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딸아이가 세상에 태어났다.
딸이 말을 배울때 즈음 동화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내가 딸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게 된 것은 아내의 지혜로운 가스라이팅 때문이다.
"아빠의 중저음으로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이의 정서발달에 좋아~"
"그래야 알파걸이 된다고 하네!"
아이들이 유년기 시절 온 가족이 한 침대에 모여 잤다.
잠자리에 누우면 동화책을 읽어 주었다.
아이들은 침실 불을 꺼도 계속 동화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나는 상상속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한국판 해리포터, 방귀쟁이 며느리 속편...
내 마음대로 스토리를 전개해서 들려주었다.
아이들은 쪼그만 두 손으로 아빠를 꼭 잡고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나는 귀여운 아이들에게 살짝 장난을 친다.
스토리가 절정에 이르는 결정적인 순간에...
"내일 이 시간에!"하면서 이야기를 탁 끊는다.
아이들은 난리가 난다.
잠을 안자고 계속 이야기해달라 보챈다.
다음 날 잠자리에서 어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고는 했다.
그랬던 아이들이 훌쩍 커버렸다.
아빠에게 이야기해달라고 졸라대지 않는다.
세상엔 아빠표 이야기보다 더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난 아직도 해줄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젠 아이들이 들어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