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두드리고 있는 성문은 닫혀있지만, 잠긴 건 아니야.
그 주엔 일이 정말 많았어.
공모전 기획, 데이터 분석, 출장 계획서와 결과보고서 작성, 번역 업무. 게다가 일주일 사이에 출장도 4개나 있었거든. 그 와중에도 시간 쪼개가며 자소서 쓰고, 포트폴리오 만들고, 졸업 전 수업 들었던 교수님께 피드백까지 받았어. 7월 31일까지 공고가 열려 있다길래, 그때까지 다듬어 제출할 계획이었지.
근데 출장 일정에 밀려 고치지도 못한 사이에 진짜로 공고가 마감돼버린 거야!!
사실 왠지 이런일이 생길 것 같아서 중간중간 확인도 했는데 막상 마주하니 충격이었어. 비유를 해보자면 성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며 열심히 조력자와 함께 준비하고 마음도 단단히 먹었지만 눈 앞에서 성문이 닫혀버리는 것을 본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었달까?
이번이 그랬던 것 같아.
새로운 인턴십 준비를 하면서도 지금 하고 있는 인턴 업무가 잔뜩 밀려 있었고, 출장도 더 남아 있었고, 수료식에서 발표할 자료도 준비 안 된 상태였거든.
그런데도 모든 걸 해내려다 보니 결국 이번 주엔 실수가 유난히 많았어.
출장 계획서를 네 번이나 고쳐서 다시 낸 건 처음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냥 이 실패경험을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만들기로 했어.
나의 목표를 향한 성문은 지금은 닫혀있을 뿐, 잠겨있는게 아니야.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잡으려다 결국 아무것도 잡지 못한 이번 경험이 나를 다시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라 믿어. 왜냐하면, 무언가를 쫓기 전엔 내가 서 있는 자리부터 제대로 다져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배웠거든.
맞아, 성문은 닫혀 있었어. 하지만 그 문은 잠긴 게 아니야.
신데렐라도 단숨에 무도회에 간 게 아닌거 알아? 매일 쓸쓸한 부엌에서 자투리 천을 이어붙이며 자신만의 드레스를 만들었고 그 친절과 성실함 덕분에 동물 친구들이 도와줬어. 물론 결국 그 드레스는 새 엄마와 새 언니들에 의해 찢기고 말았지만 그날 요정 할머니가 나타났지.
신데렐라의 매일이, 결국 기회가 되는 순간이 온 거야.
나도 지금, 그런 시간 속에 있는 중이라고 생각해.
지금은 문이 닫혀 있지만 나는 나에게 맞는 운동화를 신은 채 돌아서서 다시 걷고 있어.
문이 닫혔다면 돌아서서 다시 다른 방향을 찾아서 걸으면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