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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림 Dec 29. 2015

마음이 답답해서.


2교시는 글짓기 시간이라 아이들 연필이 종이에 닿으며 내는 슥삭슥삭 소리만 방 안을 채우고 참으로 고요하다.

그래서 나도 수업 일지 쓴다고 펼쳐놓은 노트북으로 페이스북도 보고 뉴스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김에 끄적끄적.



토요일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여파가 큰 것 같다.

어떤 이들은 왜 남성들을 일반화하냐며 분노한다던데, 많은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성범죄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을 생각할 때 당신들이 분노하는 부분이 고작 일반화라서 좋겠다는 반박글도 보았다.

글쎄. 나부터도 언제부터인가 외출해서 화장실을 가면 한 번 둘러보게 된다. 혹시 여기 뭐 숨겨져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함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20대~40대 남성 수가 1200만이라는데 소라넷 가입자가 100만명으로 밝혀졌다. 12명 중 하나라는 이야기이다.

저 반박글이 과하지 않게 느껴지는 건 비단 내가 여자라서일까?



페이스북에서 유명한 어떤 인사는 자신은 수많은 야동을 보지만 자신의 취향은 "사랑" 이 담긴 몰카라며 당당히 밝혔다.  어떠한 미사여구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해도 그것은 범죄일 뿐인데 그 글에 달린 덧글들을 보니 이 사회에 얼마나 많은 잠재적 성범죄자들이 존재하는지 알겠다.

남성 대상 성범죄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반박한다면, 그렇다. 그것도 당연히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범죄이다.

그러나 2014년 한국성폭력 상담소의 상담통계에 따르면 전체 성폭력의 95%는 여전히 여성이다.



내가 여자라는 것, 딸이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사회에서 이렇게 큰 걱정이 될 줄 몰랐다.

딸들을 이 성범죄 천국에서 어찌 키울까 싶어 눈물이 다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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