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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Jun 17. 2024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혼독함공 독서일지


�충분하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문학과 지성사 /208쪽

�위로의 텍스트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 당신이 가장 충분하게 가진 것은 무엇인가요?     

� 시 읽은 밤, 시 쓰는 새벽. 시에는 없는, 목차에도 없는, 나에게 필요한 그 말 – 충분합니다. 오직 제목에 위로받아 읽었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뭐라고, 오랫동안 나를 토닥였습니다. 충분합니다. 나는 이미 충분합니다.      


짧게 쓰인, 시

많은 것을 담아둔, 시인

그러나 절대 쉽지 않은, 시어    

 

절망과 죽음을 죽이고

꾸역꾸역 꺼내놓은 단어들의 조합

그러나 절대 가볍지 않은, 격려     


목이 타는 이 갈증과 숨이 차오르는 이 통증을

살아있음에 반증이라고 여기며 몸에 새기는 한마디

그러나 절대 들뜨지 않은, 시인의 소중한 위로     


충분합니다.

이미 충분합니다.

더는 힘쓰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혼독함공독서일지

#예쁜책초판본재낭만독자

#정리도서평이된다면정약용초서처럼

#책도스포일러가있다면작가님실례하겠습니다

#이많은책을왜읽지요?

#그몇줄을이해하기위해서!

#책보다재밌는거있으면그거하세요    


      

�p.199 바쁜 일과에 치여 하루하루 숨 가쁘게 달음질치는 우리에게 쉼보르스카는 유고 시집 <충분하다>를 통해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너무 애쓰지 마요. 너무 서두르지 마요. 이미 당신은 충분합니다. 시인의 손에 이끌려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 풍경에 찬찬히 눈길을 돌려보면, 사소한 일상에 깃든 삶의 소중함에.”

그 눈부신 아름다움에 새삼스레 감탄하게 된다. 어쩌면 주어도 목적어도 없는 '충분하다'라는 미완성의 문장은 시인이 자신에게,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마지막 한마디였으리라.     


나의 시에게

Do wlasnego wiersza     

가장 좋은 경우는

나의 시야, 네가 꼼꼼히 읽히고,

논평되고, 기억되는 것이란다.     

그다음으로 좋은 경우는

그냥 읽히는 것이지.     

세번째 가능성은

이제 막 완성되었는데

잠시 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


네가 활용될 수 있는 네번째 가능성이 하나 더 남았으니

미처 쓰이지 않은 채 자취를 감추는 것,

흡족한 어조로 네 자신을 향해 뭐라고 웅얼대면서.     


�p.121 너는 왜 편지를 쓰지 않니 / 이따금 행복하게 지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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