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금융공학 커리어패스(Career Path)

by 퀀트대디

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

우선,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금융공학은 금융(Finance)과 공학(Engineering)의 합성어로, 금융 및 경제현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들을 수학 및 통계 이론의 접목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첨단 학문"이란다. 또한, "금융공학은 과거 ‘금융경제학’과 ‘수학’의 융합학문으로 탄생하여 발전해왔으며, 이 금융공학이라는 것은 오늘날 금융기관과 금융전문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하는 첨단 핵심기술이 되었다"고 한다.


와우, 뭔가 어려운 걸 배우는 건 알겠는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걸 배워서 대체 어디에 써먹을까이다.

도대체 금융공학이 왜 필요한 것일까? WHY?


이번 포스팅에서는 바로 이 'WHY?'에 초점을 맞추어 금융공학이 필요한 금융권 커리어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금융권 내에서 대체 어떤 포지션에 금융공학이 왜 필요한지를 알아보려 한다.



0.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가 금융공학 커리어패스를 탐색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금융시장의 두 가지 큰 주체인 바이사이드와 셀사이드를 구분하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바이사이드와 셀사이드라는 용어는 금융권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용어지만, 이 용어는 금융권 내에서 매우 자주 쓰이고 회자된다.


간단히 말해 바이사이드(Buy-side)는 자신들의 자금으로 어떤 자산들을 취득해 투자수익을 노리는 주체들을 의미한다. 아주 대표적인 예로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이 있고, 이들의 목적은 주식, 채권, 외환, 부동산 등등의 금융자산을 매입하여 일정 기간 동안 보유한 뒤 청산하여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을 가진 주체들이다.


이에 반해 셀사이드는 일종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들로, 이들의 고객은 주로 앞서 언급했던 바이사이드이며 바이사이드 고객들을 위해 자산의 취득, 구입, 매각 등을 중개하거나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들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증권사가 대표적인 셀사이드라고 할 수 있다. 셀사이드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주체답게 서비스를 판매한 것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나 마진 등을 수익의 원천으로 삼는다.


자,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금융공학과 관련된 커리어에는 무엇이 있는지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1. 바이사이드 트레이더 및 포트폴리오 매니저 (Buy-side Trader / Portfolio Manager)

통상적으로 바이사이드라 하면 그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 자산운용사부터 보험사, 연기금, 헤지펀드, 그리고 국부펀드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와 크기가 실로 다양한데, 공통적으로 바이사이드 금융기관의 목적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금으로 투자(Investment)를 하여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이다.


바이사이드 회사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는 조직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3단계의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장 밑에는 우리가 흔히 애널리스트라고 부르는 리서치 전문가들이 있다. 이들의 임무는 트레이더, 나아가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의사결정을 할 때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새로운 전략을 짜는데 필요한 기법들을 고안하는 것이다. 애널리스트의 위에는 트레이더들이 있으며 트레이더들의 위에 의사결정의 총책임자인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있다.


바이사이드에서 금융공학이 필요한 이유는 금융공학을 통해 새로운 알파 전략(Alpha Strategy)을 만들어내고 이를 사용하여 금융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해내기 위해서이다.



2. 셀사이드 트레이더 및 퀀트 (Sell-side Trader / Quant)

셀사이드는 바이사이드와는 다르게 어떤 자산에 투자를 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집단이 아니다. 셀사이드는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기본적으로 금융서비스를 판매한 대가를 수익으로 인식해 비즈니스를 영위해나간다. 셀사이드 트레이더는 크게 1) 프랍 트레이딩, 2) 마켓 메이킹, 그리고 3) 구조화상품 마진으로 돈을 번다. 물론 프랍 트레이딩 부서는 바이사이드와 마찬가지로 어떤 자산에 투자 혹은 트레이딩을 하여 가격의 차익으로 돈을 번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바이사이드와 비슷한 면이 있으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프랍 트레이딩 데스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드-프랭크 법과 볼커룰에 의해 그 규모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아, 좋았던 옛 시절이여!


