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짜피 바꿀 수 없다면 그런가보다 해보자.
비영리에서 일을 하고 싶었던지라 대학생활 내내 비영리 단체 관련 활동을 꾸준히 했고 관련 인턴십도 했던 내가 갑자기 이익추구 사기업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남들이 보는 나', '내 평판'에 대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어.
소규모 비영리는 대체적으로 인턴이나 신입들에게 바라는게 정말 말 그대로 거의 없어.
특히 내가 처음 인턴십을 했던 스타트업 NGO의 경우 인턴들도 대표님이랑 즉각적으로 소통하는 구조였고, 대표님도 우리를 그냥 자기가 키우는 아이처럼 생각하면서 대해주셨었어.
시키는 일도 사실상 거의 없었고, 있더라도 말 그대로 서포터즈 활동과 크게 다를게 없는 구조였달까?
열정페이일지라도 부담도 적고, 무엇을 하던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는 분위기였어.
다만, 그렇게 대학시절 내내 일을 하다가 준공공기관, 대기업, 5성급 호텔 식음팀 등에서 일을 해보니
다들 인턴한테 바라는거 없다, 쉬운것만 시킨다라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기존 비영리에서 하던 일보다는 하는 일의 전문성이나 규모가 생기기 시작했고, 내가 실수를 하면 그게 실력으로 낙인이 찍히더라고.
하나 하나 하는 일을 설명해주는 경우도 당연히 없고, 말만 애기들이라고 하지 사실 그냥 사회초년생인거지.
현실을 처음 맞아보니 아프긴하더라.ㅎ
근데 그걸 마음껏 맞아보고 아파할 시간이 주어지는 것 또한 사회초년생의 특기다보니 너무 아파하기보다는 아픔 속에서도 커가야할 것 같더라구.
그런데 내가 제일 아팠던건 단순히 뾰족한 피드백이 아니라 나에게 꽂히는 시선들이었어.
초창기에 실수를 많이 했다는 이유로 나는 같이 일하기 싫은 대상으로 찍혀있고,
그러다보니 서로 책임을 지기 싫어 나에게 설명을 미루고.
그러다보니 나는 또 아는게 적어서 다시 또 다른 이슈를 만들게 되고.
그게 반복되면 같은 실수를 해도 내가 하면
"이럴거면 여기 왜 있어? 너는 왜 아직도 이 모양이니?"
라는 말을 듣고 내가 아닌 다른 친구는 "야~ 000이~ 이거 아니니까 빨리 대응하도록!ㅋㅋㅋ"
이런 반응이 오더라고.
나도 잘하는게 있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실수 투성이, 이해 잘 못하는 애, 항상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애는 내 진짜 모습이 아닌데.
그런데 3개월 기간 채우고 퇴사하고, 잠시 취준기간을 가지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니까 알겠어.
내가 생각하는 '나'와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는 사실 아무 상관이 없더라구.
그래서 사실 틀린 시선도, 틀린 사람도 없어.
어쩔 수 없지만 이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더라고.
내가 정말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엄청난 평판을 쌓아온게 아니라면 어쩔 수 없겠더라고.
그냥 흘러가게 둬야하나봐ㅎㅎ
한 번에 바로 나와 잘 맞는 집단에 들어가서 내가 일을 잘하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우니까 모두가 다 다르게 살아가고 고민하면서 발전하고 커가는건가봐.
물론 그때의 나는 말로만 이렇게 말하고 생각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겠지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