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식당 담당자인 직원이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자리로 왔다.
"부장님! 이번에 기획된 '직원 특식'이 문제가 많습니다. 제가 식당 담당자이지만 저는 책임질 수 없습니다. 직원 특식 보고서를 작성한 직원이 알아서 끝까지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식당 담당자가 자기 일을 남에게 떠맡기는 상황이다. 김 부장 목소리가 절로 높아졌다. 중국어 통역에게 그대로 전달하라고 했다.
"지금 무슨 소리 하는거냐!!! 식당은 식당 담당자의 일이다. 네가 기획 보고서를 못쓰니 다른 직원이 보고서를 쓴 것이다. 실제 실행은 식당 담당자가 해야 한다. 나는 자기 일을 미루려고 하는 사람은 인정할 수 없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사무실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질책했다. 한국어로 이야기를 했지만 목소리 톤이 높았다. 주변 직원들이 다 쳐다보는 상황이 되었다. 질책받은 중국인 직원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직원 특식 행사는 결국 엉망이 되었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질책은 서로에게 불편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질책받은 직원은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질책의 부작용으로 직원이 일을 거부할 수도 있다. 의욕상실(Demotivation)을 불러올 수도 있다.
질책한 리더에게도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질책하고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미안한 감정이 생긴다. 질책이 과하여 '악명'이 생길 수도 있다. 언어폭력을 하는 리더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브라질 법인 김 차장은 현지인 직원에게 질책을 흥분하고 말았다. 자신도 모르게 원색적인 질책을 내뱉었다.
"I kill you(죽어버릴 거야), You'd better clean shoes.(구두닦이나 하는 것이 좋겠다.)"
이 질책은 법인과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나 해당 직원이 장애가 있는 사회적 약자였다. 직원은 살해위협을 받았다고 지역 법원에 고소했다. 본사에서 김 차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인사팀은 김 차장을 본국으로 귀국 조치했다.
외국인 직원들과 일하면서 질책이 필요한 경우는 있을 수 있다. 모든 직원들이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인 직원들과 일해보면 다양한 직원들이 있었다. 게으른 직원, 부정적인 직원, 다른 직원을 험담하는 직원, 비리/부정을 저지르는 직원, 거짓말하는 직원, 팀장을 뒤에서 음해하는 직원도 있었다.
질책이 필요한 경우는 반드시 생긴다. 다만, 질책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첫째, 공개적인 장소에서 질책은 피해야 한다. 국가에 따라서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모욕을 당하는 것을 큰 수치로 생각하는 나라도 있다. 중국과 멕시코가 대표적이다.
멕시코에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직원을 질책한 적이 있다. 그 직원은 큰 상처를 받았다. 인사팀에 김 부장을 신고했다. 김 부장은 왜 그런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지만 인사팀 면담을 해야했다.
둘째, 질책에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직원이 상사의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질책은 개선을 위한 조언이 되어야 한다. 감정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그렇게 하는 리더가 있겠는가 생각할 수도 있다. 멕시코, 인도, 브라질, 중국 같은 곳에서 오늘도 주재원들이 빈번하게 감정을 담아 질책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나라들에서는 감정을 담아 질책하는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국가의 발전이 좀 못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에서 감정을 담은 질책이 빈번하다. 한국의 주재원들의 민낯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셋째, 직원 이야기도 들어보아야 한다. 질책하면서 정신없이 이야기하다 보면 리더가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직원의 변명일지라도 들어보아야 한다. 오해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리더가 충분하게 파악하면 오해가 풀릴 수 있는 일들이다.
넷째, 반드시 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 질책을 했다면 나중에 불러서 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 동기부여할 수 있는 말로 마음을 다독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에 이런 일이 있었지만 나는 너를 믿는다. 앞으로 계속 같이 일해나가자."
그래야 건강한 조직을 유지할 수 있다.
불만이 많은 중국인 직원이 있다. 진급도 불만, 평가도 불만, 일에 대한 지시에 대해서도 불만이다. 일을 대충하고 팀장에게 책임을 넘긴다. 다른 직원들에게 일을 넘긴다. 질책이 필요하긴 하다. 서로에게 건강한 질책을 고민하고 있는 김 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