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의 채용 트렌드를 알려주는 책
밀리의 서재를 사용하다 보니 장르 불문하고 종횡무진 별의별 책을 읽어제끼고 있다.
커리어코치인 윤영돈 작가의 이번 책 「채용 트렌드 2021」도 이 중 하나다.
이 책은 결국 앞으로의 채용 트렌드가 과거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라는 걸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트렌드는 이전부터 점점 발현되어왔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이에 부스터를 달아준 격일뿐.
# 채용 트렌드의 변화는 결국 사고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새내기 취업 준비생이라면 무조건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를 인지하지만 말고 받아들여 체화시켜야 한다. 결국 트렌드라는 것은 단기적인 유행이 아니라 적어도 5년에서 10년 정도 지속되는 어떤 사회적 흐름이기에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것은 남들보다 5년에서 10년 뒤처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읽었다면 이후에는 과거 베이비붐 세대로부터 아무런 여과 없이 답습된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워라밸이 어떤가요?', '해당 직무의 TO는 얼마나 있나요?', '무슨 스펙을 쌓아야 할까요?', '다들 CPA나 로스쿨 준비하던데, 저도 해야 할까요?'와 같은 구시대적 발상은 당장 오늘부터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대신 내가 어떤 커리어 목표가 있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열정이 샘솟는지를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그럼 알아낼 때까지 노오력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입시제도는 자기 꿈이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볼 수 있는 기회조차 빼앗아 버렸던 시스템이었다. 지난 과거가 아깝고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
이런 말을 하면 되게 꼰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트렌드에 뒤처진 꼰대이다. 왜 그럴까? 일과 커리어의 개념이 바뀌고, 채용 문화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 변화하는 채용 트렌드에서 살아남기 위한 잔소리 콤보 시전
자, 그러면 왜 이렇게 생각해야 하는지 격변하는 채용 트렌드를 한 번 살펴보자. 채용 트렌드의 변화를 살펴보면 왜 사고방식을 바꿔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신만의 커리어 목표를 설계하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채용 트렌드의 변화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첫 번째는 바로 '공채의 종말'이다. 즉, 이제 회사들은 더 이상 공채라는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공채 시스템은 심정지를 향해가고 있다. 이제는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사람을 뽑는 수시채용, 상시 채용의 시대이다.
경제가 계속해서 확장하고 성장했던, 소품종 대량 생산이 중요했던 과거에는 사람들을 많이 뽑아서 노동력을 갈아 넣어 경제성장을 하는 것이 가능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수축 사회이자, 아이디어 사회이다. 100명의 노동력보다 1,2명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전략으로 먹고사는 세상인 것이다. 공채가 없어지는 것은 당연한 사회 변화의 결과이다.
이제는 TO가 얼마냐고 묻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 TO는 딱 두 자리로 구분이 가능하다.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 그리고 그렇지 않은 자리. 아무리 TO가 많아도 내가 그 직무에 관심이 없으면 그 직무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을 절대 이기지 못한다. 면접관은 이를 기가 막히게 눈치챈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커리어에 올인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확률을 높이는 비법이다. 문어발식 지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50군데, 100군데 서류 광탈은 왜 발생할까? 내가 정말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열심히 준비해온 직무와 관련된 포지션에 100군데를 지원했지만 서류 광탈이라면, 그것은 정말 기업들이 잘못이다. 열정과 잠재성이 있는 인재를 못 알아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혀 일관성 없는 직무들에 문어발식으로 지원을 했다면 잘못은 온전히 지원자의 몫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해당 직무에 아무런 열정도 애정도 없는 사람을 뽑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직무에 애정도 없는데 회사에 들어와서 매출을 일으킬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아무리 회사가 돈이 없어도 회사에 도움이 되고 잠재성이 보인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인재를 데려오려고 한다. 자기가 진짜로 원하는 커리어를 준비하자.
또한 이제는 비대면 채용의 시대이다. 이제 채용을 언택트로 하며 심지어는 언택트로 업무를 하는 회사들도 생겨났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제는 간판보다는 실력이 중요한 사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발 커리어 목표와 관련 없는 무의미한 스펙 쌓기에 목매지 말자. 학벌, 자격증, 스펙보다는 자기 실력이 더 중요하다.
바야흐로 스펙이 아닌 포트폴리오의 시대이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과 프로젝트들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정리해보자. 인스타그램 할 때가 아니다. 물론 인스타그램으로 돈을 버는 인플루언서라면 인정한다. 그게 아니라면 인스타그램보다는 블로그에 자신이 공부했던 것들, 노력해왔던 것들을 결과물로 정리해보자. 채용도 랜선으로 뽑는 시대이다. 블로그는 자신이 어떤 준비를 해왔고 어디에 열정이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워라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워라밸을 운운하는 것은 정말로 꼰대 같은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점점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디지털노마드, 멀티커리어리즘이 만연해지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이제 내 삶과 일의 경계가 허물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커리어가 삶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아닌 세상이 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워라밸이 아닌 워라하(Work-Life Harmony)의 시대다. 워라밸 같은 전근대적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일과 삶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과 사생활은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며, 일과 사생활은 보다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관계여야 한다.
# 삶의 본질에 집중하자
2020년대의 초반부이다. 2010년대에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전 세계가 정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했다. 2020년대는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또 다른 변화가 보다 빠르게 발생할 것임을 많은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채용 트렌드 또한 기존의 것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최근 자신이 명문대를 나왔지만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유튜버들로 인해 삶에 현타가 왔다는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글이 화제였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인기 있는 유튜버들과 인플루언서들은 변화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해 그 흐름에 올라탄 똑똑한 사람들이다. 컨텐츠의 시대에는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실력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컨텐츠 시장도 결국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어 인기 있는 소수가 부를 싹쓸이해가고 나머지 80%는 생존마저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한다. 즉, 여기서도 실력이 생존 능력이 되는 곳인 것이다.
컨텐츠의 시대 그리고 변화하는 채용 트렌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이제는 직업이 하나일 필요도 없다. 아니, 오히려 하나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직업, 산업, 커리어의 경계가 끊임없이 무너져 가고 있으며, 놀이나 취미가 직업이 되기도 한다.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기 위해 매일 꾸역꾸역 출퇴근하는 삶은 얼마나 지옥 같은 삶인가? 취업한파라고 해도 왜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합격한 공무원을 때려치고, 어렵게 들어간 대기업을 때려칠까? 그 이유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재미가 없고 흥미가 없는 것이다. 취업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커리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2020년대의 채용 트렌드는 이런 점에서 오히려 삶의 목적에 집중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