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역시 엄마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란다
나는 오래 기다려서 딸을 만났다.
세 번의 아픔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나를 찾아와 주었다.
어리지 않은 나이에 아이를 가졌기에 소중함이 남달랐고, 딸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알아주었는지 딸이 찾아와 주어서 여러모로 감동적인 임신기간을 보냈다.
그렇게 태어난 딸과 나는 거의 33개월 동안 매일매일의 모든 순간을 함께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금에 와서(지금 내 딸은 50개월이 넘었다) 되돌아보면 힘든 순간들은 기억나지 않고 정말 모든 순간이 행복했던 것 같다.
그렇게 아이는 나에게 큰 행복을 주는 존재이다.
반짝반짝하는 눈빛만으로도, 오물오물하며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옹알옹알 거리며 혼자 노는 모습 만으로도 감동을 주던 아이가 이제는 말을 하고, 나와 교감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다니.
모든 것이 감동이고, 눈에 담고, 또 마음에 가득가득 담는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순간들이다.
그중에서도 마음속에 콕 박혀 더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있다.
바로 며칠 전이 그랬다.
내 딸은 생후 60일경쯤부터 분리수면을 했다. 빽빽 우는 딸과 함께 나도, 남편도 눈물을 꾹꾹 참으며 분리수면을 시도했고 성공했다. 덕분에 육퇴 후에 너무나도 편안한 40개월 가까이를 지냈다.
문제는 40개월 이후에 아이가 똑똑해진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여행을 가면 늘 같이 자 왔기에(여행에 가서도 분리수면을 할 수 있을 커넥트 룸을 잡기에는 돈이 아깝다, 아니 그럴 돈은 없다) 40개월이 될 때 즈음에도 나와 딸은 같은 침대에서 자며 여행을 즐겼다.
근데 여행에서 돌아오고 난 이후 엄마가 자기와 함께 안 잔다는 것을 느낀 딸이 그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엄마가 코를 골아서 네가 피곤해한다, 잠은 편안하게 자야 한다, 네 침대가 너무 작아서 엄마는 힘들다 등등 갖가지 핑계를 대보았지만 결국 고양이 같은 딸의 눈망울에 항복한 나는 일주일에 한 번 딸과 같이 자게 되었다. 딸과 같이 자는 날은 귀여운 딸의 모습을 잔뜩 눈에 담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딸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것이 눈에 보여서 나도 행복하다. 하지만 쪼그려 자야 하고, 딸에게 발로 치이고, 가끔 뺨도 세게 맞기 때문에 피곤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아침에는 미소 지으며 꼭 안아주고 행복한 하루를 맞이할 수 있도록 나의 피곤함을 지운다.
그날도 피곤하게 눈을 떴다. 유독 딸이 더 일찍 눈을 떴다.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고 딸을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행복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던 딸이 내 품에 폭 안기며 말했다.
“엄마는 가장 소중한 내 보물이야.”
눈물이 핑 돌았다. 미안했다. 딸은 모르게 한다고 했지만 피곤함에 묻어나는 나의 부정적 감정들이 혹여나 딸에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이리도 순수하게, 무조건적으로 나를 사랑만 해주는 존재라니. 언젠가는 이렇게 나와 함께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좋아한다 하더라도 언제까지고 계속할 수 없는 일임을 알고 있기에 엄마도 이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노라 딸에게 더 정확하게 표현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딸은 엄마 인생 최고의 선물이야. “
“아 행복해. 엄마 사랑해”
“엄마는 더 사랑해”
”나는 셀 수도 없을 만큼 사랑해! “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느낌.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해지는 순간이었다.
나의 엄마도 나를 키우며 이런 마음을 느꼈겠지? 생각을 해보며 나는 내 딸처럼 엄마를 사랑한다고, 엄마가 나에게 소중한 존재라고 이야기해 보았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런 것 같지만 또렷하지는 않은 기억들.
엄마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곧 엄마가 좋아하는 간식을 사서 엄마를 보러 가겠노라 이야기해야지. 그리고 이 이야기를, 또 엄마도 나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이야기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