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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Feb 21. 2021

포트폴리오 최적화 기법에 대하여

종적 리스크 모델의 시작

# 팩터 포트폴리오 프로세스 Review

팩터 포트폴리오 프로세스는 포트폴리오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팩터 유니버스를 구성한 뒤, 선택한 팩터들의 가중치를 어떻게 결정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련의 체계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팩터 유니버스가 구성되었다면, 결국 멀티팩터 포트폴리오의 최종 관문은 이러한 팩터들을 어떻게 포트폴리오로 만들것인가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까지 다루었던 횡적 리스크 모델(Cross-Sectional Risk Models)이다.


횡적 리스크 모델은 팩터의 성과, 변동성, 상관계수의 구조가 계속해서 변화함에 따라 주기적으로 재조정된다. 바로 횡적 리스크 모델의 리밸런싱이다. 이 리스크 모델은 팩터들 간의 가중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다루며, 이것은 효율적 경계선 내에서 어떤 포트폴리오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투자자의 목적에 적합한가를 보여준다.


# 종적 리스크 모델

하지만 횡적 리스크 모델이 끝났다고 해서, 팩터 포트폴리오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횡적 리스크 모델을 통해 팩터 모델의 가중치가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우리가 결국 운용하고자 하는 것은 무위험자산(Risk-Free Asset)이 포함된 전체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이다. 결국 팩터 포트폴리오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는 이러한 전체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며, 따라서 이것은 횡적 리스크 모델로 구성된 팩터 모델과 무위험자산 간의 비중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바로 종적 리스크 모델(Time-Series Risk Models)이 등장할 타이밍이다.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매 순간마다 무위험자산의 비중을 결정하는 문제는 투자자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 위험을 관리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변동성 타겟팅(Volatility Targeting)인데, 이 방법론은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어떤 특정 상수(예를 들어, 연간 5%)에 고정시켜 리스크를 관리한다. 변동성 타겟팅은 항상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목표치에 고정시키기 위해 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는 무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이고, 반대로 변동성이 작은 장세에서는 무위험자산의 비중을 낮춘다. 변동성 타겟팅 기법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매우 좋은 성과를 보여주었고, 이후 인기 있는 투자 스타일로 자리매김하였다.


종적 리스크 모델은 또한 포트폴리오의 상방 익스포져는 노출하되 하방은 특정 수준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CPPI(Constant Proportion Portfolio Insurance) 전략이다. 이 CPPI 전략에서의 가장 주요한 패러미터는 포트폴리오의 하단 레벨이다. 만약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이 하단 레벨보다 높다면, 투자자는 팩터 포트폴리오의 가중치를 높여 익스포져를 증가시키지만, 반대로 포트폴리오 가치가 이 레벨에 도달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무위험자산의 비중은 100%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CPPI 전략은 마치 손절(Stop-Loss) 전략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변동성 타겟팅과 CPPI 전략은 포트폴리오의 하방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매우 뛰어난 도구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법들에도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다. 하나는 테일 리스크의 발생이다. 두 가지 기법들 모두 자산의 변동성이 증가하고 성과가 악화되는 시기에는 디레버리징을 실행하게 되지만, 만약 작년 코로나 사태와 같이 테일 리스크의 발현으로 하루 이틀 만에 시장이 빠르게 망가지는 경우에는 이러한 전략들이 시장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채 무용지물이 돼버린다. 이러한 갭 리스크는 오버나잇 포지션으로 인한 갭 하락 때문에 손절 전략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경우에 비견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자산 가격이 오르면 사고 빠지면 팔게 되는 이 전략들이 전형적인 '숏감마(Short Gamma)' 포지션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숏감마 포지션은 추세장에서는 잘 작동을 하지만, 반대로 비추세장에서는 부진한 성과를 보인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타겟팅과 CPPI의 테일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옵션 기반의 위험 관리(Option-based Risk Management)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나 자산 가치의 하락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기 위해 풋옵션을 매수한다. 풋옵션 매수는 앞서 말한 CPPI 전략과 같은 기능을 한다. 풋옵션을 매수한 투자자는 가격 방향성에 대한 헤지뿐만 아니라 롱감마로 인한 변동성 상승의 포지션도 가져가게 된다. 하지만 옵션 매수는 비용을 수반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투자자는 옵션을 매수한 대가로 프리미엄을 지급하게 되며, 옵션의 효과는 만기가 다가올수록 서서히 사라진다. 옵션 전략은 위험자산과 무위험자산 간의 비중 배분을 위해 설계되기도 하며, 어떠한 종류의 위험-보상 프로파일도 복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종적 리스크 모델이 변동성 타겟팅을 하거나 원금 보호를 위한 단순한 규칙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마켓 타이밍 시그널(Market Timing Signals)에 기반하여 리스크 비중을 결정한다. 결국 이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트레이딩 전략의 포지션 사이징을 결정하는 문제와도 같다. 어떤 상황에 얼마나 베팅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마켓 타이밍 모델은 일반적으로 OECD 선행 지표, 변동성 기간구조 등과 같은 매크로 데이터에 기반해서 디자인되며, 종종 멀티 팩터 시그널으로써 정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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