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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아니, 워파라!

저물어가는 워라밸의 시대를 준비하는 마음가짐

by 퀀트대디


# 남자들의 로망, DudePerfect

유튜브에는 DudePerfect라는 채널이 있다. 무려 약 5천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이 채널은 스포츠를 일명 트릭샷, 즉 묘기로 만들어 영상을 올리고 있다. 2009년 당시 어떤 영상을 찍다가 얼떨결에 트릭샷이 운 좋게 들어가게 되면서 이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이러한 콘텐츠로 승부를 보고 있는데, 구독자들은 트릭샷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쾌감을 느낀다. 이러한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대부분의 영상들의 조회 수가 못해도 몇백만 뷰에서 몇천만 뷰를 찍으며, 주요 트릭샷 영상들은 1,2억 뷰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



# 워라밸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그런데 DudePerfect 채널을 만든 이 형님들을 자세히 관찰해보자. 분명히 그들에게는 이것이 그들의 일이며 돈벌이의 수단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자신들의 업을 매우 재미있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일을 많이 한다고 불만을 가지거나 불평을 하는 법이 없다. 빨리 퇴근을 하고 싶어 안달 나 있지도 않다. 모두가 이 일을 즐기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키울 수 있을까,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까 서로 고민하고 논의한다. 즉, 그들의 머릿속에는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이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마윈,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조스, 일론 머스크 등과 같이 거대한 부를 이루어낸 위대한 인물들을 떠올려보자. 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과연 워라밸이라는 생각을 할까? 언뜻 생각해보아도 그렇지 않을 확률이 매우 클 것임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왜 그럴까? 왜 그들은 워라밸을 따지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그들에게 있어서 일이라는 것이 삶을 구성하는 일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있어 일과 삶은 서로 절대 분리될 수가 없는 것이다. 일은 삶 속에 존재하면서 때로는 돈벌이의 수단, 때로는 놀이의 수단, 때로는 자아실현의 수단이 된다. 일은 삶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닌 삶 속의 구성요소가 되어 그 속에서 온전히 숨 쉬며 성장해간다.

워라밸을 따지는 것은 어찌 보면 베이비붐 세대가 살아왔던 전근대적 산업화 시대의 마인드를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것과 같다. 베이비붐 세대에게 있어서 일과 삶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일이라는 것은 내 소유가 아닌 남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을 내 일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기적의 논리는 솔직히 말해 얼토당토않은 궤변에 지나지 않기에, 산업화 시대에 워라밸은 맞는 말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베이비붐 세대가 산업의 역군으로 살아왔던 지난 과거는 고성장 고금리의 시대였기에 열심히 남의 일을 대신해 주고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면 빈민층은 중산층으로, 중산층은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마련되어 있던 시기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대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이제 일과 삶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프레임워크가 더 이상은 먹히지 않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워파라의 시대가 온다

지금은 저성장, 저금리의 시대이다. 앞으로 수십 년간을 자신의 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우리 세대에게는 이러한 사실이 매우 암울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가능성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제는 콘텐츠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워라밸의 논리는 먹히지 않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워파라(Work is a Part of Your Life)의 시대이다.


미래에는 이제 남의 일을 대신해 주는 직업이 대부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남의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은 인간보다 인공지능이 훨씬 더 빠르게 그리고 훨씬 더 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변화는 특이점을 넘어서는 어느 순간 부지불식간에 급격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직접 자신의 일을 스스로 찾거나 만들어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창업과 창직, 1인 사업가, 그리고 1인 크리에이터가 어느 순간부터는 세상의 표준인 시대가 결국은 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워파라의 시대에서 우리는 일 혹은 커리어라는 것을 도대체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어라

일과 커리어에 있어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나아가 자아실현의 기쁨을 맛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즉,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은 콘텐츠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봉준호 감독이 우리에게 전하는 뼈 있는 메시지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나만의 커리어를 나만의 열정으로 가득 채워낼 수 있는 무한동력이 된다.


인생이라는 드라마가 희극이었는가 비극이었는가를 판단하는 것은 결국 남이 아닌 나의 몫이다. 또한 그것을 전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순간은 현재가 아니다. 그 순간은 삶과 죽음의 경계, 즉 관뚜껑이 닫히려 하는 내 삶의 그 마지막 순간이다. 오직 그 찰나의 순간에 이르러서야 나의 인생이 정말 재미있었는지 혹은 의미 깊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내 인생이 정말로 재미있었는지 그리고 보람찼는지를 느껴보고 세상을 뜨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에 의미를 느끼는지 매일매일 생각해보고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결국 나의 하루하루가 켜켜이 쌓이고 모여 내 인생 전체라는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과거, 현재, 미래는 각각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인생의 순간순간들은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시계열적 실타래를 만들어낸다.



# 어차피 인생은 절대평가다

어차피 인생은 절대평가다. 그렇기에 상대평가를 배격하고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 결국 내 삶은 내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자신의 일과 커리어에 대해서 만큼은 ‘누가 뭐라 지껄이든 나는 내 신념대로 한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저런 마인드를 사회생활 혹은 인간관계에 적용하라는 말이 아니다. 내 커리어, 내 가치관, 내 삶의 태도와 관련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저런 마인드를 장착하라는 말이다.


자기 삶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해보아야 한다. 내 삶을 다른 누군가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남들의 의지가 아닌 나의 의지, 남들의 선택이 아닌 나의 선택, 남들의 목표가 아닌 나의 목표, 그리고 남들의 흥미가 아닌 나의 흥미에 기반하여 인생과 커리어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결국 내 삶을 살아내게 만드는 주체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기 자신이다.

워라밸을 배격하라. 그리고 진취 정신을 가지고 용기 있게 워파라를 받아들여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결국 세상 모든 것은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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