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 Jun 23. 2023

펜은 칼보다 강하다.
글은 말보다 강하다.

동료와 상사의 시간을 도둑질하는 직원


중국인 왕 매니저가 보고할 것이 있다면서 김 부장 자리로 다가왔다. 중국어 통역을 대동했다. 3명이 한 자리에 앉았다. 회사 직원 식당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김 부장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30분 넘게 장황한 상황 설명이 이어졌다.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고 하니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김 부장이 궁금한 질문 몆 가지를 했다. 관련된 자료와 규정을 찾아오라고 했다. 한 시간 여가 훌쩍 지나갔다. 듣고 나니 간단한 문제였다. 1시간 가까이 시간을 허비할 문제가 아니었다. 글로 읽었으면 5~10분이면 결정할 수 있는 문제였다.


왕 매니저는 글쓰기를 귀찮아했다. 말로 설명하고 김 부장의 의사결정을 원했다. 문제는 왕 매니저 본인, 부장, 중국어 통역의 시간을 각각 1시간씩 허비했다는 것이다.


그 뒤로는 왕 매니저가 자리로 오면 김 부장은 이야기를 듣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말로만 들어서는 귀중한 시간이 허비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왕 매니저와 소통하는 시간을 뒤로 미루게 되었다. 급한 일을 먼저 했다. 왕 매니저는 계속 구두 보고하기를 원했지만 중요한 의사결정들이 계속 지연되었다.



글로 보고하는 방법

  

첫째, 일목요연하게 보고서의 형태를 갖추어서 쓰는 것이 가장 좋다. 서론, 본론, 결론의 형태를 갖춘 보고서면 된다. 

서론에는 '검토 배경 / 주요 이슈 / 사안 개요'같은 기본 내용을 적어준다. 전체 보고 내용을 환기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본론에는 진행 경과, 개선방향, 운영 현황 같은 내용을 담는다. 보고내용의 이해도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결론에는 보고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최종 결론, 검토 의견 같은 내용을 적는다. 상사의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부분이다.

보고서를 많이 쓸 필요는 없다. 수십 장을 쓰라는 것이 아니다. 한 장이면 족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반 페이지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둘째,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간단한 요약 보고도 좋다. 보고서를 쓰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보고서를 정리하기에 시간이 급박한 경우, 보고서를 쓸 정도의 내용이 아닌 경우에도 간단한 요약을 적는 것이 좋다. 그래야 생각이 정리된다.

오피스 프로그램을 열어서 간단하게 적어도 좋다. 빈 종이, 포스트잇에 손으로 정리해도 좋다. 메일로 간단하게 적어서 보고해도 좋다.



글로 보고하면 좋은 점

상사에게 보고할 때는 자신이 이야기할 내용을 미리 글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글에는 힘이 있다.

 

첫째,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이해가 빨라진다. 상사에게 글로 보고하면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보고의 구체적인 내용, 보고 목표, 결과 등을 문서화하여 상사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상사의 오해를 방지할 수 있다.

 

둘째, 생각이 정리된다.

글로 쓰다 보면 자신의 생각이 정리된다. 머릿속에 실타래처럼 꼬여있던 보고 내용들이 정리되는 효과가 있다. 글로 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기도 한다. 복잡했던 내 생각들이 하나씩 정리되어 종이 위에 깔끔하게 내려앉은 모습을 볼 때면 짜릿함을 느끼기도 한다.  


셋째, 글은 전파력이 있다.

말로 하는 보고는 한 번 하면 끝이다. 상사가 다른 동료와 부서의 의견을 물어보라고 하면 다시 설명을 시작해야 한다. 글로 정리하면 어려 곳에 전파를 할 수 있다. 동료와 상사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내가 작성한 보고서나 글을 읽고 수정할 내용이나 개선점을 제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보고 품질과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넷째, 상사의 의사결정이 빨라진다.

글로 하는 보고는 대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글로 제공하면 상사는 전체 보고 내용을 한 눈에 리뷰할 수 있다. 보고 시간이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상사는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다섯째,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 하는 보고는 신뢰감을 준다. 문서를 통해 정확한 사실과 분석을 제시하면,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다. 이는 상사에게 신뢰를 형성한다. 상사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상사의 의사결정을 잘 받아오는 직원은 능력 있는 직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섯째, 업무 이력이 남는다. 업무 성과가 남는다.

글로 보고하면 문서 형태로 정보가 남는다. 이는 나중에 참고하거나 검토할 때 유용하다. 회사 기록과 업무 추적에 도움이 된다. 글로 보고한 내용은 필요에 따라 공유하거나 전달하기 쉽다. 

일한 것에 대한 증거가 남는다. 자신의 성과를 상사에게 어필할 때 문서로 된 정보가 유용하다. 말로 아무리 잘한다고 해봐야 한계가 있다. 자신의 성과는 글로 보여주어야 한다.


김 부장은 중국 주재원 기간 동안 중요한 성과를 글로 남겼다. 글로 남긴 내용이 있으니 쉽게 정리할 수 있었다. 연말에 상사에게 자신의 성과를 문서로 어필했다. 성과가 글로 남아 있으니, 상사는 높은 고과를 줄 수밖에 없었다.


일곱번째, 주워담을 수 있다.

김 부장이 부사장에게 말로 보고를 하는 중이었다. 말이 꼬이기 시작했다. 김 부장의 생각을 물어보는데 말 실수가 연이어 나왔다. 주워담을 수가 없었다. 이미 뱉은 말이었다. 구두 보고는 엉망이 되었다.

말은 한번 뱉으면 주워담을 수 없다. 글로 작성을 하면 계속 수정을 할 수 있다. 신중하게 보고를 할 수 있다.


여덟번째, 글쓰기 훈련이 된다.

글은 써봐야 실력이 는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다. 회사의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꾸준하게 써봐야 좋은 보고서를 쓸 수 있다. 좋은 글들이 모여서 위대한 보고서가 나오는 법이다.




당신은 말로 일하는 사람인가? 글로 일하는 사람인가?

글로 일하는 사람은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다. 효율적인 업무를 통해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오늘 입을 무겁게 하고 펜을 들어 글을 써 내려가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