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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서재로 하는 금융디톡스

by 퀀트대디

# 1년 동안 사용해 본 밀리의서재

올해 초부터 밀리의서재라는 도서 구독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 달에 만 원도 안 되는 돈을 내고 무제한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니! 태블릿도 새로 생겼겠다, 바로 서비스를 구독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결과, 밀리의서재로만 총 42권의 책을 읽었다. 구매해서 읽은 종이책들까지 포함하면 올해 읽은 책들만 60권이 넘어간다. 한 달 평균 4,5권 정도의 책을 읽은 셈이다. 이 정도면 밀리의서재로 거의 뽕을 뽑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 있을뿐더러 책을 무한대로 볼 수 있고, 또 밑줄 친 글귀들을 자동으로 인용문에 저장을 해준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태블릿을 사용하여 스와이핑을 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다 보니 책 읽는 속도도 예전보다 훨씬 빨라졌다. 내년에도 출퇴근 시간에는 항상 밀리의서재와 함께할 예정이다.


학문과 글쓰기를 위해 송나라의 시인이자 학자였던 구양수는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을 강조했는데, 밀리의서재가 우선 다독은 충족을 해주는 셈이다.



# 금융디톡스와 주화입마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읽었던 책들은 기본적으로 금융을 제외한 다른 여러 분야의 책들이다. 인문 고전, 심리, 역사, 사회, 문화, 종교, 예술, 수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계속해서 종횡무진 넘나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잡식성 독서를 하는 이유는 사실 금융디톡스를 하기 위해서이다.


금융디톡스, 이것은 뇌 속을 점유하고 있는 금융이라는 주제의 농도를 낮추고 이를 다른 분야의 것들로 채우고자 하는 것이다. 금융디톡스가 필요한 이유는 금융공학, 알고리즘 트레이딩, 이런 것들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자칫 빠질 수 있는 주화입마(走火入魔)를 경계하고자 함이다. 어떤 분야에나 전문성은 필요하다. 하지만 사고의 방향이 너무 한쪽으로 쏠려버리게 되면 편향과 편견이라는 것이 생기게 마련이고, 이러한 편향과 편견은 사고의 개방성을 막아버린다. 더 넓게 그리고 더 멀리 볼 수 있는 시야가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는 셈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사고의 편향은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



# 독서, 격자틀을 채워 넣는 작업

이 시대의 투자 구루들 중 한 명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는 투자를 위한 도구로써 격자틀 정신 모형(Latticework of Mental Models)이라는 것을 제시한 바 있다.

102.jpg 찰리 멍거

격자틀 정신 모형이란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여러 지식들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통찰력을 기르는 방법을 의미한다. 찰리 멍거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체계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조합하고 나아가 이를 현명한 투자를 위한 도구로써 사용했다. 로버트 해그스트롬의 책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은 이러한 격자틀 정신 모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현명한 투자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학문들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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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든 학문들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는 것 또한 정말로 의미 없는 일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를 생각해 보자. 모든 학문들의 원류는 사실 한 가지, 즉 철학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모든 학문은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으며 본디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찰리 멍거는 이처럼 원래 하나였던 여러 가지 학문들을 격자틀 모형을 사용해 현대 사회에서 다시금 복원시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디톡스를 위한 독서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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