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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Apr 24. 2021

역사의 K자 회복 X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역사는 언제나 K자 회복을 해왔다

코로나 사태 이후 소위 'K자 회복'에 의한 불평등 심화가 화두다. K자 회복이란 어떤 이벤트에 의해 경제가 크게 한 번 쇼크를 받은 후 모든 섹터에서 회복이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잘 적응한 분야만 성장을 계속해나가고 그렇지 못한 분야는 도태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러한 K자 회복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새롭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사실 K자 회복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굵직굵직한 이벤트나 혁명, 그리고 혁신들이 발생할 때마다 관찰되어왔던 꽤 오래되었고 자연스러운 사회적 현상이다. 산업혁명, 정보화혁명, 두 차례의 세계대전, 글로벌화,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새로운 국면으로 역사가 진입할 때마다 이에 적응한 집단은 새로운 도약을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반면, 이에 뒤처졌던 사람들은 도태되었다. 누군가는 이를 역전의 기회로 삼았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타성에 젖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역사를 반추해보면 K자 회복은 절대 요즘 들어 새로 생긴 현상이 아니며, 인류의 발전 방향 속에서 끊임없이 작용했던 사회발전론적 법칙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 진짜 위기는 코로나 이후에 다가올 새로운 세상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또 다른 K자 회복이 무조건 발생할 텐데, 아니 이미 발생하고 있는데,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새로운 세상에서 생존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생존이라는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생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생존의 반대는 소멸, 즉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절대 안일하게 접근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다. 나 그리고 내 가족의 생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작년 「언컨택트」라는 베스트셀러로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김용섭 트렌드 분석가의 신간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는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생존을 위한 명쾌하면서도 뼈 때리는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생존 방법은 단 한 가지이다. 바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돼라'라는 것이다. 그런데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대체 무엇일까?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되라는 말은 아마 대학 입시 이후 공부와는 담쌓은 한국인들에게는 정말 듣기 싫은 소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입시 공부 같은 쓸모없는 공부가 아니라 실제 내가 필요한 가치 있는 공부를 의미한다. 어떻게 보면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소리와도 같다. 그런데 이는 다시 말하면 기존의 교육체계가 쓸모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기존 대학의 무쓸모, 곧 우리가 알던 대학은 전부 사라진다

저명한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13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2030년 세계 대학의 절반이 사라진다.
4년 동안 발이 묶여 공부하는 지금의 대학 모델은 사라질 것이다.
- 토머스 프레이


이미 세계 곳곳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저출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대학에 갈 학생들이 적어져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기존 대학 모델이 너무 고리타분해졌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업과 학생들이 점점 느끼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MOOC나 마이크로 칼리지(Micro-College), 나노디그리(Nano-degree) 같은 온라인 교육과정이 기존의 대학들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기업들 또한 빠르게 배워서 빠르게 현업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이러한 온라인 과정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여 내부 직원들을 재교육시키고 있으며, 그들이 직접 이러한 과정들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일을 하다 필요한 지식이 있으면 구글링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보다 깊이 있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코세라(Coursera)나 유다시티(Udacity) 같은 업체에서 적합한 강의를 수강하여 듣고 있다. 대학의 교육과정이 과연 퀀트가 필요한 실무 역량을 가르칠 수 있을까? 현재 내가 실무에서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지식들은 실무에 와서 새롭게 배워나간 것들이다. 사실 대학 4년 동안 비싼 등록금 주고 구매하고자 했던 것은 결국 A4 한 장 짜리 졸업증서에 불과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좋은 대학을 가서 졸업증을 따고자 했던 이유는 바로 좋은 직장에 취업이 잘 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목표 하나 때문에 아무리 등록금이 비싸도 아무리 교수의 강의 퀄리티가 좋지 않아도 꾹 참고 4년이라는 긴 시간을 존버했던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러한 기존의 성공 방정식이 점점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좋은 온라인 과정을 통해 교육받고 이를 써먹을 수 있다면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해서 나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학벌과 학력을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다. 기업의 수익성에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대학에 진학할 이유가 하등 없어진 것을 뜻한다. 또한 코로나 사태를 맞아 비로소 교수들의 강의 실력이 형편없음이 만천하에 공개되었고, 이에 따라 등록금 환불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 거의 모든 직업이 자동화되는 세상

또 다른 미래학자 마틴 포드는 그의 저서 「로봇의 부상」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합리적인 기업가라면 인력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올 경우,
거의 예외 없이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 마틴 포드


