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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Nov 17. 2024

할수있다면스스로답을찾도록해

혼독함공독서일지

#혼독함공독서일지15,269

#연금술사 #파올로코엘료 #문학동네

#당신의메카는어디에있는가

#우림과툼림 #할수있다면스스로답을찾도록해


지인이 책을 냈다. 그는 책 출간 이전에 이벤트를 했는데 북펀딩이란다. 북펀딩에 참여한 사람의 이름을 깨알같이 쓴 종이는 그대로 띠지가 되었다. 책을 받고 내 이름이 있나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다. 나름 책 이벤트로 괜찮다고 생각은 했지만 나는 그것을 할 줄 모르고, 띠지를 만들 계획도 없다.


오래전 레코드사에서 음반 하나를 보냈는데 커버에 THANK YOU FOR ... SPECIAL THANK YOU... 문구가 기억났다. 음반이 나오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감사면 모두 감사지 특별히 감사할 사람은 뭐고, 그냥 감사할 사람은 뭐지 하는 생각에 이런 이벤트도 그냥 넘기기로 했다.


수첩을 꺼내 적어 내려갔다. 너무 많지만 딱 다섯 손가락만 추켜올리기로 했다. 정말 감사할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그리고 수많은 사람 중에 놓친 사람이 있으면 그가 너무 서운할까 해서 그냥 다섯 손가락만 쓰기로 했다. 내가 감사할 사람은 수천 명은 될 것이고, 특별히 감사할 사람도 수백 명이다. 그러니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면 조금 더 기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냥 넘어갈 것 같다.


오늘의 감사는 내가 두 번째 책을 내도록 결심을 도운 사람이다.


친애하는 자매님, SN 여사

첫 번째 책을 내고 보니, 이제 책을 쓸 수는 있겠는데 팔 수는 없어서 책을 준비하기가 어렵다 했더니 소장용이라 생각하고 내! 소장용? 그렇다면 부담 없이 해볼 만했다. 그래서 가족문집을 꺼내 원고작업을 시작했다. 쓰면서 소장용을 소장할 만한 가치 있는 책으로 만들자는 욕심이 생겼다.


도와줄게요, 데이몬캉

30쪽 가족문집을 200쪽 원고로 작업을 마쳤다. 투고 직전 마음을 바꾸어 내 출판사에서 내 책을 내기로 했다. 나는 성격이 급하고 직진형이지만 딴 길로 새기도 잘한다. 그래서 울타리를 치고 정리하고 직언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는 나의 원고에 밋밋함을 벗어나기 위해 전체 구성을 변경하는 대신 목차를 두고 장을 구분할 것을 제안했다. 만들고 보니 그 때문에 내 책이 더 괜찮아졌다고 자신한다.


꿀벌 둘, 아드리와 오드리

말해 무엇할까. 내책에 노개런티로 등장하는데 허락한 나의 보물이다. 인세가 얼마나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책에 수익금이 생긴다면, 세금도 떼지 않고 아낌없이 그들의 간식비로 충당할 것이다.


그리도 남은 한 명, 바로 당신

다섯 번째 엄지 손가락은 바로 당신이다. 내 책에 조언을 했거나, 내가 이 길을 가는데 응원했거나, 앞으로 내 책을 사줄 미래 고객 미래 독자이거나, 그가 누구라도 어떤 마음과 행동이라도 나는 당신께 감사한다. 감사해야 한다. 감사할 것이다.


노인은 금으로 된 흉패 한가운데 박혀 있던 흰색과 검은색의 보석을 하나씩 빼냈다.

“우림과 툼림이라네. 검은 것은 ‘예’를 뜻하고 하얀 것은 ‘아니오’를 뜻하지. 표지들을 식별하기 어려울 때 도움이 될 걸세. 하지만 언제나 분명한 질문이어야 하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자네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하게. 보물이 피라미드 근처에 있다는 것은 자네도 이미 알고 있었네만. 그럼에도 자네가 내게 양 여섯 마리를 주어야 하는 이유는 내가 자네의 결심을 도와주었기 때문이라네.” p.59


“그런데 아저씨는 왜 지금이라도 메카에 가지 않는 거죠?” 산티아고가 물었다. “왜냐하면 내 삶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바로 메카이기 때문이지. 이 모든 똑같은 나날들, 진열대 위에 덩그러니 얹혀 있는 저 크리스털 그릇들. 그리고 초라한 식당에서 먹는 점심과 저녁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바로 메카에서 나온다네. 난 내 꿈을 실현하고 나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까 두려워. 자네는 양이나 피라미드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고 그걸 실현하길 원하지. 그런 점에서 자네는 나와 달라. 나는 오직 메카만을 꿈으로 간직하고 싶어. 마음속으로는 벌써 수천 번 사막을 가로질러 성스러운 반석이 있는 광장에 도착하고, 율법에 따라 그 바위를 만지기 전에 광장을 일곱 바퀴 돌고 있는 나 자신을 눈앞에 그려보았지.” p.94


“그대는 지금 사막에 있으니, 차라리 사막 속에 깊이 잠겨보게. 사막이 그대에게 깨달음을 줄 걸세. 사실 이 땅 위에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 그대에게 깨달음을 주겠지만 말이지. 사막을 이해하려고 할 필요는 없네. 모래 알갱이 하나를 들여다보기만 해도. 마음속에서 천지창조의 모든 경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니.”

“사막 속으로 깊이 잠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대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게. 그대의 마음이 모든 것을 알 테니. 그대의 마음은 만물의 정기에서 태어났고 언젠가는 만물의 정기 속으로 되돌아갈 것이니 p.208


   


#혼독함공_읽다_독서일지

#예쁜책초판본양장본재독하는낭만독자

#책보다재밌는거있으면그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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