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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Apr 10. 2024

대상독자를 두지 않습니다

후마니타스선하

 

"작가님 책을 누가 읽었으면 좋겠어요?"

"제 딸이요."

"개인 소장용으로 책을 내실 건가요?"

"아니요."

"출판사는 팔아야 할 대상이 있어야겠지요?"

"제 딸이 읽어주면 되는데. 한 명이면 돼요."

"그럼 출판사는 싫어해요."

      

처음 여행서와 엄마책을 투고할 때 출판사에서 묻고 나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무명 신인 작가가 내뱉은 기고만장한 말 한마디로 첫 출판의 기회는 날아가 버렸습니다. 다시, 이제는 출판해야 한다는 압박에 대상 독자를 정했습니다. 책이 팔릴 독자를 구체화하였습니다. 사십 대, 세상 모든 딸.      


그러나 책을 내고 보니 예상 밖입니다. <눈물나는 날에는, 엄마> 제목 때문이었는지 내 책은 엄마와 딸, 모든 연령의 엄마와 딸이 독자가 되었습니다. 6, 70대는 떠난 엄마를 그리워 눈물 흘렸습니다. 4, 50대는 삶의 전환에서 존재를 되돌아보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3, 40대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며 육아의 고충으로 눈물지었습니다. 하나의 에피소드 <스토너>가 보여준 아버지의 눈물이 매웠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에피소드, <장례식과 유품>은 청년과 노년의 괜찮은 삶을 지향한 눈물은 달았습니다.     


나는 오로지 나의 딸과 엄마를 향해 글을 썼습니다. 세상 밖으로 나와서는 모든 엄마와 딸,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을 향했습니다. 내가 세상을 향해 외친 것이 아니라, 내가 보여준 세상에 들어온 모두가 그렇게 봐주었습니다.     


책 속 문장 하나하나를 필사하고, 그 필사 중에서 고르고 고른 한 문장은 내 아침을 여는 스승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아침 그 문장이 더는 필요치 않았고 나를 버티게 하지 못했습니다. 한때는 내 삶을 버티게 해준 부적 같은 것이었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다시 나를 살게 하는 문장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 글은, 특정 독자 없이 나아갈 생각입니다. 독자의 경계가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처지에 따라 내 글을 읽는 사람이 대상 독자이고, 내 곁에 머무는 사람이 인연입니다. 나는 내 글을 좋아해 주는 사람을 향해 좋은 글을 쓸 것입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내 글과 내가 잊혀도 괜찮습니다. 시절인연이 다하는 날까지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나는 내가 필요는 독자를 위해 글을 쓰고, 사람을 향해 머물겠습니다.           



#월화수목금7:30

#책과강연기획자의아침생각

#동기부여자기계발비즈니스도

#결국은사람입니다

#선하’s후마니타스     



⚫ 책 <세이노의 가르침>

⚪ 가르치는데 돈을 받지 않는다

⚪ 그의 글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이다

⚪ 자기 계발서임에도 다양한 독자층을 이룬다

⚪ 책 속 소개된 오래된 책이 역주행, 출판 시장이 되살아났다     


⚫ 출판사 <데이원>

⚪ 책을 내려고 글쓰는 사람이라면

⚪ 출판탐험 : 시대에 맞는 출판 경향 익히기

⚪ 독서공부 : 쓰는 사람으로서 읽는 사람이 되기

⚪ 과감한 실천 : 어제와 다른 오늘을 선택, 다른 내일 꿈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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