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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Dec 01. 2023

보통의 언어들  by 김이나

혼독함공_독서일지

❝싫어하는데 이유가 있어? 싫으면 그냥 마음이 싫은 거야❞

나는 싫은 이유가 있어서 싫다고 했는데, 그때 내가 지울 수 없는 서럽던 감정을 너도 알아야 한다고 말해주려고 했는데. 나는 역공을 당했고, 서글퍼 울부짖었습니다.


✍✍

나는 그동안 선을 긋고 선들을 이어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이런 모양이니 내 모양을 흐트러뜨리지 마!!! 경고했습니다. 사실은 내가 대적할 수 없어서, 담을 쌓고 진을 치고 방어 자세로 대했던 겁니다. 나는 겁이 많아서 그런 거였습니다. 고백하건대 나는 좀 지쳤습니다.

반복된 상황에, 불현듯 든 한 생각에 의심을 품고 균열을 일으켰습니다. 믿음이 깨지고 사랑은 없다고 단정 지었습니다. 그런 나에게 상대는 사랑이 없으니 믿음이 없고 싫어진 거라 대응했습니다.


✍✍✍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주문처럼 가슴에 새기던 이 말이 남에게 하는 허울뿐이었나 봅니다. 평화를 위해서는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화해하는 것이라 합니다. 이제 지리한 싸움을 끝내려 합니다. 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좀 더 싸워야겠지만 원인을 찾기 전에 이해해 보려는 마음을 잡겠습니다. 사람에게는 잘못이 없다, 다만 상황이 나빴을 뿐이다. 이 말이 나에게도 통하길 바랍니다.



�제목 #보통의언어들

�작가 #김이나

�#한줄질문 #올 한해 가장 후회하는 것은?

�#한줄생각 #언어, 단어 한 글자의 #미묘함 #섬세함 #예민함을 아는 그녀



� 사과하다

사과를 전장의 백기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선언하고 나면 모든 게 종결되는 것처럼. 전쟁이 끝나면 곧바로 평화인 경우는 없다. 특히 피해를 입은 국가라면 그때부터가 오히려 아픔의 시작이다.


� 실망

실망은 결국 상대로 인해 생각하는 감정이 아니다. 무언가를 바란, 기대를 한, 또는 속단하고 추측한 나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다


� 마음을 방치하지 말아 달라는 혼잣말

나를 들여다보고 챙긴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령그렁 맺히는 눈시울도 내 몸이 내가 들어줬으면 하고 중얼대는 혼잣말이고, 평평 쏟아져 나오는 오열은 내가 내게 살려달라고 외치는 울부짖음이다.


� 인생을 극으로 본다면 작가는 나고 주인공도 나다. 위기에 빠진 주인공을 위해 작가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음 회차로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것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순리에 모든 걸 맡기는 것. ‘걱정에 빠진 나를 구원하기 위해, 가만히 숨을 쉬며 누워 있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된 다음, 주인공을 위한 최선의 다음 화를 써 내려가 보는 거다. 주인공이 방치될 순 없으니까.


� 헤어짐이라는 건 꼭 누군가의 잘못 때문에 일어나는 건 아니죠. 그냥 마음이 끝났을 뿐인데 내가 어떤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죠. 이건 그저 상대의 마음 온도가 식어가는 속도 같은 게 두 사람이 맞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일인 거죠.


✍✍✍✍

남자는 윤종신, 여자는 김이나. 나는 그들을 음유 시인 가수라 칭하며 팬을 자처합니다. 가수 김이나, 그녀가 쓰는 노랫말은 평범하지만 낭만스럽고, 유별스럽게 들립니다. 그녀가 보통의 날에 들려준 언어가 내 마음에 굳게 자리한 날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저녁, 그녀의 단어를 곱씹으며 마음을 단단히 먹고 부드러움으로 무장합니다.



#예쁜책&초판본&재독하는&낭만독자

#정리도서평이된다면_정약용의초서처럼

#책도스포일러가있다면_작가님실례하겠습니다

#이많은책을왜읽지요?

#그몇줄을이해하기위해서!

#눈물나는날에는엄마_김선하

#책보다재밌는거있으면그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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