한 자산 고유의 수익 그리고 위험 익스포져에 대한 타이밍을 재는 펀드 매니저의 역량으로 한정이 되게 된다. 또한 전통적 개념의 베타에서 알파로 갈수록 예상 사프 비율, 전략의 복잡도와 비용은 증가하며,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자금 수용력은 줄어든다. 예를 들어, S&P 500 지수에 투자하는 것과 같이 전통적 베타를 추종하는 전략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액수의 자금도 집행이 가능한 반면, 알파 전략의 자금 수용력은 한계를 보인다.



# 포트폴리오의 목표 수립

리스크 프리미엄에 기반한 퀀트 투자 전략을 세울 때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해당 전략의 목표를 먼저 수립한다. 주식, 채권, 원자재 등과 같은 전통적 자산군들과 달리 리스크 팩터에 기반한 전략들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수취하거나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다. 모멘텀, 밸류, 캐리 등과 같은 리스크 팩터들이 바로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러한 대체 베타에 대한 익스포져는 전통적 베타 익스포져와 결합되어 증강된 베타 전략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밸류나 사이즈와 같은 리스크 팩터에 비중을 실어 시가총액 가중방식에서 다소 벗어난 지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또한 투자자들은 특정 리스크 팩터에 대한 롱숏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거나 멀티 팩터 포트폴리오를 통해 팩터 위험을 제거함으로써 해당 리스크 팩터에 대한 익스포져를 제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다양한 종류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향유하는 동시에 원치 않는 팩터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게 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알파 전략을 실현하는 셈이다. 리스크 팩터는 또한 전통적 자산군과 결합되어 저렴한 비용으로 포트폴리오 위험을 헤징하는 도구로서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 리스크 팩터 유니버스 구성과 포트폴리오 리스크 모델

전략의 목표가 세워지고 나면 퀀트 투자자들은 적절한 리스크 팩터들의 유니버스(Universe of Risk Factors)를 구성한다. 포트폴리오는 양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상관계수를 낮춰 포트폴리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리스크 팩터들로 채워진다.


멀티 팩터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투자자는 각 팩터들의 비중을 리밸런싱 할 수 있는 리스크 모델(Risk Model)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처럼 팩터들의 비중을 조절하는 리스크 모델을 횡적 리스크 모델(Cross-Sectional Risk Models)이라 부른다. 또한 투자자에게는 팩터 포트폴리오와 무위험 자산의 비중을 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리스크 모델 또한 필요한데, 우리는 이러한 리스크 모델을 종적 리스크 모델(Time-Series Risk Models)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무위험 자산을 포함한 멀티 팩터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에 있어 투자자는 두 가지 종류의 리스크 모델, 즉 횡적 리스크 모델과 종적 리스크 모델이 필요하다.


1) 횡적 리스크 모델

가장 단순한 형태의 가중치 선정 방식은 당연히 고정 비중(Fixed Weights) 알고리즘이다. 고정 비중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면 투자자는 미리 정한 가중치에 맞게 주기적으로 개별 팩터의 익스포져를 리밸런싱하게 된다. 이 방법론은 성과가 부진한 팩터를 매수하고 성과가 좋은 팩터를 매도하는 방식이기에 평균 회귀 방식의 특징을 따르고 있다.


또 다른 단순 가중치 선정 모델에는 역변동성(Inverse Volatility) 혹은 동등한계변동성(Equal Marginal Volatility)이라고 불리는 알고리즘이 있다. 이는 말 그대로 팩터의 변동성과 반비례하여 가중치를 선정하는 방식인데, 팩터의 역사적 변동성이 높으면 낮은 가중치를, 낮으면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일반적으로 변동성과 성과는 역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방법론은 보다 잘나가는 자산에 높은 가중치를 성과가 부진한 자산에 낮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이것은 모멘텀 기반의 투자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역변동성 알고리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방식은 바로 팩터 변동성이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에 얼마만큼 기여를 했는지 파악하여 가중치를 분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역변동성 알고리즘과 비슷하나, 포트폴리오 전체 변동성에 대한 각 팩터의 상관계수 기여도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방식은 바로 시장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리스크 패리티(Risk Parity) 혹은 리스크 동등 기여(Equal Contribution to Risk) 알고리즘이다.


