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피가 싫다.
커피의 거뮈틱틱한 색깔도 좀 그렇다.
혀을 파고드는 쓴 맛을 왜 즐기는 지 모르겠다.
아내는 '내가 촌스러워 커피의 진정한 맛을 모른다'고 한다.
심각한 문제는 내가 카페인에 취약하는 것이다.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100% 밤에 잘 못잔다.
그런데,
커피를 마신다.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머신에 원두를 채워넣는다.
버튼을 누른다. '드르륵' 원두 가는 소리가 사무실을 깨운다.
'또르르르' 투명한 커피포트에 커피가 흘러내린다.
은은한 커피 향이 사무실을 가득 채운다.
머그잔을 꺼내들고 커피 향을 한 가득 담는다.
아침, 커피 향을 한 잔 한다.
그래서 커피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