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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분의 일 Sep 23. 2024

여유의 조건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

수많은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가 원하는 삶의 이상향은 누구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누군가의 목표가 되는 일상을 꿈꿀 수도 있고 다른 이들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평온함이 가득한 일상을 꿈꿀 수도 있다. 나는 여유와 함께 살아가고 싶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얘기하는 여유가 물질적인 여유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 또한 과거에는 물질적인 여유만을 꿈꾸며 살았었다. 과거에는 물질적인 여유를 갖게 된다면 심리적인 여유나 삶을 대할 때에 여유로운 태도는 자연스럽게 내게 올 줄 알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신념 따위는 없이 그저 쉬운 길을 택하기 바빴던 내가 할만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물질적인 여유는 아무리 부를 막대하게 쌓아 올린 갑부라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 이런 상황들은 뉴스나 기사에서 꽤 자주 보이곤 한다. 나의 주변을 둘러보아도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몇 있다.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이토록 물질적인 풍요로움에서 오는 여유는 다른 이유로 인해 오는 여유보다 잃고 놓치기 쉽다. 지금의 내가 원하고 있는 여유는 더 이상 물질적인 풍요로 갖게 되는 여유가 아니다.


 


나는 나 자신으로 인해 갖게 되는 여유를 원한다. 단적인 예로 학창 시절 시험을 치르는 날에는 평소 공부를 하지 않다가 벼락치기로 공부를 한 친구들은 항상 여유가 없었다. 반대로 평소에도 끊임없이 공부를 하며 내실을 다진 친구들은 긴장을 하면서도 여유가 있었다. 이처럼 나는 내가 살아가고 쌓아가는 삶을 통해서 여유를 얻고 싶다. 이 또한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앞에서 말한 이유로 인해 갖게 되는 여유는 나 스스로가 나태해지거나 권태로워지지 않는 이상 잃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여유로운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늘 내가 이겨내고 채워내야 할 숙제 중 하나인 부족한 끈기는 지금의 나에게 여유를 가질 수 없게 만들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에 안도하며 권태로워지기 바빴다. 지금의 내가 맞이하는 오늘이 과연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되었는지 조차도 의문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계속해서 반성이 된다.


 


아무리 안정된 직장을 갖더라도 모든 이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간다. 오늘 나의 곁을 지켜주던 사람이 내일까지 나의 곁을 지켜줄 수 있을지,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는 내가 영원토록 누군가의 곁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적인 예를 들어 이야기했지만 마찬가지로 내가 원하는 여유를 갖기 위해서 나의 삶을 정확히 어떤 방향으로, 정확히 어떤 것들을 이루어내며 가져야 하는지도 나는 모른다. 그렇기에 절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그저 제자리에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시련들은 나를 괴롭히고 무너뜨렸다. 마찬가지로 그럴 때마다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방법들이 나의 앞에 펼쳐졌었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이루어가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사소한 것들을 이루어가며 살아간다. 언젠가 내가 살아갈 여유로운 삶과 여유로운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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