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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Nov 26. 2020

#8. 제목이 5할이다.

제목이 반이다.

제목이 지루하면 흥미를 끌어내지 못한다. 


김 대리는 코로나 19 확산 이후 재택근무 중이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힘들게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보고서 제목은 '공장 생산성 제고 방안'이다. 기존 공장을 스타트 팩토리 체제로 전환하는 멋진 기획이다. 실행만 된다면 공장의 생산성을 20%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획안이다. 팀장에게 메일로 보고서를 보냈다. 수신 확인을 눌러보지만 팀장이 안 열어본다. 김 대리는 빨리 후속 일정을 추진하고 싶은데 팀장의 피드백이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업무가 증가하고 있다. 메일로 보고하는 일이 많아졌다. 팀장이 하루에 체크해야 하는 메일은 수 십 개에서 수 백 개에 이른다. 휴가라도 다녀오면 천 여개에 이르기도 한다. 상사의 책상에는 적어도 3~4개의 보고서들이 팀장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 상사가 어떻게 당신의 보고서를 보게 만들 것인가? 어떻게 당신의 보고서에 집중하게 만들 것인가? 


당신의 상사는 늘 바쁘다. 당신에게는 모든 것인 보고서이지만 상사에게는 여러 보고서 중의 하나일 뿐이다. 상사에게 당신의 보고서를 팔고자 한다면 상사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야 한다. 제목이다. '어라 이것 봐라? 이건 뭐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제목을 작성해야 한다. 물론 항상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노력은 해야 한다. 


김 대리 보고서 제목이 잘못된 것은 없다. 실패가 없는 안전한 제목이다. 다만, 너무 지루하다. 모호하다. 세부적인 내용 예측이 어렵다. 바로 첫 장을 열어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스마트 팩토리 구현 방안'처럼 조금 더 팀장의 관심을 끌어내는 제목이어야 한다.    



5초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상사 특히 임원이나 경영진이라면 당신의 보고서 1페이지에 머무르는 시간은 4~5초다. 길어도 10초다. 5초 안에는 당신의 주장을 전달해야 한다. 특히 경영진들은 기획서를 꼼꼼하게 읽을 시간이 없다. 보고서를 훑어보면서 큰 흐름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한다. 세부적인 고민들은 실무자들이 하는 것이다. 상사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한다. 매력을 느끼면 보고서에 시선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상사들은 제목을 먼저 본다. 그리고 보고서의 내용을 유추한다. 보고서 첫 줄의 강조된 메시지를 읽는다. 그리고 전체 페이지를 한눈에 보면서 강조된 단어들을 따라가면서 흐름을 헤아린다. 제목이 첫인상이다. 당신의 보고서가 좋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제목이 평범하면 상사는 당신의 글에 빠져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   


https://www.articlemarket.io/blog/how-to-make-a-good-title



제목은 보고서를 춤추게 한다. 


제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곳은 출판업계이다. 여기 <You Excellent>라는 좋은 책이 있다. 그저 그런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저자와 출판사는 내용은 그대로 두고 제목만 변경하였다. 독자들이 열광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바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다. 


제목은 당신의 글의 얼굴이다. 당신 글의 제목이 좋으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다. 다양한 조직에서 회자될 수 있다. 제목이 어렵거나 나쁘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제목은 짧고 간결해야 한다. 


예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긴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 어렵게 낳은 5대 독자의 장수를 기원하며 점쟁이에게 이름을 받았는데, 장수와 연관된 단어를 망라한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였다. 5대 독자가 물에 빠졌는데 긴 이름을 부르다가 구하지 못해 빠져 죽는다는 코미디 에피소드였다.    


어렵게 보고서 제목을 작성하는 동료들이 있다. 직장인의 글쓰기는 반드시 조직 내에서 공유되어야 한다. 너무 어려운 제목은 공유하기가 어렵다.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기 어렵다. 기억하지 못하면 성과를 홍보해줄 수가 없다. 상사와 동료들이 읽고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  


'코로나 19 이후의 언택트 시대 비대면 마케팅 전략  브랜드 홍보방안'이라는 보고서 제목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현 시점에서 필요한 주제이지만 이 보고서 제목을 기억하기가 어렵다. 보고서 내용에 대해 단번에 이해하기가 어렵다. 동료들이 이 제목으로 소통하기가 어렵다.  '언텍트 마케팅 전략'으로 심플하게 제목을 수정해주는 것이 좋다.  



메일 제목도 고민하는 당신이 프로다. 


상사가 출근해서 메일을 열었더니 아래와 같이 메일들이 와있다고 해보자.

                          

1. 회의 결과 보고
2. 팀장님 김 대리입니다.
3. 하반기 예산 수립 계획
4. 영업본부 조직문화 개선안
5. 미국 출장 보고서
6. 재택근무 운영계획
7. [최종 보고] 사장님 지시사항 _ 경영층 커뮤니케이션 강화 방안


당신이라면 어떤 메일을 먼저 열어볼 것인가? 그렇다. 당연히 7번을 선택할 것이다. 보고 형식, 보고 중요성, 보고 내용이 담겨있는 좋은 제목이다. 


메일 제목에서 글머리를 이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업무보고], [결재], [회의결과], [가이드], [업무 협의] 같은 글머리를 붙여주면 받은 메일의 내용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제목만으로도 상대방이 메일 내용을 예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당신의 글을 설명할  있는 제목이어야 한다. 


당신 글의 주제, 내용,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제목이어야 한다. 관심을 끌기 위해서 전혀 엉뚱한 내용을 담아서는 안된다. 당신의 상사는 바보가 아니다. 제목과 다른 엉뚱한 보고서에 칭찬을 할 상사는 없다. 상사는 제목을 보고 당신 글을 읽을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이다. 제목과 전혀 다른 내용이 전개되면 상사는 당황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이상적인 글의 제목은 전체 보고 내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키워드로 핵심을 강조하기 


각 문장의 핵심 단어를 문장 앞에 배치해두면 상사는 좋아한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한 경우는 키워드만 보고 가도 이해를 한다. 상사는 적어도 당신보다 5배 이상의 보고서를 본다. 그동안 검토한 보고서만해도 당신의 수십 배는 넘는다. 키워드만 봐도 이해를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공이 있다. 

문장안에서 결론을 앞에 배치하면 상사가 보고서를 검토하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 핵심이 되는 메시지를 대괄호를 이용하여 앞에 표시하여 주는 것이다. 상사는 대괄호 소제목을 읽고 다음 문장 전체 내용을 예측할 수 있다. 전체 보고서에 몇 가지가 이슈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속독이 가능하게 된다. 소제목만 읽고 내용을 파악하면 글을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 [소제목1] 내용 1
           - 하위 내용 1

     • [소제목2] 내용 2
          - 하위 내용 2

     • [소제목3] 내용 3
          - 하위 내용 3




생각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고생해서 글쓰기를 마무리하고, 제목은 대충 짓는 경향이 있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제목도 내용만큼이나 중요하다. 당신도 이 글의 제목에 이끌려 운명적으로 책을 읽게 되었을 것이다. 당신의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상사의 시선을 끌어내는 제목을 만들어라. 동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제목을 만들어라. 패션의 완성은 얼굴, 글쓰기의 완성은 제목이다. <끝>



※ 부족하지만 20년 직장생활에서 느낀 경험의 조각들입니다. 다른 조언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조언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quarter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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