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가 대대적인 공사중이다.
굴다리같은게 있었는데 철거를 위해 막아놓은지 벌써 몇 달째인지 모른다.
바로 큰 길 가는 지하도로 공사중이다. 이 모든것이 지하철 역 연장을 위한 공사이다.
그 옆을 지날때면 뚫린 지하 공사 현장이 훤히 보이는데 내 차 아래 이 도로는 과연 안전한걸까. 지나가는데 내려앉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늘상 드니,이게 왠 정신적 에너지의 낭비인가 싶다.
한 방송사에서 새로 시작한 드라마는 서울에 대지진이 난다는 내용이라 한다.
길 아래에 구멍이 나고, 멀쩡하게 지나가던 차가 빠졌다는 뉴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요즘의 한국이라면, 대지진도 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당연히 들지 않나.
산 아래 있어 고요하고 창으로 다른 아파트를 보는것이 아니라 계절별로 산의 색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어 매우 낡았음에도 신나하며 이사온 지 2년이 채 안되었는데, 오가는길에 이런 불안함을 느낄줄이야.
강은 강의 색을 잃고 산인 척 하는 색을 입었고,
산은 민낯을 드러내게 깎아 볼썽사나운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하고,
며칠의 경기를 위해 500살이 넘은 나무를 마구 잘라내면서도 잘못된 줄을 모르니,
여하튼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고, 더 이상의 편리함을 추구하지 않고 자연을 지키며 조금 더 불편하게 사는것을 감수하고 싶은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