즉, 이는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에서는 필연적으로 자동화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 인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방직기가 바느질을 대체했듯이, 자동차가 인력거를 대체했듯이 말이다. 러다이트 운동도 한때의 소요에 불과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자동화 로봇은 아무런 저항도 불만도 하지 않고, 전기 플러그만 꽂아주면 내가 원하는 만큼 24시간 일을 한다. 매우 착한 노동자인 것이다. 반면 인간이란 족속들은 어떤가? 얘네들은 밥도 먹어야 하고 똥도 싸야 한다. 월급 외에도 각종 복리후생을 원하고, 불만이 생기면 노조라는 것까지 만들어 소란스럽게 쟁의를 해댄다. 기업가 입장에서는 참으로 성가신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업무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그러면 백이면 백, 자동화 로봇에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수지가 맞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직, 서비스직, 사무직, 전문직, 너 나 할 것 없이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은 로봇에 의해 빠르게 대체가 될 것이다. 따라서 만약 현재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알고리즘으로 자동화가 가능한 일인가를 생각해 보고 만약 그에 대한 답이 '그렇다'라고 한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그곳에서 뛰쳐나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냥 현재의 월급이 주는 안일함에 취해 다가올 미래를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간다면, 천하루째 되는 날에 식탁에 오르는 칠면조의 운명과 같게 되어버릴 것이다. 결국 AI 시대에는 의사결정을 하는 직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고, 나머지는 전부 자동화될 것이다.



#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된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자 하는 것

꽤 오래전부터 후배들 혹은 동생들한테 누누이 하던 말이 있다. 아마 그들은 나를 꼰머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남들이 원하는 거 말고, 제발 네가 원하는 거를 하라고.

없으면 찾으라고. 대학 4년 동안 해야 되는 게 바로 그걸 찾는 거라고.

안 그러면 앞으로 남은 세월을 꾸역꾸역 살아내는 게 얼마나 지옥 같을지 생각해 보라고.


그런데 이 책의 저자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남이 시켜서 하는 공부의 시대에서 벗어나,
자기가 진정으로 원해서 하는 공부의 시대로 빨리 들어오라.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것, 재미있어서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
-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中


남들이 공무원, 회계사 준비한다고 혹은 로스쿨 간다고 자기가 원하지도 않는데 따라가는 인생을 살지는 말자. 그 길이 인생이 성공을 보장하는 세상은 이미 끝난 지 오래되었을뿐더러 어차피 저자가 말한 대로 미래에는 전부 자동화가 가능한 일들이다.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만성적인 저출산에 허덕이게 된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점점 더 국채 발행이 빡세질 수밖에 없다. 미친 척하고 발행하다가 베네수엘라처럼 골로 가는 걸 원치 않는다면 정부도 자동화를 도입하여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밖에 없음은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매우 당연하다. 아무리 정부라도 돈 앞에는 장사 없다. 심지어 한국은 기축통화국도 아니다.


역사는 비가역적이다. 우리는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듯이 팬데믹이 끝나도 우리는 팬데믹 이전의 사회가 아닌 새로운 세상에서 숨을 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언제나 그랬듯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위기를 기회로 보는 사람들은 이미 위기 이전 혹은 위기 중에 만반의 준비를 해놓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준비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위기에 뚜드려 맞고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오직 준비한 자만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여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 매번 역사는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왔다.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근 3,40년의 한국 역사만 살펴보아도 그렇지 않은가. IMF 사태, 카드 사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등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숱한 위기들을 겪어왔지만, 이 과정에서 언제나 승자는 위기를 기회로 판단했고 빠르게 새로운 스탠스를 취하여 생존해왔다.


결론은 매우 간단하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찾았으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원하는 것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공부해보면 된다. 재미없다고? 그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아니다. 이게 내가 커리어를 선택한 방식이다. 행정고시나 회계사 준비를 하지 않은 이유이다. 개론서를 펼쳐서 몇 장 읽어봤는데 개노잼이다?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 내가 원하는 분야는 책도 계속 사게 되고, 시간을 내서라도 계속 읽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공부하는데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서 좀 더 깊게 알고 싶은 호기심이 든다? 이게 진짜 내가 원하는 길이다.


이것이 나의 콘텐츠가 되어야 하며, 공부를 하면서 콘텐츠화를 시켜야 한다. 얼마나 콘텐츠화를 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나 채널들이 많은가. 처음엔 성과가 당연히 눈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걸 따라 하다가 도중에 포기하는 케이스가 많은 이유는 내가 이것을 하면서 전혀 즐겁지가 않기 때문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숙성될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오래될수록 좋은 술은 그 풍미를 더해가는 법이다. 나를 인내하게 만들고 지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내가 이것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즐거움과 재미이다.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는 바로 롱런(Long Learn)을 통해 롱런(Long Run)을 실천하고자 하는 삶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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