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Life is too short to be spent nursing animosity or registering wrongs."
"원한을 품거나 잘못을 마음에 새기며 보내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다." ㅡ 제인 에어
원한을 채우기에도, 쾌락을 채우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 굳이 미움으로 채울 필요 없이, 즐거움으로 채울 수도 있는데, 왜 기쁨은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을까. 부처는 탐욕과 분노를 내려놓고 고요한 기쁨을 찾으라 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변하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 했다. 그런데 미움과 불평은 저절로 찾아오는데, 평온은 왜 이토록 어렵게 다가오는 걸까. 인간은 본래 부정적인 존재인 걸까.
나 역시 누군가를 깊이 미워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깨달았다. 그 사람을 떠올리며 소모하는 감정조차 아깝다는 것을. 그래서 미움의 시간을 스스로 끝내기로 했다. 아니, 솔직히 말해, 아직도 그러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즐거움만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운함이 생겨도 함께 풀어나가며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마음이 닿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드물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깊이 사귀지 않는 쪽을 택했다. 누군가를 너무 좋아하거나 너무 미워하기보다는, 적당히 만나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아직 인생을 다 살아본 건 아니지만, 지금은 이 길이 내게 맞다고 믿는다.
가끔 사람들은 묻는다. 고의로 사람을 멀리하면 외롭지 않냐고. 나는 웃으며 답한다. 아니,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는다고. 자연을 감상하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어쩌다 다가오는 낯선 이에게서 신선한 시선을 배우는 기회도 있었다고. 남을 미워하거나 누군가에게 푹 빠져 흐르는 시간을 탕진하느니, 나는 나를 공부하고 싶다. 나를 깊이 이해해야, 언젠가 진짜로 남도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인생은 짧다. 미움에 쓸 시간 따위는 없다. 남을 향한 칼을 거두고, 나를 향한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래야 마침내, 삶이 진짜 내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