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종교이야기
2020년 멕시코 인구 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멕시코는 대부분 가톨릭을 믿는다(77.7%), 기독교는 11.2%, 무교는 8.1%이다. 멕시코 문화에서 카톨릭 영향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다만 최근 주목할 것으로 카톨릭의 퇴보다. 가톨릭 신자 비율은 2010년 82.7%에서 77.7%(97,864,218명)로 떨어졌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카톨릭에서 멀어져 간다는 분석이 있다. 멕시코 국민들 약 1,300만명이 '무교'라고 답했다. 이 비율은 4.7%였던 10년 전 인구 조사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되었다. 개신교/복음주의 기독교인은 14,095,307명(11.2%)으로 2010년 대비하여 3.7% 포인트 증가했다.
멕시코 상징하는 기념품으로 태양의 돌(사진)이 유명하다. 이즈텍 신화가 담겨있는 달력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멕시코를 지배하기 전에 아즈텍인들이 멕시코 지역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들은 독특한 세계관의 다양한 신들을 믿고 있었다.
아즈텍인들은 '오메테오틀'이라는 신이 우주를 창조하고, 아즈텍인들이 신봉하는 신을 낳았다고 믿었다. 태양과 평화, 지혜의 신(케찰코아틀), 전쟁의 신, 바람의 신, 옥수수의 신, 물의 여신, 달의 여신, 지하세계의 신, 정욕의 여신, 산의 신, 땅의 신, 생명의 신, 은하수의 여신, 예술과 놀이의 신, 불의 신 등의 많은 신들이 있었다. (신들의 실제 이름은 복잡해서 생략했다.)
아즈텍 신앙 중 특이한 것 중의 하나는 인신공양이었다. 아즈텍인들은 사람의 생명력의 원천인 심장을 태양신에게 바쳤다. 아즈텍인들은 제물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제물들은 다른 부족민들이었다. 주변 부족 국가를 침략하여 사람 제물을 조달했다. 1487년 축제에서는 8만명의 심장을 바쳤다는 기록도 있다. 심장을 꺼낸 시체들로 인육파티까지 벌였다고 기록도 있다.
이렇게 아즈텍인들의 끔찍한 인신공양에 의해 희생이 되었던 주변 부족들은 후에 스페인과 동맹을 맺고 아즈텍을 공격하게 된다. 과도한 인신공양이 아즈텍을 멸망시키게 된 것이다.
스페인 정복자들과 함께 카톨릭 신부들이 함께 들어왔다.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스는 아즈텍신들을 부정하고 로마 카톨릭 전파에 힘쓴다. 아즈텍 신전이나 제단들은 모두 성당이 되었고, 신상은 모두 성모마리아와 예수상으로 개조되었다.
초기에는 멕시코 원주민들의 카톨릭 개종이 쉽지 않았다. 원주민들은 집 안 깊숙이 아즈텍 신들의 숭배물들을 숨겨놓고 기존의 종교활동을 계속하였다. 심지어 카톨릭으로 개종한 뒤에도 우상들을 교회 제단 밑에 감추어 놓고 아즈텍 신들의 신앙생활을 하기도 했다.
카톨릭 신부들은 원주민 개종을 위해 묘안을 마련했다. 아즈텍인들의 숭배의식과 노래, 춤, 민속 드라마를 이용하여 교리를 가르쳤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교에 나타나는 초자연적 현상들을 설명했다. 이러한 새로운 선교방식(그리스도교와 이교도적 형식의 융합)은 효과적이었다. 많은 원주민들이 카톨릭으로 개종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의 멕시코 가톨릭교회는 토착적 성격을 띠는데, 농촌이나 산간 지방을 중심으로 토착적 요소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토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모라고 할 수 있다.
멕시코에서는 과달루페 성모(Nuestra Señora de Guadalupe)를 믿는다. 멕시코 곳곳에서 갈색 얼굴의 원주민 모습인 과달루페 성모를 섬기는 것을 볼 수 있다.
과달루페 성모는 식민 초기 멕시코시티 테페약(Tepeyac) 지역에서 나타났다. 1531년 12월 9일 새벽녘에 원주민인 후안 디에고(Juan Diego)가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멕시코시티로 향하고 있었다. 원주민 모습을 한 갈색 얼굴의 성모가 후안 디에고 앞에 나타났다. 성모는 예배당을 짓고 이름을 코아탈호페(Coatalxope, 뱀을 무찌른 여인이라는 의미)로 지으라고 하였다.
후안 디에고는 멕시코시티 주교에게 이를 이야기하였으나 이를 믿지 않았다. 성모는 후안 디에고를 통해 겨울에는 피지 않는 장미꽃을 주었다. 장미꽃을 받은 주교는 이를 믿고 그 자리에 예배당을 건설하였다. 예배당 이름은 과달루페 성당(Basílica de Santa María de Guadalupe)이 되었다.
이 성당은 멕시코시티 북쪽에 있으며, 지진으로 성당이 기울어 새로 건축하였다. 성모 발현 이후 원주민들은 빠르게 가톨릭교로 개종하였으며, 멕시코는 독립 이후 과달루페 성모를 국가의 수호자로 인정하고 12월 12일을 발현일로 정하였다.
과달루페 성모 발현 진위 여부는 의견이 분분하다. 원주민 모습의 성모는 가톨릭교와 원주민의 토착 신앙을 결합시킨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1895년 로마 교황이 과달루페 성모를 인정하였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과달루페 성당에 직접 방문하기도 하였다.
멕시코에는 가톨릭으로 분류는 되지만, 로마교황청에서는 이단으로 취급하며 각종 사회 범죄 중심에 있는
성사신교(聖死身敎; Santa Muerte)가 성행한다. 산타 무에르테(Santa Muerte)를 믿는 사람들은 대부분 극빈층이고, 종교 집단이라기보다는 결사 집단에 가깝다.
산타 무에르테(Santa Muerte)는 부적이나, 문신과 같은 주술을 좋아하며, 범죄자들을 성인으로 모시기도 한다. 생계를 위한 범죄에 죄의식을 가지지 않는다. 산타 무에르테(Santa Muerte) 신자들은 사익을 위한 집단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의 교세는 의외로 강하며, 많은 수의 빈민들을 신도로 가지고 있다. 자료상으로는 전체 카톨릭 인구의 5% 정도는 산타 무에르테라고 한다.
카톨릭 교리상 낙태는 금지되어 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낙태를 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없는 편이다. 우리 멕시코 법인 일을 도와주던 리얼터(부동산 중개인)의 경우에는 3대가 미혼모였다. 자신의 엄마도 미혼모였고, 자신의 딸도 미혼모라는 것이다. 그래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멕시코의 낙태 금지 교리가 멕시코를 젊게 만든다. 멕시코 가정은 자녀수가 많다. 멕시코 인구를 증가시키고 있고, 계속 젊은 국가로 유지시키고 있다. 카톨릭이 부럽지는 않지만, 멕시코의 인구수 증가는 부럽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