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처음으로 음식 투정을 하다
"냉동삼겹살이 지겨워요. 그만 먹고 싶어요!"
어느 날 아들 녀석이 엄마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우리 집은 차로 출퇴근을 하는 아빠가 장을 보는 편이다.
한창 클 나이(초3)인 아들 녀석은 고기를 좋아한다.
육류는 매번 생고기를 사는 것이 부담스러워 냉동삼겹살을 사서 냉동실에 재워두는 편이다.
냉동실에서 꺼내주는 냉동삼겹살이 지겹다고 한 것이다.
참고로 필자의 아내는 훌륭한 사람이다. 나보다 마음 씀씀이가 더 넓다.
배우자를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직장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아이들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항상 감싸안아 준다.
신께서 아내를 만드실 때 다른 부분을 월등하게 만드시고 요리 욕심은 조금 빼셨다.
요리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다. 있으면 먹는다. 냉장고에 재료가 있으면 후다닥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준다.
그래도 아이들은 잘 먹는다. 음식 투정없이 그동안 잘 먹어주었다.
연말에 냉장고에 요리 재료가 시원치 않았는데
아내가 냉동실에 있는 냉동삼겹살을 여러 차례 구워주면서 일이 생겼다.
아들 녀석이 볼멘 소리로 "냉동삼겹살 안 먹고 싶어요. 지겨워요!"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냉동삼겹살에서 특유의 고기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주는 대로 잘 먹던 아들 녀석의 첫 음식투정이었다.
백종원표 대패삼겹살 두루치기
아빠가 나섰다. 팔을 걷어붙였다.
'고기가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
'고기의 맛을 이끌어내지 못한 사람 탓이다.'
백종원식 대패삼겹살 두루치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백종원 대표가 공개 안하려고 했을만큼 아끼는 레시피였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그런데도 맛이 훌륭하다.
1. 파채 / 양배추채를 만들어둔다.
파채를 만드는 법을 유튜브에서 배웠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을 몰라서 항상 정육점에 가서 파채를 소중하게 받아서 먹었다. 파채가 없는 날은 파무침을 먹고 싶어도 못먹었다.
알고 나니 너무 좋다. 사람은 역시 배워야 한다.
○ 파채 써는 법
https://www.youtube.com/watch?v=JUFUlBRhDeY
2. 파무침을 만든다.
썰어둔 파채와 양배추채를 넣고 초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파무침을 만든다.
3. 비법 양념장을 만든다.
간장 반 컵, 맛술 반 컵, 설탕 2 스푼, 물 반 컵을 섞어서 백종원표 비법 소스를 만들어 둔다.
4. 대패 삼겹살을 볶는다.
프라이팬에 대패 삼겹살과 편마늘 썰어둔 것을 넣고 볶는다.
노릇노릇하게 볶아지면 만들어 둔 비법 양념장을 자작하게 프라이팬에 넣고 고기에 맛을 배게 한다.
<백종원 요리비책>
5. 파무침과 대패 삼겹살을 함께 볶아준다.
준비한 파무침을 프라이팬에서 익고 있는 고기 위에 골고루 펼쳐 올린다.
어느 정도 파무침이 익었다 싶으면 같이 비벼서 볶아주면 된다.
파무침이 익는 정도는 선택하기 나름이다.
나는 아이들이 파 맛을 싫어할 수도 있어서 푹 익혔다.
몸에 좋은 파를 조금이라도 먹이려는 아빠의 마음이다.
<백종원 요리비책 >
아빠! 밥 더 주세요
아들 녀석은 고추장 양념이 잘 밴 대패삼겹살과 잘 익은 파무침을 한 입 쏙 밀어넣는다.
아들 녀석 눈이 휘둥그레진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맛있었던 것이다.
상추에 싸서 먹기도 하고, 밥에 쓱쓱 비벼서도 먹는다.
잘 안먹던 파도 척척 먹는다.
'아빠! 밥 한 공기 더 주세요'
아들 녀석은 허겁지겁 밥그릇을 비워낸다.
밥을 다 먹고나더니 아빠 귀에만 대고 속삭인다. (엄마가 안들리게...)
'아빠! 냉동삼겹살 다음에도 또 해주세요!' <끝>
<사진을 제대로 못 찍어서 그렇지...맛은 백종원 대표가 보증한다> 백종원 대패삼겹살 두루치기
https://www.youtube.com/watch?v=Om6W3JBfm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