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출근'을 위하여
이 책을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내가 이 리뷰를 쓰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어떻게 해야 좀 더 이 책을 사고 싶고, 읽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 잘 쓰고 싶었는데 그 와중에 게으르기까지 해서 리뷰가 생각보다 너무 늦어버렸다.
이 책을 누가 사지? 그 사람들 어디 있어? 왜 사지? 사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안 사는 사람들은 왜 안 사지? 작가님의 질문을 따라 고민해본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 첫 번째, 당연히 마케터.
모바일 서비스 기획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한때 AE였고, 그 다음 회사에서는 플래너였다가 지금 회사에 와서 스스로를 마케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금이야 마케팅이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주니어 시절만 해도 ‘마케팅이나 광고를 꼭 해야겠어!’ 라고 결심한 적이 없다는 것이 컴플렉스였다. 마케팅 원론 수업을 들은 적도 없고, 광고 동아리출신도 아닌데 이렇게 마케팅을 해도 되는 걸까? 그래서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다행히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듯 마케터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지, 좀 더 나은 마케터가 될 수 없을지 고민한다. 이런 고민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사서 사무실 내 책꽂이에 꽂자. 기획서가 안 써질 때, 카피가 도저히 안 나올 때, 심지어 이벤트 당첨자 선정이 지긋지긋한 순간에 꺼내 읽어보자. 혹 도움이 안되면(그럴리 없다고 믿지만) 위로라도 될 것이다. 분명히.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 두 번째, 회사인간
#마케터의일 해시태그를 팔로우 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의 상황, 책을 읽은 감상, 가장 좋았던 부분을 엿보고 있다. 반복적으로 포스팅되는 페이지들이 몇 있는데 ‘성격 나쁜 동료와 일하는 방법’, ‘할까 말까 할땐 하고, 살까 말까 할 땐 사세요.’, ‘일 잘하는 사람’ 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사람은 자기 상황에 비춰 책을 읽기 마련인지 공감하는 부분이 다양한 것도 관전 포인트다. 또 하나 재미있는 지점은 이 책이 <마케터의 일>인 바람에 마케터만 읽게 될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다. 마케팅을 잘 하려면 우선 일을 잘 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디자이너든, 인사담당자이든, 공무원이든, 선생님이든 어떤 형태로든 조직에 몸 담고 있거나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 회사인간이라면 <마케터의 일>을 읽자.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모든 일들에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 세 번째, 취준생부터 리더까지
초기 원고까지 포함해 이 책을 4-5번 읽었다. 마케터의 일은 생각보다 스펙타클해서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데 그 때문일까 책을 읽을 때마다 나를 후려친(?) 대목이 다르다. 이 책이 처음에는 주니어 마케터들이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나와 비슷한 연차의 사람에게 권하기에는 좀 아는 얘기 같지 않을까 싶었다. 몇 번을 읽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이 책은 어느 연차가 읽어도 좋을 것이다.
취준생 시절 ‘지원자격이 없는 나’를 인정하기가 가장 힘들였다. 이력서를 넣기도 전에 공고에 나온 지원자격을 만족하지 못하는 나를 하루에도 몇 번이고 떨어뜨리며 이제까지 내가 살아온 시간이 틀린 것 같아서 속상했다. 구직기간 동안 자존감이 다치지 않기란 얼마나 힘든가. 구직 터널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빨려들어가지 않기 위해 현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자. <마케터의 일>에 구체적인 사례가 많아 특히 도움이 될거라 믿는다.
끝도 없이 가라앉는 자존감을 겨우겨우 붙잡고 긴긴 터널을 지나 신입사원이 되었을 때는 또 어떤가. 이렇게 힘든 과정을 지나서 겨우 된 게 신입이라니.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 수를 헤아리자고, 경품 박스 크기를 비교 하자고, 그 시간을 지나 왔다니. 그런데 그 마저도 서툴고, 엉망이고, 일못이라니. 내가 일못이라니!!! 회사가 유독 나에게만 차갑고 뾰족한 곳 같았던 신입시절에 이 책을 만났더라면 덜 지쳤을지도 모르겠다. 일의 겉 뿐만 아니라 속까지 지금뿐만 아니라 다음까지 생각할 수 있는 신입이고 싶다면 <마케터의 일>을!
