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간의 '한국 본국 휴가(건강검진 휴가)'를 마쳤다.
일주일 간 미친 듯이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썼다. '브런치 스토리 저장 글'에 글을 채워갔다. 통장에 저축하듯 글을 채워 넣었다.
한국은 글쓰기 환경이 너무 좋다.
한국이 브런치 스토리 글쓰기에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중국으로 떠나오기 전에는 몰랐다.
당신이 한국에 있다면 (중국에 비해) 브런치 스토리 글쓰기가 얼마나 좋은지 알았으면 한다.
첫째, 중국은 우회 접속이 필요하다.
지금은 상해 푸동공항이다. 시간이 좀 남아있다. 공항 내 스타벅스로 향했다. 갑자기 좋은 글감이 떠올랐다. 글을 쓰고 싶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감들을 쏟아내고 싶었다. 노트북을 켰다. 브런치 스토리를 열었다.
접속 불가다!!!
중국은 '브런치 스토리' 접속이 제한되어 있다. 유료 VPN을 열어 우회 접속해야 한다. 오늘따라 VPN 접속이 잘 되지 않는다. 지금 바로 글을 쓰고 싶은데... VPN 접속을 시도하다가 시간만 보낸다.
VPN 접속에 성공하고 나니 글감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게 글감을 놓쳐버렸다.
한국에서 원할 때마다 어디서나 '브런치 스토리 접속'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VPN : Virtual Private Network의 약어. 가상사설망. 현재 특정 국가의 IP로 접속할 수 없는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하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네트워크 서비스. 중국에서는 Panda VPN을 대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둘째, 한국어 책을 접하기가 어렵다.
작가들은 글감을 다양한 곳에서 얻는다. 필자의 경우 직장 생활 속에서 겪는 에피소드에서 글감을 얻는다. 또 하나의 축으로 독서를 하면서 글감을 얻는다. 중국에서는 한국어로 된 책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좋은 한국어 책을 추천받아도 읽고 싶다면 출장자 편으로 부탁을 해야 한다. 수 일에서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아무래도 책을 가까이하기가 쉽지 않다. 책을 읽지 않으니 글쓰기도 성장하지 않는다. 글쓰기가 늘 제자리다.
한국에서는 글이 막힐 때면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 서가에 꽃인 수많은 책들만 보아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거인들의 글을 접하면 영감이 떠오르고는 했다. 글쓰기에 대한 강렬한 욕망이 샘솟았다. 그러면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쏟아내고는 했다.
셋째, 교류를 하기 어렵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글쓰기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있다. 한국에서는 작가들 모임에 참석하고는 했다.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감을 얻고는 했다. 필자에게 저자 특강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저자 특강을 통해 세상과 교류하고는 했다. 중국으로 오니 오프라인 교류의 기회가 사라졌다.
물론 온라인으로 교류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중국은 네이버, 카카오톡도 접속 불가다. 온라인으로 교류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른 작가님들 브런치 글에 '라이킷'도 누르고, 댓글도 달아야 하는데... 접속이 쉽지 않으니 교류하는 것이 어렵다.
한국에서는 당연하다고 누렸던 '브런치 글쓰기 환경'이 중국에서 얼마나 소중한 지 모르겠다.
솔직하게 말하면 변명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작가님들이 해외에서도 꾸준하게 브런치 글쓰기를 하고 계신다. 스테르담 작가님, 호비와 호지의 아빠 작가님, 스페인 한량 스티브 작가님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 많은 분들이 해외에서 브런치 스토리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에 대한 게으름이 부끄러웠나 보다. 변명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