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깜짝 놀라겠지만, 김 부장은 출장 짐을 꼼꼼하게 준비하는 편이다. 특히 낯선 나라 중국에서의 4주 격리인지라 사전에 꼼꼼하게 준비했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현지에서 중국어로 생필품을 찾아 헤매야 한다. 중국어가 서툰 김 부장은 생필품의 현지 조달이 자신 없었다. 한국에서 격리 기간 중 사용할 생필품을 다 준비해 가기로 마음먹었다.
실제로 격리를 경험하면서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기기를 잘했다 생각했다. 아래는 김 부장이 4주 격리 및 6개월 동안 홀로 생활할 것을 염두에 둔 개인 준비물이다. 사전에 꼼꼼하게 준비한 덕분에 불편함 없이 격리생활을 즐기고 있다.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외부와 조금씩 소통하는 것은 작은 즐거움이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카톡으로 음성 통화를 한다.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격리하는 동료들과 위챗* 통화를 하기도 한다. 회사 인트라넷으로 한국의 동료들과 소통한다. 영상으로 함께 격리 중인 주재원 동료들과 영상 통화를 하기도 한다.
*위챗(Wechat, 微信, 웨이신) : 카카오톡과 같은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
주재원 중에는 하루 종일 가족들과 인터넷 영상통화를 틀어놓은 사람도 있었다. 영상 통화를 틀어놓고 집에 있는 것처럼 틈이 날 때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상해에서 격리 중에 있는 이 차장과 위챗으로 음성 통화를 했다. 주재원 경험과 중국 법인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중년 아저씨들이 한 시간 통화라니... 참 수다스러운 아저씨들이다.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격리 중에도 소통하고자 마음먹으면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다. 격리한다고 해서 소통이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
격리는 오로지 혼자 있는 시간이다. 회사 동료나 가족들의 접근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하루 종일 보는 것이 아니라면 생각할 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조용하게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올해 계획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회사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차분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김 부장의 경우 무려 4주 동안 생각할 수 있다.
생각의 마중물로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부장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살아가는 힘'을 가지고 격리에 들어갔다. 책이 별로 없으니 한 권을 되새김질하듯이 여러 번 읽었다. 김 부장은 남은 인생, 어떠한 마음을 품고 살아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김 부장이 격리 기간 중 얻어가고 싶은 것>
중국어 공부 (맛있는 중국어 + 중국 드라마 '거의 서른' 정주행)
브런치 글 쓰기 (5편 이상)
독서 (살아가는 힘, 조직문화 통찰, 현명한 투자자)
유튜브의 홈트 영상을 보는 주재원도 있다. 밴드를 가져와서 조금 더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문틀 철봉을 설치해서 제대로 몸을 만드는 주재원도 있다. 격리 숙소를 빙빙 돌면서 몸을 움직이는 주재원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한정된 공간에서도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4주 격리'라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역설적으로 생각해보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격리를 이미 마친 또는 격리 중에 있는 주재원 10명의 생각을 모아 모았다. 여러 동료들의 지혜를 모아 김 부장은 코로나가 준 선물 '4주 격리'를 충실함으로 채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