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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루리 Nov 01. 2021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이서희

'반짝이는 행복은 사실 아주 가까이에 있다.'  - 파랑새 -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고 늘 스스로에게 되뇌입니다. 바쁜 일상에 찌들어 내가 무엇을 쫓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얘를 쓰는 것인지 잊고 살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면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마치 나의 것인냥 대입하여 위안을 얻습니다. 면죄부를 주거나 핑계거리를 찾기 위함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란 누구나 자신의 뜻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을 때면.. 마음의 위안이 되어 줄 무언가를 찾으니까요.

오늘의 책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역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위안을 찾고 싶은 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안식처가 되어 주는 고마운 책입니다.

 

저는 동화를 참 좋아합니다. 제 기준으로 동화만큼 마음의 위로가 되는 것도 없으니까요. 힘든 일상을 살아가는 성인 누구나가 마찬가지 아닐까요? 흔히 그런 얘기를 하죠. 마냥 뛰어놀기만 했던 어린 시절.. 그 때가 참 좋았는데.. 눈을 감으면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던 뒷산, 개울가가 머릿속에 떠오를 것만 같습니다. 시대가 변한만큼 요즘에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겠지만 지금의 어린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학교에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뛰어 놀던 그 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테죠. 작가의 말대로 우리들 안에는 여전히 어린 아이가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더더욱 그런 것 같네요. 나이만 먹은 어린이일뿐이다 보니.. 때로는 나도 피터팬이 되고 싶은 욕망이 생깁니다.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은 총 25편의 아름다운 동화 속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샬롯의 거미줄', '어린 왕자', '파랑새', '어부와 영혼', '크리스마스 캐럴','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꽃들에게 희망을', '비밀의 화원', '빨간 머리 앤', '하이디', '모모', '톰 소여의 모험', '오즈의 마법사', '마당을 나온 암탉','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세암', '마틸다', '푸른 사자와 와니니',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아름다운 아이', 긴긴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플란더스의 개', '키다리 아저씨', '폴리애나'

제목만 나열한 것 뿐인데.. 벌써 마음이 포근해지는 기분이네요. 사실, 제가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야 일부 접할 수 있었던 서양 명작소설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생각해 보니 일부는 책보다 '애니메이션'으로 접했던 것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그 속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글귀들은 어김없이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요즘 서점가에는 '곰돌이 푸','빨간 머리 앤'등.. 옛날 애니메이션이 그려진 에세이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교훈적인 글들이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과도 같은 만화속 그들과 함께 하다 보니 저절로 마음이 치유되는가 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상술처럼 느껴져 고개를 젓기도 했는데.. 어느덧 서점에 갈 때면 책장을 한장씩 넘겨보고 슬며시 웃음짓는 스스로를 마주하게 되네요.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을 읽으면서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동심을 되살아나게 해 주는 책.. 그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


어린 친구들에게 말해 주고 싶었던 교훈섞인 이야기들이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비로소 절실하게 느껴지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네요. 정말, 제목이 말하는 그대로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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