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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Oct 07. 2020

리스크 팩터 프레임워크 이해하기


# 트레이딩 전략의 기대 수익률

기본적으로 어떤 트레이딩 전략이건 간에 우리는 그것의 기대 수익률(ER; Expected Return)을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주식, 채권, 원자재 등의 전통적 자산군으로부터의 기대 수익률, 이른바 마켓 베타(Beta)이며, 다른 하나는 이러한 전통적 베타로 설명이 되지 않는 대체 팩터(Alternative Factors)로부터의 수익률이다. 일반적으로 고유 위험에 대한 기대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0으로 수렴하며, 그렇기 때문에 고유 위험은 정의상 전통적 베타와 대체 팩터 모두와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트레이딩 전략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이 기대수익률이라는 것은 t 시점에서의 사전(ex-ante) 수익률 혹은 사전(ex-ante) 프리미엄을 의미한다. 전통적 자산들의 위험 프리미엄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경제 불황, 인플레이션 위험, 경기 사이클, 시장 변동성, 기업 부도 등의 리스크와 관련이 있다.


전통적인 자산으로부터의 기대 수익률, 즉 베타 또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해당 자산으로부터 나오는 예상되는 현금흐름, 즉 인컴 수익(Income Yield)이며, 다른 하나는 해당 자산 가격 자체의 변화(Price Return)에 의한 수익률이다. 나아가 가격 변화로부터의 수익률은 또한 크게 자산 밸류에이션의 변화 혹은 자금의 유출입과 같은 기술적 요인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통적 자산으로부터의 기대 수익률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캐리와 밸류, 그리고 모멘텀

이러한 접근법은 여러 가지 자산군에 내재되어 있는 위험 프리미엄을 설명하기에 매우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프레임워크이다. 또한 이러한 분해 방식은 퀀트 투자를 위한 리스크 팩터를 만드는 기본 토대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어떤 리스크 팩터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팩터를 제외한 다른 시장 리스크를 제거한다는 것에 있으며, 이러한 시장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자산에 대한 롱-숏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즉, 시장에 존재하는 비효율성과 관련된 위험 프리미엄을 수취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산 가중치와 리밸런싱 방법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팩터를 추출해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대체 팩터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으며, 결국 캐리와 밸류, 그리고 모멘텀은 리스크 팩터 프레임워크의 기대수익률을 구성하는 세 가지 주요 요인이 된다.


우선 캐리 전략(Carry Strategies)은 높은 일드의 자산을 사고, 낮은 일드의 자산을 파는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일드란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배당, 이자, 롤오버 수익 등을 전부 포함한다. 대표적인 캐리 전략의 예는 바로 일본 와타나베 부인들이 많이 했었던 환 캐리 트레이드인데, 이 전략은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차입하여 금리가 높은 이머징 국가의 통화를 보유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캐리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통화에 투자를 함으로써 각 통화에 대한 익스포져를 분산시킬 수 있다. 이상적인 상황에 가정하는 학계에서는 항상 UIRP(Uncovered Interest Rate Parity) 이론을 들먹이며 이러한 전략은 먹히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캐리 전략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초과성과를 보여준다.


밸류 전략(Value Strategies)은 말 그대로 밸류에이션 모델, 즉 자산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 평가에 입각하여 저평가된 자산은 사고, 고평가된 자산은 팔아 시장에 존재하는 밸류 팩터를 향유하는 전략이다. 가치 평가에 대한 대표적인 지표인 PBR(Price-to-Book Ratio)를 이용해 낮은 PBR을 가진 주식은 사고, 높은 PBR을 가진 주식은 파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밸류 전략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 또한 효율적인 시장에서는 먹히지 않아야 하는 전략이지만, 효율적 시장 가설의 창시자인 유진 파마 할아버지는 이미 1993년에 그 유명한 파마-프렌치 3 팩터 논문을 통해 밸류 전략이 효과가 있음을 시인했다.


