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 Oct 17. 2023

[40] 사람이 소중하다면 먼저 써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했다. 직장인 수첩에서 사라진 것이 있다. 연락처란이다. 핸드폰이 발전하기 전에는 다이어리에 당연히 연락처란이 있었다. 여기에 지인 연락처, 간단한 정보 같은 것을 적었다.

심지어 전화번호 수첩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제는 굳이 수첩에 전화번호를 적을 필요가 없다. 핸드폰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필요 없는 일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당신의 노트에 사람을 적어야 한다.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회사라는 단어를 한 번 살펴보자.


회사 : 상행위 등 영리를 위하여 2인 이상이 설립한 사단법인 형태의 기업.


회사의 정의에서  '2인 이상'이라는 말에 주목하자. 회사는 2인 이상이 필요하다. 혼자서는 회사가 될 수 없다. 회사의 한자(漢字)를 분석해 보자. 會社(회사)는 會(모일 회), 社(모일 사)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회사는 태생적으로 사람들의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가 회사의 중요한 DNA다. 혼자서는 일할 수 없고 여러 사람이 모여 협업하여 과제를 수행해 나가는 것이 회사다. 인간관계를 잘하면 일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회사에서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좋은 인간관계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인맥관리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술자리도 갖고, 주말에 골프도 치는 것이 아닌가? 인맥관리도 전략이 필요하다. 당신의 인맥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 그저 스마트폰의 연락처 명단과 당신의 기억에 의지하고 있지 않은가?


김 차장은 지방 공장에 5년 파견되어 일하다가 오랜만에 본사로 복귀했다. 김 차장은 본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회의에서 수년만에 A 씨를 다시 만났다. A 씨가 악수를 건네왔다. A 씨는 반갑게 김 차장의 이름을 불렀다. 곤란한 상황이다. 이름과 부서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반갑게 악수를 했는데 손만 잡고 쭈뼛하게 서있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 이름을 기억하려고 애쓸 뿐이다.


이렇듯 사람의 기억은 믿을 수 없다. 몇 년만 지나면 까맣게 잊게 되는 것이 사람의 기억이다. 위의 사례에서

A 씨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김 차장에게 호감이 떨어질 것이다. 전폭적인 협조를 얻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심지어 기억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보다 상사라면 더 타격이 클 것이다.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론>에서 대인관계의 핵심이 되는 비밀을 공개하고 있다. '사람의 이름과 정보를 기억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다시 만나게 될 때 그의 이름과 작은 정보들만 기억해도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육일약국 갑시다.> 에서 소개된 김성오 부회장의 일화를 소개한다.

김성오 부회장은 시골 동네 약사시절 고객들의 이름을 죽어라고 외웠다. 손님을 이름을 알게 되면 40~50번 이름을 되뇌며 외웠다고 한다. 온종일 입에 달고 살았다. 다음에 손님이 다시 오면 이름을 물어보지 않고 조제카드를 꺼내왔다고 한다. 그리고 인사를 건넨다. “김영희 씨! 지난번 편도선은 좀 어떻습니까?’ 그 손님은 깜짝 놀라 죽을 지경이다. 어떻게 한번 손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지.. 사람들은 이름을 척척 외우는 김성오 부회장에게 ‘이름 잘 외우는 천재’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사람들은 이름을 불러주는 육일약국에 친밀감을 느끼고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을 기억해주는 것에 감동한다. 우리는 김성오 회장처럼 고생해가면서 외울 필요는 없다. 그저 노트에 적기만 하면 된다.



사람쓰기를 하라.


내 기억만으로 인맥을 관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금 한번 생각해 보자. 1년전, 3년전, 5년전, 10년전 만난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는가? 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지속적으로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있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의 관계는은 희미해졌을 것이다. 지금은 전혀 교류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80% 이상일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노트는 당신의 인간관계 관리를 완벽하게 서포트해 준다.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노트에 써라.


‘사람 쓰기’는 가장 기본이 되는 강력한 인간관계 관리 전략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쓰지 않는다. 번거롭기 때문이다. 귀찮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쓰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기회가 된다. 꾸준하게 할 수만 있다면 나만의 경쟁력이 된다.


당신의 지인들과 대화하다가 알게 된 이야기들은 노트에 쓰라. SNS를 통해 알게 된 지인의 정보도 적어두어라. 생각보다 많이 적을 수 있어서 놀랄 것이다.

생일, 배우자 생일, 자녀 나이, 자녀 학교, 경력개발에 대한 고민, 재테크 이야기, 새로 이사 간 집에 대한 일상, 함께 방문한 식당 정보, 취미, 관심사, 좋아하는 음식, 술, 스포츠 독서, 인상에 남은 말 등

그냥 소소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을 노트에 써두면 된다.



사람 쓰기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보통 오랜만에 만나면 가족 안부를 묻는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투적인 인사말이다.

- "제수씨는 잘 계시지? 애는 잘 크고?"


여기 평소 사람 쓰기를 하는 김 부장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박 과장과 저녁 약속이 잡혔다. 사람 쓰기를 하는 김 부장은 남들과 다르다. 박 과장와 약속 전에 노트를 펼쳐서 10초 정도 훑어본다. 노트에는 박 과장 아내 이름, 자녀 이름, 나이, 후배 아내의 이직 고민, 박 과장 자녀 어린이집 선택에 대한 고민이 적혀 있었다.

박 과장과 만난 김 부장의 안부 인사는 격이 다르다.


- “박 과장! 지은씨(박 과장 아내 이름) 잘 지내셔? 지난번에 회사 이직 때문에 고민이었다면서 지금은 어때?

- “민서(박 과장 자녀이름) 잘 크니? 네 살(후배 자녀 나이도 알고 있다.)이면 지금이 제일 힘들 때다.

  이때만 지나면 정말 키우기 수월해지더라. 조금만 더 버터라. 민서에게 맞는 어린이집은 좀 찾았니?”


박 과장은 마음이 뭉클해진다. 김 부장이 달라 보인다. '아 나는 김 부장님께 의미있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에 박 과장은 김 부장 아내, 아이들 이름도 모른다. 미안해 죽을 지경이다. 김 부장이 박 과장 가족 이름을 기억해 준 것만으로도 김 부장에게 빚진 기분이다.


다음 번에 김 부장이 박 과장에게 업무를 부탁할 일이 생긴다면  박 과장은 태도는 어떠할 것인가? 답은 뻔하다. 정성을 다해서 도울 것이다. 사실 김 부장이 대단한 것을 한 것은 아니다. 그저 박 과장과 박 과장 스토리 몇 가지를 노트에 적었을 뿐이다.



<요약>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는 인간관계다. 흔히들 인맥관리라고도 한다.
인맥 관리를 위해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기억하는 것이다.
머리를 믿지 말라. 사람을 노트에 쓰라. 사람 쓰기를 당신을 '잘 외우는 천재'로 만들어 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39] 아이디어는 적어야 생존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