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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Jun 07. 2024

내가 지켜야 할 나의 것은?

혼독함공독서일지


안녕하세요~

책보다 재밌는 것 있으면 뭐든 하는, 여왕벌 선하입니다.


오늘은 재독하는 즐거움, 다시 읽은 책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소개합니다.



한줄 & 질문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 니체

 & 마지막까지 나를 버티게 하는 것은? 나를 살아있게 하는 것은? 내가 지켜야 할 나의 것은?



매번 생각했습니다. 상상했습니다. 지금, 이 상황만 벗어난다면. 벗어날 수 있다면. 나는 오랫동안 환경을 탓했고 내 주변 사람을 원망했고 내 처지를 한스러워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습니다. 나는 내가 증오하고 벗어나길 소원했던 그 환경과 사람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내 처지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희망과 기대와 밝음보다는 좌절과 무기력을 느꼈습니다. 내가 그토록 그토록 꿈꾸었던 시간 앞에서 다시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지난 시간에 대한 억울함이 다시 나를 괴롭혔습니다. 그 무엇이 나를 허무로 이끌었습니다. 벗어나고 싶어서 안간힘을 다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무기력으로 변한 것일까요?


 지친 몸을 이끌고 밤낮을 헤매듯 광야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를 돌아봅니다. 전쟁 같은 삶을 그저 버티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고립과 자립은 나를 앙상하게 처참하게 어둠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무엇보다 정신력을 버티어줄 신체가 바닥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좀 더 자고 싶었지만, 독박육아하는 엄마 처지라 늦잠과 게으름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동시에 발동했습니다. 무조건 해내야만 할 일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짬짬이 조금씩 파고들었고 나는 해나갔습니다. 나에 대한 철저한 관리는 그때부터였습니다. 지독하게 이 악물고 지낸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나 내 삶의 평화를, 일상의 평온함을 찾았을 때 나는 좀 망설였습니다. 나의 선택과 믿음에 축복보다 허무가 끼어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늦잠을 잤습니다. 눈을 뜨고 천장을 보며 멍한 초점으로 응시한 밖은 평화로웠지만, 마음은 평온하지 않았습니다. 내 의지와 선택과 믿음이 명료하지 않은 아침이었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지친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운 지난 시간이 잠시 그리웠습니다. 그때 최악의 상황은 나를 살아내야 할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삶이 목표이자 목적이었습니다. 그때를 기억하며 지금, 살아있음의 의미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 살기 위해서, 이제는 제대로 살기 위해서 말입니다.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나옵니다. 기지재를 펴고 침대보를 정리합니다.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식탁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혼자 먹는 밥이라고 대충 손에 잡히는 것을 먹지 않습니다. 밥 반찬을 꺼내어 대접합니다. 나에게.


책상에 앉습니다. 그렇게 꿈꾸었던 나의 책 읽기와 책 쓰기가 다시 진행 중입니다. 억지로 글감을 만들어서 쓰는 중입니다. 다시 해야만 하는 일, 꼭 하고 싶은 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 설정 키워드를 만들고 움직입니다.  


사람은 의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 상황에 의지를 살립니다. 최악의 사황을 맞은 죽음의 수용소에서 박사는 알았습니다. 그곳에서 벗어나 살아남은 그가 알았던 그 자유의지를 알았습니다. 삶은 의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의해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고자 하는 의지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에서 꽃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책 속 밑줄


�p.80 내적인 삶이 심화 되면 예술 자연 풍경에 감동하고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니라고 말한다.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살 수 있다!


�p.115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그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p.139 니체가 말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살아야 하는 이유가 목표가 된 것이다. 삶이란 막연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짐을 짊어지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그에게만 주어진 독자적인 기회이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내세우는 것 즉 삶으로부터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p.151 어느 날 감독이 미리 나를 불러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아침에 배급받은 빵을 아껴둔 것이 분명했다. 그는 나에게 인간적인 그 무엇도 함께 주었다. 그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와 눈길이었다.


�p.173 내면의 긴장은 정신건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로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성이 아니라 정신적인 여정이다.


�p.184 인간의 주된 관심이 쾌락을 얻거나 고통을 피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데에 있다는 것을 로고 테라피의 기본 중의 하나이다.


 “오늘날 정신 건상 철학은 인간은 반드시 행복해야 하며 불행은 부적응의 징후라고 생각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치 체계가 불행하다는 생각 때문에 점점 더 불행해지면서 피할 수 없는 불행의 짐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을 만들어온 것이다.


�p.215 타고난 자질과 환경이라는 제한된 조건 안에서 인간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판단에 달려 있다. 나는 살아있는 인간 실험실이자 실험장이었던 강제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성자처럼 행동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은 내면에 두 개의 잠재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어느 것을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그 사람의 의지에 달려 있다.


�p.221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내재해 있는 잠재적인 의미를 실현시킴으로써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시련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 시련에서 여전히 유용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실현을 가져다주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다. 롱은 자기 목을 부러뜨리도록 선택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일 때문에 자기 자신이 무너지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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