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 Nov 12. 2022

게임과 해외 리그 축구 시청으로 밤을 새운다면...

김 부장은 게임을 하지 않는다. 김 부장이 게임에 빠져든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유행인 시절에도 게임을 하지 않았다. 적당하게 할 자신이 없었다.


신입사원 시절 우연히 후배를 통해 '포트리스 2'라는 온라인 게임을 알게 됐다. 포트리스 2는 온라인 슈팅 대전 장르 게임이다. 서로 턴을 주고받으며 상대방 체력을 0으로 만들거나 맵 아래로 떨어트리면 승리한다.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는 게임이다.


'늦게 배운 도독질에 날새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게임에 빠져들었다. 사용자 등급이 '은별, 금별'이 되고, '은달, 금달'이 되는 승급 시스템에 열광했다. 등급을 높이기 위해 시간을 갈아 넣었다. 게임이 너무 좋아 회사 컴퓨터에도 깔았다. 점심을 빨리 먹고 선배들 눈을 피해 몰래 게임을 했다. 야근한다는 핑계로 남아서 게임을 하기도 했다. 퇴근 후에 PC방에 들러서 게임을 즐겼다. 게임하다가 새벽을 맞이하고 그대로 출근하기도 했다. 게임이 생활을 지배한 시기였다. 항상 피곤했다. 정상적 회사생활이 될 리 없었다.


포트리스 2 계정을 삭제했다. 회사 컴퓨터에 설치한 게임을 지웠다. PC방 출입을 끊었다. 그렇게 김 부장의 짧은 일탈은 끝이 났다.



이 대리는 축구광이다. 국내 리그뿐 아니라 유럽과 남미 리그를 꿰뚫고 있다. 5개 국어를 하는 이 대리는 아침마다 영어, 스페인어, 포어, 독일어로 각 리그 축구 기사를 모니터링한다. 밤마다 생중계하는 해외 리그를 경기를 시청하느라고 날을 새곤 한다. 이 대리는 자신의 유일한 취미라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제대로 밤에 잠을 못 자니 다음날 멍한 상태로 있는 경우가 많았다. 취미도 좋지만 본업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주재원 연봉이 1억이라고 하면 일 년 평균 근무일수 250일 기준으로 하루 일당은 40만 원이다. 하루 8시간 일하면 시급은 5만 원이다. 매우 큰돈이다. 자신의 취미로 인해 회사에서 어영부영한다면 시급을 도둑질하는 것이다.


게임이나 스포츠 중계와 같은 취미 생활을 한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선을 정해놓고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료와만 술 마시는 주재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