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 Aug 30. 2021

글쓰기 슬럼프 극복을 위한 몸부림

슬럼프(Slump)라는 용어는 스포츠에서 유래했다. 스포츠 훈련 과정에서 일정 기간 동안 연습 효과가 올라가지 않는 것을 말한다. 훈련 의욕을 상실하여 성적이 저하되는 시기를 말한다. 


슬럼프의 주요 증상으로는 기술의 악화, 심적 동요, 불안 초조가 나타난다. 요즘은 운동선수를 넘어서 배우/가수와 같은 연예인에게도 확장해서 사용한다. 회사 생활을 하는 직장인에게도 슬럼프가 나타나기도 한다.


글을 쓰는 작가도 슬럼프를 피할 수 없다. 글쓰기 슬럼프라고 해서 글럼프(글+슬럼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작가도 있다. 글에 대한 불안 초조가 나타나는 것이다. 글을 쓰려고 해도 한 줄도 써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전업작가인 경우는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


나의 경우에 최근 극심한 글쓰기 슬럼프가 계속되고 있다. 한 때는 쓸거리가 넘쳐나서 하루 종일 글만 쓰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요즘은 글이 써지지 않는다. 브런치에 들어가는 것이 무섭다. 슬럼프 원인을 생각해보았다. 시간이 없어서는 아니다. 회사 일이 바빠서도 아니다. 코로나19도 변명이 될 수는 없었다.


글쓰기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일까? 

애초에 작가로서의 글쓰기 실력이 부족한가?

글쓰기라는 것이 나랑 맞지 않는 것은 아닌가?

내 글에 자신감이 없는 것은 아닌가? 

글을 보게 되는 사람들의 반응이 두려운 것일까? 

왜 슬럼프인지 원인을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냥 글쓰기가 잘 되지 않는다. 이대로 글쓰기를 멈추어야 하는 것일까 고민하게 된다.


쉴라 머레이(Sheila Murray)의 슬럼프 극복의 7가지 지혜 


쉴라 머레이 박사는 지난 20년간 10만 명이 넘는 영업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가장 성공한 영업사원의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성공한 영업사원들도 슬럼프에 빠지는 것을 확인했다. 그들이 슬럼프를 극복하는 7가지 노하우를 정리했다. 이 노하우는 글쓰기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아서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1. 멈추어라.  제일 처음으로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 자신에게 약간이나마 여유를 주어라. 긴장을 풀어라.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어라. 재미있는 일을 찾아라.

 

2. 초심으로 돌아가라.   당신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스킬을 적어 내려가라. 마치 당신이 무언가 대단한 것을 성취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 줄 즐거운 스킬을 활용하라. 이를 통해 심리적 압박감을 떨어내라. 그것들이 당신을 편안하게 해주고 당신의 마음을 풀어줄 것이다. 


3. 자신을 판단하지 말라.  부정적 사고를 씻어내고 긍정적 생각을 하라. 

첫째, 당신의 삶 중에서 괜찮은 부분에 생각을 집중하라. 당신이 하는 일 이외의 다른 삶이 꼭 있어야 한다.

둘째, 현명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라. 그는 당신에게 다른 시각에서 자신의 견해를 들려줄 것이다. 

셋째, 새로운 지식을 통하여 시각을 넓혀라. 책을 읽어라. 세미나에 참가하거나 다른 견해를 가진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라. 

넷째 스스로를 비난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친절하라. 


4.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지 마라.  당신 자신과 경쟁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응하기보다는 당신이 이미 하고 있는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쌓아나가라. 


5. 긍정적 대화로 삶을 채우라.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실패담을 나누는 것을 즐긴다. 당신의 잠재의식은 실패담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어딘가 잘 보관했다가 언젠가는 다시 끄집어낼 것이다. 당신이 "나는 정말 형편없어. 비참한 날이야."라고 말할 때 당신의 잠재의식은 "그래? 그렇다면 그게 사실이겠지"라고 말한다. 


6. 의사결정을 내리지 마라.  뭔가 전혀 색다른 일을 함으로써 이 악순환의 고리를 깨겠다는 유혹이 아무리 강할지라도 당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마라. 슬럼프에 있을 때 판단력은 오히려 흐려지기 때문이다. 


7. 자신감을 회복하라.  스스로에게 회의감이 들고 자신감이 없다면, 당신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라. 그것이 고객이라도 좋다. 당신의 잠재의식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 내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닐 거야"



글쓰기 슬럼프를 이렇게 극복해보려고 한다.


첫째, 글쓰기를 멈춘다. 쓰고 싶지 않다면 멈출 것이다. 억지로 쓰는 글이 좋은 글이 될 리 없다. 마음을 비우려고 한다. 글에 대한 욕심을 버리려고 한다. 글쓰기 양에 대한 집착을 멈출 것이다.

 

둘째, 선배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쓰기 슬럼프에 대한 글들을 읽어 보고 있다.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슬럼프로 고생한다. 선배들은 슬럼프를 어떻게 이겨내는지 조언을 들어보려고 한다.


셋째, 자극에 노출시킨다. 쉴라 머레이 박사는 '지식을 통하여 시각을 넓혀라.'라는 조언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점으로 향했다. 서가에 꽂인 책들을 보니 글쓰기 욕구가 슬금슬금 생기는 것을 느꼈다. 글쓰기가 지겨워질 때면 서점으로 가야겠다. 


넷째, 가슴이 설레는 글쓰기를 하겠다. 당분간은 쓰고 싶은 글을 쓰려고 한다. 쓰고 싶은 글이 있다면 조악해도 써 내려갈 것이다. 한 문장이라도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


다섯째, 스스로를 위로한다. 글쓰기가 안된다고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힐난하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 성장통이겠지'라고 자위할 것이다. 애초에 누가 쓰라고 시켜서 쓴 글이 아니었다. 좀 못쓰면 어떤가? 




지독한 슬럼프다. 브런치 페이지를 여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 두려워졌다. 다만 글쓰기가 행복했던 시절을 알기에 글쓰기를 떠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고 있다. 독감이 지나면 다시 건강해지는 것처럼... 더운 여름이 지나면 선선한 가을이 오는 것처럼... 슬럼프가 지나고 글쓰기로 하루를 채우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50대가 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