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정할머니 이름은 ‘루틴’이야
그런데, 어느 날. 그 하루가… 나를 반짝이게 만들고 있었단 걸 깨달았어.
매일 똑같은 지하철, 똑같은 루트, 똑같은 루틴.
5시 50분이 되면 눈을 뜨고 머리를 감고 정신없이 화장하고 대충 삶은 계란과 요거트로 아침을 먹고 6시 50분~ 7시 사이에 지하철을 타러 나가. 항상 비슷한 시간에 지하철을 타고 광역버스를 타고 출근해 일을하고 6시 20분경 퇴근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한 번 더 갈아타서 집으로 와.
밥 먹으면 9시, 씻고 스터디 준비하면 10시. 끝나면 12시.
이젠 유튜브도 볼게 다 떨어져서 열어본 인스타그램 속 사람들은 매일 발전하고 있는 것 같고 매일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항상 똑같은 상황에 머물러있는 것 같아. 이게 맞는걸까?
요술할머니는 신데렐라를 춤추게 해준게 아니야.
매일을 성실하게 살며 빛났던 그녀가 자신의 무대에 올라갈 수 있도록 약간의 도움을 주었을 뿐.
무도회에 가서 춤을 추고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그냥 신데렐라 그 자체였어!
근데, 반복되는 하루가 오히려 나를 구했어.
평소처럼 블로그에 인턴십 이야기, 일상 이야기, 취준이야기 등등을 기록하고 있던 중, 문득 ‘벌써 인턴이 1달밖에 안 남았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17주간 쌓아온 나의 루틴을 하나씩 다시 읽어보게 됐어.
그래서 17주간의 인턴십+일상 기록 글을 쭈욱 정독했는데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안정적인 기반인지 알겠더라구. 그리고 그 안정적인 일상에서 내가 스스로 얼마나 성장했는지도 가시적으로 보여서 너무 놀라웠어.
중간 중간에 겪었던 매너리즘도 지금 보니 오히려 의미있게 느껴지더라.
그 매너리즘 한복판에서도, 나도 모르게 이런 것들을 해내고 있었더라.
자격증 2개나 따고, 인턴 동기들과 운동도 하고, 스터디도 빠짐없이 하고! 솔직히, 초반에는 단순한 자료정리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업무 속도도 붙고, 내가 조금은 괜찮아지고 있다는 걸 느껴.
정말 웃기게도 매일 생각없이 신고 나가는 '운동화'같은 반복되는 일상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고 자신감을 심어줬더라고. 신데렐라의 요정 할머니처럼 반짝이는 존재는 내 일상에 없었지만 루틴이 나의 마법사가 되어줬나봐. 평범함을 밀어내지 않고 받아들였더니, 그 안에서 반짝임이 자라기 시작나봐.
지루한 일상이 지겹다는 건 사실 삶이 너무 안정돼 있다는 뜻이야.
그런 기반이 깔려 있어야 기회가 와도 꽉 잡을 수 있지.
하지만 진짜 나를 지탱해주는 건 ‘익숙한 오늘’이야.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만의 운동화를 신고, 조용히 반짝이는 무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실제로 특별한 순간만을 기다리기엔, 오늘도 너무 소중해.
운동화 신고 나선 이 길 위에, 내 진짜 이야기가 쓰이고 있으니까. ‘나도 오늘 밤엔 신데렐라처럼 운동화 신은 채로, 별빛 쏟아지는 꿈 꿔야겠다.‘ 라고 말이야.✨
매일 별 생각 없이 신고 나가는 운동화처럼 평범한 하루가 나를 견디게 해주고 있다는거,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