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교과서 지참은 필수입니다
쓰는 자의 일상 철학 047
1.
모든 공부는 교과서가 필수입니다.
일요일 예배 보러 가는 신도는 성경 책을 가지고 교회에 갑니다. 초하루 법회 참석하는 불교신자는 경전을 지니고 절에 갑니다. 학교 가는 학생은 가방에 넣어 다니든, 학교 사물함에 두고 다니든, 수업시간 책상 위 교과서가 기본입니다. 종교 학문 사업 일 취미 그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배우는 사람은 교과서를 지니는 것이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배우는 사람이 수업에 집중하느냐 아니냐는 교과서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있습니다.
교과서가 있는 학생은 수업준비물을 챙겼으니 일단 수업시간에 떳떳합니다. 교재가 없어서 프린트물을 받아온 친구는 교과서를 가지고 온 친구보다 당연히 덜 당당합니다. 친구 책을 빌려왔다 해도 자신의 책이 아니니 밑줄도 긋지 못하고 선생님의 추가 메모도 할 수 없습니다. 일목요연 정리와 추가 지문에 보충 설명까지 곁들인 자습서나 평가문제집을 이용하지만, 수업시간에 강조하는 선생님 행간을 따라가지는 못합니다.
공부하는데 가장 필수품인 교과서를 예로 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여러분이라면, 글을 쓰기 위해 기본을 갖추어줄 나만의 교과서가 있나요? 글을 쓰는데 기준이 되는 책이 있나요? 나는 글쓰기 책이나 강연 노트는 따로 없었지만, 노트북에 바탕화면에는 문장채집이라는 파일이 있습니다.
2.
밑줄 쫙!!! -
책을 읽고 밑줄을 긋다가 생각을 씁니다,라는 부제가 달린 파일입니다.
연금술사에 나오는 말을 빌리면,
"그 많은 책을 왜 읽죠? 그 몇 줄을 이야기해서!"
책을 읽는 동안 좋은 문장, 가슴에 와닿은 문장, 멋진 문장은 밑줄을 긋고 따로 적어둡니다. 나는 이것을 문장 채집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기준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따라 하고 싶은 문장과 닮고 싶은 문장.
따라 하고 싶은 문장은 한 번은 베껴 쓰고, 두 번째는 내 문장으로 변형시키는 많은 작가와 습작생이 하는 일명 문장 연습입니다. 닮고 싶은 문장은 말그래로 닮고 싶은 삶의 철학이 될 만한 주옥같은 명구절입니다. 받아쓴 문장은 따로 프린트를 해서 벽에 붙여두기도 하고 녹음해서 들어보기도 하고 글을 쓸 때 여러모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문장 채집은 따로 독서일지에 요약서평 형태로 다시 써놓기도 합니다. 오늘 노트 파일을 정리하다가 다시 읽게 된 요약서평 하나를 올려봅니다. 노트 정리하듯 써놓은 이것은, 인생을 이끄는 철학적인 글이나 문장 연습용은 아니었습니다. 책 쓰는데 교과서 같은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미입니다. 일부를 소개합니다.
3.
제발 이런 원고는 투고하지 말아 주세요
- 예비 저자를 위한 헛수고 방지책 -
(김태한/ 마인드 빌딩/ 231쪽)
1. 기획
- 간단, 정확
- 서론, 두괄식
- 유행예측 -> 레트로 유행할 듯? 만들어진 감성!
- 인적, 물적 인프라 -> 커뮤니티, SNS
2. 프롤로그
- 일종의 기획서
- 프로젝트명 > 책 제목의 이유
- 목표, 목적 > 집필한 의도, 책의 주제
- 대상 > 주 독자층, 독자 설정 ‘청년층’(X)
- 결과, 기대 효과 > 공감,
- 독자가 얻어 갈 수 있는 것은 재미? 교훈? 지식? 정보?
- 다른 책에는 없는 것
- 개인 소셜 미디어
- 신상 이력은 필요치 않아
3. 글을 쓰는 이유
- 기록의 희열, 경제적인 자유, 지적 우월감, 배움(검증된 자료)에 대한 보람
- 말주변이 없어서 글로 대신
- 성장, 셀프 브랜딩
- 공감과 위로 ‘혼자 있기 위해 글을 씁니다.’ (오르한 파무크)
4. 글쓰기는 타자를 의식한 행위
- 보고서, 자기소개서
- 개인감정에 빠지지 않기
5. 좋은 글, 잘 쓴 글
- 쉽게 쓰는 글, 적절한 단어
- 문장은 짧고 쉽게 쓰기
- 맞춤법 검사, 단어 찾기, 소리 내어 읽기
-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 구체적으로 쓰기, 관찰
6. 관찰
- 나의 시선을 외부로 옮기는 것
- 상황을 미루어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 느림, 기록
7. 퇴고
- ‘무기여 잘 있거라’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총 39번을 썼다.’
- 검토가 아니다.
- 슬펐다.(X) 눈을 깜박이자 참았던 눈물 방물이 떨어졌다. (O)
-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가?
- 불필요와 반복 피하기
8. 출판사 투고
- 에세이 면 에세이 잘하는 출판사에 투고
- 내 원고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곳에 투고
- 출판은 책을 팔겠다는 것, 비즈니스
- 저자는 글을 쓴다. 이후 과도한 개입 금물
- 약은 약사에게 글은 저자에게 책은 편집자에게
9. 책 출판 = 가게를 내는 것
- 위치를 어디에 잡아야 할지 (분야)
- 무엇을 팔지 (콘텐츠)
- 어떤 손님에게 팔지 (독자)
- 어떻게 단골손님을 만들고 관리할지 (댓글)
10. 소셜 미디어 활동
- 꾸준히 올릴 것
- 정성스러운 댓글을 다는 것
- 프로필 사진에 아낌없이 시도
11. 독자의 책 선택 기준
- 표지 디자인, 제목, 판형, 서평
12. 출간까지 교정, 교열 3번 (3교)
- 교정, 교열 14일
- 본문 표지 디자인 21일
- 인쇄 7일
4.
인생에 명백한 일은 없습니다. 명백한 정답도 없습니다. 답을 구하는 과정만 있을 뿐입니다.
이 책이 글쓰기의 정답은 아닙니다. 이 책을 읽으면 아닌데? 틀린데? 의심은 금물입니다. 단지 그렇기도 하네!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혹은 아닌데! 나만의 방법을 고수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 일부는 맞고 일부는 다르네,라고 공감하고 인정하길 바랍니다.
일단 쓰자!!! 내보자!!! 그리고 생각하자.
생각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니고 하다 보니 생각이 듭니다. 나는 그랬습니다. 쓸 게 없다 하면서도 쓰다 보니 쓸 것이 이어졌고, 이렇게 쓰다 보니 책 한 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출간을 하고 작가가 되었습니다.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꾸듯, 교과서 한 권이 내가 가는 길의 불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