마지막으로 모멘텀 전략(Momentum Strategies)은 기술적 지표에 기반하여 최근 모멘텀이 살아있던 자산은 매수를 하고, 모멘텀이 죽어버린 자산은 매도를 하는 전략이다. 특히 이러한 모멘텀 전략은 시장에 일관적인 자금의 흐름이 지속되거나 자산 수익률의 자기 상관관계가 강화될 때 패턴이 나타난다. 모멘텀이란 현상은 좋은 성과를 보였던 자산에 자금이 계속해서 몰리고 그렇지 않은 자산으로부터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는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에 의해 발생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1990년대의 테크 버블이다. 모멘텀을 유발하는 또 다른 원인은 바로 수요와 공급 사이클의 미스매치인데, 공급 사이클은 보통 수요 트렌드를 보다 늦게 따라가기 때문에 이러한 수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모멘텀이 발생한다.



# 새로운 팩터 스타일로서의 변동성

우리는 지금까지 예상되는 위험 프리미엄에 기반하여 전통적 베타와 캐리, 모멘텀, 그리고 밸류와 같은 리스크 팩터에 대해 정의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어떤 트레이딩 전략의 실제 수익률은 개별 리스크 프리미엄에 내재된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연히 기대 수익률과는 차이를 보인다. 즉, 각각의 리스크 팩터는 변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후(ex-post) 수익률은 사전(ex-ante)의 기대 수익률과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밸류 팩터에 기반한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한 주식이 부도가 난다면, 우리는 우리가 기대했던 밸류의 프리미엄 대신 마이너스 수익률을 경험할 수도 있다. 또한 이와 비슷하게 인플레이션이나 통화의 평가절하, 혹은 FX 트레이드의 급작스러운 청산 거래 등으로 인해 캐리 포트폴리오 또한 사전의 기대 수익률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전략이든 간에 그것의 실제 수익률은 리스크 팩터가 내포하고 있는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결국 이러한 불확실성은 리스크 팩터 세계상에서 변동성 프리미엄(Volatility Premia)이라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변동성 위험 프리미엄은 어떤 자산 가격에 내재되어 있기도 하며, 옵션 혹은 기타 파생상품에 외재적으로 프라이싱되어 나타난다. 내재 변동성은 미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한 시장 참여자들의 변동성 익스포져에 대한 수급을 반영한다. 내재 변동성은 옵션을 통해 간접적으로 거래되기도 하며 또는 변동성 선물이나 분산 스왑 같은 상품을 통해 직접적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변동성에 대한 롱 포지션은 주식, 회사채 같은 위험자산들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동성 포지션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경감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헤지가 공짜는 아니며, 일반적으로 변동성에 대한 롱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변동성 팩터는 보통 이러한 비싼 변동성 프리미엄을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리스크 팩터 유니버스

물론 리스크 팩터를 분류하는 방법에는 단 한 가지 방법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스크 팩터 세상을 이처럼 크게 다섯 가지 팩터로 나누어보는 것은 매우 직관적인 방법인 동시에 보다 엄격한 학계의 연구 결과들과도 그 논리가 합치하기에, 이러한 프레임워크는 매우 좋은 기본 토대가 된다.

리스크 팩터 세계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주요 팩터


이상적인 세계에서 이러한 리스크 팩터들은 양의 위험 프리미엄을 생산하는 동시에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를 만족해야 한다. 즉, 모든 리스크 팩터들이 서로 간의 직교성(Orthogonality)을 유지하는 동시에 리스크 세계의 전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현실 세계에서 이러한 요구 조건은 거의 실현되기가 불가능하다. 즉, 리스크 팩터들 간의 상관관계가 완벽히 0이 될 일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의 상관관계는 충분히 낮아질 수 있으며, 우리는 이것을 거의 0에 가깝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 리스크 팩터에서 퀀트 포트폴리오로

이미 많은 팩터들이 밝혀졌고 또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이제 팩터 자체만으로 알파를 창출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나버린 것이다. 결국 앞으로의 퀀트 투자 실력은 결국 누가 더 좋은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가 아닌, 누가 더 여러 전략들을 잘 합성하여 안정적인 수익률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해외 IB들이 왜 아무런 조건도 없이 팩터를 만드는 공식과 구성 방법, 그리고 백테스팅 결과를 공유할까? 그 이유는 팩터 하나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그들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팩터를 공개하고 또 그것을 상품화하여 판매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팩터 자체가 아닌 그 팩터들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이다. 리스크 팩터 프레임워크를 선제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부터 팩터 기반의 퀀트 투자 방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팩터를 사용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달성해야 하는가이며, 결국 이것은 멀티팩터 포트폴리오(Multi-Factor Portfolio)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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