이사님 작가님에게서 매일 배운다. (아마도) 처음부터 잘했고, 잘하는 채로 십 몇년을 마케터로 살아온 이사님을 바로 옆에서 보며 이사님같은 리더가 되어야지 소망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저렇게 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친구에게 이런 고민을 이야기 하자, ‘아오 저 사람처럼은 절대 되지 말아야지.’ 하는 리더랑 일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 말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권위적이지 않되 권위있는 리더. 사랑주고 사랑받는 리더. 그 리더가 쓴 책을 안 읽으면 그게 누구 손해인가? 장담하는데 세상의 이사님 중에서는 우리 이사님이 제일 귀여울 거다. 귀여운 리더가 되고 싶다면 <마케터의 일>을 놓치지 마시길.
좋은 영향력
이사님은 <마케터의 일>에서 엿볼 수 것처럼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분인데 책을 쓰면서 그 일들을 일시정지 하느라 힘들어 하셨다. 이사님이 좋아하는 것들을 기꺼이 멈추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동안, 그 도전을 통해 우리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한편의 글이되고 책이 되는 동안 팀원들은 많은 자극을 받았다. 이사님이 매일 밤 원고와 씨름하실 때 팀에 책 만들기 워크샵 바람이 분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워크샵에 참여한 사람 중에서 나까지 세 명이 책을 만들어 냈고 (독립책방에서 살 수 있다), 최근 마케터 한 명이 저자대열에 합류했다. 책을 준비중인 팀원들도 여럿이다. 우리가 받은 좋은 영향력이 <마케터의 일>을 통해 많은 독자들에게 닿길 바란다.
갑자기 고백
나는 우리 이사님이 또 우리팀이 좋다. 너무 매력적이라 안 좋아할 수 없다. 나는 이사님이, 우리팀 사람들이, 또 우리 회사도 모두 잘됐으면 좋겠고, 행복하길 바란다. 할 수 있는 게 좋아한다는 말 뿐이지만 이 마음도 좀 알아줬으면 싶다. 같이 일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까지 일이라고 했으니 작가님! 저 일 잘하고 있는 거 맞죠?
그래 모두에게 다 좋은 책이 어디 있겠어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주억거리며 책 끝을 접고, 밑줄을 그었지만 다른 누군가는 책이 일러주는 방법을 ‘뭐야 다 아는 얘기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진짜 아는 얘기일 수도 있고, 책이 주장하는 바와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것 나름으로 좋을 것 같다.
<책 잘 읽는 방법>에 (김봉진 작) 책에서 변명을 찾지 말라는 조언이 나온다. 그동안 동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책만 골라 읽었던터라 깜짝 놀랐다. 이후로 는 책이 주장하는 바를 무조건 받아드리지 않도록 읽으려고 한다. 하지만 <마케터의 일>에는 내가 함께 겪은 일도 꽤 있어서 과연 비판적인 읽기가 가능한지, 칭찬 일색의 리뷰가 되지 않을지 조심스러웠다.
<마케터의 일>에 조금 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거리를 둔 읽기가 가능할 것이고, 작가와 자신의 생각을 견주어 보기도 수월할 것이다. 누군가와 생각을 견주어야 한다면 그 상대가 잔챙이 보다는 내공있는 쪽이 훨씬 더 흥미롭지 않을까? (물론 작가님의 내공이나 배달의민족이라는 브랜드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는 이 마저도 해당사항 없겠지만)
진심이구나. 진심이야.
이사님은 원고를 팀원들에게 미리 보여주시며 피드백을 받았다. 이제 막 회사에 들어온 막내사원의 의견까지 귀 기울이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따뜻했다. 한국에서 나름 많이 알려진 브랜드를 이끄는 40대 남성 이사로서 가진 권력이 본인도 모르는 새에 책에 드러나 혹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일을, 마테터라는 직업을, 브랜드를, 동료를, 책을 읽을 독자까지 듬뿍 사랑하는구나. 이건 진심이구나. 진심이야.
진심으로 쓰여진 이 책을 부디 많은 사람이 읽고 따뜻하고 단단단 마케터, 공무원, 선생님이 되는데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너무 길어서 오히려 아무도 안 읽고, 그래서 아무도 <마케터의 일>을 안 살까봐 하는 세 줄 요약.
- 마케터뿐 아니라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읽어도 좋을 책
- 동의할 수 없다면 생각의 경쟁자로 삼아도 좋을 책
- 장인성 이사님 짱짱맨,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