마켓 메이킹은 기본적으로 시장 내에서의 비드-애스크 스프레드(Bid-Ask Spread)를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예전에는 주식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시장에서 인간 트레이더들이 시장 조성을 했으나, 이제는 전자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인간 트레이더들이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더군다나 고빈도 매매(HFT; High-Frequency Trading)라 불리는 초단타 금융공학 기법의 발달로 인해 거래소를 사용하는 금융시장 내에서는 알고리즘이 마켓메이킹을 수행하고 있다.


구조화상품 트레이딩 부서는 전통적 금융공학이 아직까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통적 금융공학이란 확률미적분, 유한차분법, 델타헷징, 그릭스 분석 등을 배우는 역사가 깊은 셀사이드 금융공학을 일컫는다. 구조화 트레이딩은 기본적으로 ELS, DLS 같은 구조화상품을 판매하고 마진을 지켜나가는 헤지 트레이딩(Hedge Trading)을 말한다.


셀사이드 트레이딩에서 금융공학이 필요한 이유는 앞서 말한 마켓 메이킹과 구조화 비즈니스를 좀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함이다.



3. 디벨로퍼 퀀트 (Developer Quant)

디벨로퍼 퀀트는 다양한 종류의 퀀트들 중에서도 좀 더 컴퓨터공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아 트레이더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제시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곧바로 코딩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퀀트를 말한다. 디벨로퍼 퀀트는 바이사이드와 셀사이드 모두 필요하나 각 진영에서 디벨로퍼 퀀트의 존재 목적은 사뭇 다르다.


우선, 바이사이드에서 디벨로퍼 퀀트는 보통 트레이더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관계에 있다. 그들은 트레이더나 매니저들이 제시하는 투자 아이디어들을 빠르게 코드화하여 테스트하고 실제 프로덕션 레벨까지 가기 위한 시스템 개발 플랫폼 구축과 자동화 업무를 수행한다.


이에 반해 셀사이드 내의 디벨로퍼 퀀트는 투자 전략의 구현보다는 매매 체결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다양한 자산들을 거래하면서 수반되는 슬리피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이러한 셀사이드 매매 알고리즘 개발은 주식시장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나, 최근에는 그 저변을 넓혀 전산화가 가능한 다양한 시장들(FX, 선물, 옵션 등)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디벨로퍼 퀀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이다. 전통적인 금융 데이터들(가격, 거래량 등)은 기본적으로 숫자이기 때문에 SQL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잘 정리가 되어있으나, 최근에는 트위터를 비롯한 SNS 정보,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이미지 파일, 각종 언론 매체 내의 기사들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들을 처리하는 단계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4. 퀀트 리서치 애널리스트 (Quant Research Analyst)

최근에는 리서치 영역까지 금융공학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리서치 애널리스트 또한 바이사이드와 셀사이드 모두 해당되는 포지션이다. 기본적으로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투자전략을 개발하거나 현재의 시장 상황을 분석하여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측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바이사이드 내부의 리서치 파트에서는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트레이더들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셀사이드의 리서치는 바이사이드에게 트레이딩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퀀트 리서치는 금융공학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롱숏 포트폴리오 구성, 매크로 계량분석 등을 수행한다.



5. 리스크 퀀트 (Risk Quant)

앞서 말한 포지션들이 모두 돈을 어떻게 벌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번에 소개할 리스크 매니저는 위험의 최소화에 금융공학을 활용하는 포지션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및 증권사들은 리스크 측정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프론트 부서에서 위험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좀 더 계량적이고 체계적인 위험관리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리스크 퀀트들은 위험의 본질인 자산의 변동성과 자산 간의 상관관계 분석 및 예측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각종 시나리오 테스트를 통해 다가올 시장 위험을 최대한 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21 채용 트렌드, 본질에 집중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