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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콩콩 Dec 22. 2017

어른의 일

자주 묻는 질문

어떤 책인가요?

'이렇게 어른이 되는 건가?' 싶었던 순간과 '과연 어른의 일이군!' 하고 깨달았던 시간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오래 전부터 온라인 공간에 글을 써 왔습니다. 이제는 아무도 안 써서 더 애틋해진 싸이월드에 여전히 글을 올리고 있고, 검색 당하고 싶은 글들은 네이버 블로그에 씁니다. 나를 아는 사람은 읽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봐주길 바라는 글은 익명으로 텀블러에 쓰고 있습니다. 목요일의 글쓰기를 시작하면서는 브런치에도 글을 올리고 있죠. 그렇게 써 온 글 중에 그래도 좀 완성도가 있다 싶은 글을 추려내었습니다. 그 중에 독립하면서 썼던 <어른의 일>이라는 글이 있었고, 골라놓은 글들이 그 제목 아래 얼추 엮일 것 같아서 엮어버렸습니다. 오래 고민하진 않았지만 대부분 이전에 없던 일들을 겪느라 힘들 때 쓴 글, 즉 어른이 되어가며 쓴 글이라 이렇게 엮일 운명이었다고 믿고 있어요.

왜 만들었나요?

베를린으로 여행을 다녀온 우리팀 두 명이 베를린에서 썼던 글과 찍었던 사진으로 책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그 방법을 배우러 책 만들기 워크숍에 참여하는데 우리팀의 다른 3명이 책으로 만들고 싶었던 콘텐츠가 있다며 같이 한다는 게 아니겠어요. 어쩐지 안 가면 소외될 것 같아서 친구따라 강남가듯 워크숍에 따라갔습니다. 언젠가 책을 쓰고 싶기도 해서 참관에 의미를 두고 갔는데 4주만에 책을 한 권 만들어야 된다더군요. 그리고 그 워크숍에 참여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업 2주차에 인쇄 직전의 편집 원고를 가져왔습니다. 목차만 겨우 만들어 간 저는 부끄러웠어요.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위에 소개한 대로 글을 모아 책을 만들었습니다. 네, 맞아요. 이유없이 그냥 어쩌다 보니 만들었습니다. 다음엔 좀 이유있게 만들어 볼게요. (다음에 또 뭘 만든다는 소리입니다.)

어떻게 만들었나요?

워크숍에서는 인디자인이나 퍼블리셔라는 프로그램을 쓰라고 권했습니다. 그런데 인디자인은 체험판은 1주일 밖에 사용할 수 없었고, 퍼블리셔는 좀 낯설었어요. 선생님이 지나는 말로 PPT로 만드는 사람도 있다고 해서 제일 익숙한 프로그램인 PPT로 편집을 시작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은 안 써봐서 모르겠지만 PPT는 쪽 번호와 여백까지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나씩 편집해야 했어요. 몇 번씩 여백을 바꾸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다시 작업해야 했을 때는 후회했지만 돌아가기엔 너무 먼길을 와서 계속 PPT로 편집했습니다. 가제본을 3번 해봤는데 귀찮긴 했지만 덕분에 최종본에서는 오류를 아직 못 찾았어요. 물론 이런 건 다른 사람 눈으로 보면 금방 발견 되지만요. (오류를 찾아주신 분께 사례하겠습니다.)


혼자 다 한 건가요?

글, 그림, 편집, 교정교열, 디자인 모두 제가 했습니다. 후훗. 그런데 지나고 보니 정말 내가 다했나 싶어요. 국문학을 전공했고, 오래 글을 써와서 문장에는 좀 자신이 있었는데 다시 보니 잘못된 자신감이었습니다. 여전히 스스로의 글을 교정교열 하는 게 가능한가 싶기는 하지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림은 함께 일하는 동료가 좀 다듬어 주었고, 표지는 언니가 진짜 별로라고 피드백을 줘서 바꾸게 됐어요. 디자인 아이디어는 또 다른 동료에게 받았습니다. 책 날개에 들어가는 작가 소개는 또또 다른 동료가 이건 아니라고 말려서 수정했습니다. 뭐가 좋은지 모르겠어서 헤매고 있는 제게 좋은 의견을 주고, 기꺼이 손을 빌려준 사람들 덕분에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워크숍 같이 가자고 해준 동료들도 정말 고마워요.

그러고 보니 이 사진들도 동료가 찍어줬다.


얼마인가요?

8,000원입니다. 선물할 수도 있지만 굳이 가격을 정하고 파는 이유가 있어요. 워크숍 선생님은 책을 공짜로 주면, 사람들이 잘 안 읽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는 특히 할증을 붙여서 팔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작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음반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 음반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했는데 대부분이 듣지 않았더라고요. CD플레이어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는 세상이기도 하고, 결과물이 비루하기도 했지만 그냥 생긴 음반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한 장이라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8천원에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제게 직접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은 @quaterly_shj 로 DM주세요. 또 스토리지북앤필름​에 입고되었어요. 서점이 추가되면 알려드릴게요.


다음 책은 언제 나오나요?

내년 11월 즈음? 책을 만들면서 다음 책을 생각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김치인 ‘엄마김치’가 떠올랐어요. 특히 엄마의 김장김치를 정말정말 좋아하는데 엄마의 레시피를 아카이빙 해야겠더라고요. 김장은 극한 육체노동이라 엄마가 더 연로해 지시면 어느 해부터 갑자기 못하실 수도 있을 거 같아서요. 요즘은 영상시대니까 비디오와 함께 제작하면 좋을 것 같다는 대략의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이렇게 써 놓으면 좀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남겨요.


더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 주세요.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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