투자자들은 종종 포트폴리오의 위험과 수익률 간의 트레이드오프에 대한 최적화를 수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최적화를 수행하는 수학적 기법이 바로 그 유명한 해리 마코위츠의 평균-분산 최적화(MVO; Mean Variance Optimization)이다. 이 평균-분산 최적화는 미래 자산 수익률, 변동성, 그리고 상관계수에 대한 특정한 가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만약 MVO가 모든 자산 수익률이 동등하다고 가정한다면 그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최소 분산 포트폴리오, 이른바 GMV(Global Minimum Variance)가 되며, 만약 모든 자산들의 샤프 비율이 같다고 가정한다면 그 포트폴리오는 최대 분산화 포트폴리오, 이른바 MDP(Most Diversified Portfolio)가 된다.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시장에 대한 자신만의 뷰를 개입시킬 수도 있는데, 블랙-리터만(Black-Litterman) 모델을 사용한다면 이러한 형태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2) 종적 리스크 모델

횡적 리스크 모델을 통해 각각의 리스크 팩터들 간의 가중치가 결정되고 나면 그다음에 투자자들은 멀티팩터 포트폴리오와 무위험 자산 간의 동적 리밸런싱을 통해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투자자는 최근 일정 기간 동안의 변동성을 바탕으로 자산을 배분하여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일정 수준으로 고정시킬 수 있으며, 우리는 이때의 변동성을 타겟 변동성(Target Volatility)이라 일컫는다.


팩터 포트폴리오와 무위험 자산 간의 비중을 할당하는 방법에는 타겟 변동성 말고도 CPPI(Constant Proportional Portfolio Insurance)라는 기법도 존재한다. 이 방법론은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좋을 때는 익스포져를 늘리고 나쁠 때는 익스포져를 줄여 전체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미리 설정한 하한선을 하회하지 않게끔 보호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 이외에도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옵션을 매수하여 하방 리스크를 보호하기도 하며, 또한 다른 투자자들은 다양한 거시경제적 혹은 기술적 시그널에 기반한 타이밍 모델을 통해 익스포져를 분배하기도 한다.



# 리스크 팩터 기반의 퀀트 투자 프레임워크

위의 그림은 퀀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프로세스를 묘사하고 있다. 이 프로세스는 우선 투자자가 포트폴리오의 목표를 정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며, 이후 리스크 팩터를 디자인하고 선정하는 작업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는 횡적, 종적 리스크 모델에 따라 리스크 팩터에 대한 가중치를 결정하고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관리하게 된다.


리스크 팩터 투자의 핵심은 당연히 리스크 팩터를 디자인하고 선택하는 것에 있다. 이러한 리스크 팩터를 분류하는 방법에는 물론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기서는 현재 주요 메이저 투자은행들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장관행을 따랐고, 이것은 크게 베타, 캐리, 모멘텀, 밸류 그리고 변동성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많은 투자자들은 이러한 리스크 팩터 이외에도 전통적 자산군별, 지역별로 카테고리를 보다 세분화하여 자신의 니즈에 맞는 리스크 팩터를 취사선택할 수 있다. 미국 주식 밸류, 선진국 채권 캐리, 이머징 통화 모멘텀 등과 같은 세분화된 리스크 팩터가 바로 이러한 예시이다.


사실 이상적인 세계에서 이러한 리스크 팩터들은 서로가 직교성(Orthogonality)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각각의 팩터들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아야 하며, 서로 독립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적인 상황일 뿐 현실 세계는 당연히 각각의 리스크 팩터들의 상관계수가 절대적으로 0일 수는 없다. 따라서 퀀트 매니저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최대한 직교성을 지니는 리스크 팩터들을 찾아 유니버스를 구성하고 리스크 모델을 통해 팩터 간 가중치를 분배하여 포트폴리오 전체의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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