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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써니 Oct 01. 2022

인문학으로 살피는 16세기 영국 사회 여성들의 삶.

[서평: 버지니아 울프, 자신만의 방]_ '인문학적 감수성'의 필요성.

 A Room of One's Own written by. Virginia Woolf


영문학과에 재학하면서 다양한 영문학을 접할 수 있었고 그중에는 '인권'과 관련이 깊은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여러분도 쉽게 떠올리실 수 있듯 미국 문학의 경우 인종차별과 관련된 작품들이 대표적이죠.

사진 출처: 영화 '컬러퍼플' *원작은 소설입니다.*

반면 영국의 경우 여성의 인권과 관련해 논해볼 작품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와닿았던 작품이자, 논쟁 거리가 많다고 생각되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신만의 방'에 대해 논해보려 합니다. (물론 미국 문학도 흑인 중에서도 가장 탄압당했던 약자들을 파헤치다 보면 여성과 아이들의 인권 문제가 대두됩니다.)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고전 문학을 떠올려 보시겠어요?

제목은 무엇이고 작가는 누구인가요? 그리고 그 작가의 성별은 어떻게 되나요?


작가는 해당 문학에서 비슷한 이야기와 함께 시작을 하며 이러한 이야기를 합니다.


" 남성이라면 누구나 노래와 소네트를 지을 능력이 있어 보이던 엘리자베스 시대에 왜 여성은 그 누구도 탁월한 문학 작품의 단어 하나 쓰지 못했는가 하는 것은 영원한 수수께끼다."


그래서 당시의 여성들이 살았던 상황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고 자문해보았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트레블리언 교수의 [영국사; *Herstory*라고 작가는 적음.]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여성' 페이지의 '여성의 지위'에 대해 다룬 부분을 읽었다고 합니다.

*his/tory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해오던 단어이지만 her/story라고 쓰지 못할 이유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이 부분을 꼭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아내의 구타는"이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역사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러니를 느낍니다. 과거 여성들의 현실은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며 사회적 약자였으나 맥베스와 같이 칭송받는 Fiction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위대하고 강한 여성상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괴리를 통해 작가는 '현실'도 잡아야 하지만 '상상·문학적 요소'들도 놓아서는 안된다고 겉과 속을 모두 총체적으로 넓고 깊게 봐야만 우리는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자 하는 듯합니다.


이러한 괴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이러한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여성은 남자에 의해 쓰인 픽션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허구의 인물을 상상해냅니다. 그녀의 이름은 'Judy Shakespeare' (주디 셰익스피어)라는 William Shakespeare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여동생 이죠! 여러분도 함께 상상해보세요! 그녀는 많은 고전 작품들에서 다루어졌듯이 남성만큼 위대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이 생각하듯이 남성보다 더 위대하다고도 상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어디까지나 픽션이죠. 트레블리언 교수가 지적하듯 그녀는 분명 매일같이 매를 맞고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Judy 또한 오빠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문학 속, 상상 속에서는 위대한 존재로서 그려졌겠지만 현실 속에서는 완전히 무가치하고 약한 존재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일례로, '영국사'의 여성이라는 chapter에서 언급되는 여성들은 왕이나 귀분인 등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중산층과 하위계층과 같은 사회 전반을 구성하는 존재들을 대변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당시 영국 사회의 대부분의 여성들은 종합적으로 과거관을 구성해주는 위대한 운동들과 움직임들 중 어떤 것에도 결단코 참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배경들로 미루어보았을 때, 아마 Judy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글을 쓰지 못할 확률이 높았을 것이고, (실제로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16세기는 시대적 배경으로 비추어보았을 때 문맹률이 굉장히 높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글을 읽고 쓸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었다고 하네요.) 혹여라도 그녀가 글을 쓰고 읽을 줄 알았다고 하더라도, 오빠를 닮아 글에 대한 솜씨와 능력. 더 나아가 연극에 직접 서고 싶다는 꿈이 있었을지라도 그녀에게는 꿈을 이룰 기회가 없었을 것입니다.


" 몰래 사과 창고에서 몇 페이지를 휘갈겨 썼지만 조심스럽게 그것을 감추고 불태워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녀는 곧 그녀의 십 대가 끝나기도 전에 이웃에 사는 양털 가게의 아들과 약혼을 하기로 되어있었지요."

출처: 영화 '레이디 맥베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그녀가 벗어날 방법은 없었겠지요. 그래서 그녀는 당시 대부분의 시인들과 극작가들이 그러하였듯,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런던으로 도망쳐왔을 것입니다. 셰익스피어와 같이 연극에도 소질이 있다면. 아니 그녀가 셰익스피어이지만 여성의 몸이었다고 가정하자면, 그녀는 무대에 서고 싶다고 감독에게 이야기를 하겠지요. 아마 그는 비웃으며 여자는 배우가 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좌절하는 그녀에게 감독은 은밀한 제안을 하고 결국 그녀는 그 충격과 사회적 손가락질에 이기지 못해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마감하였을 것입니다.

사진출처: 구글검색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여성이 셰익스피어와 같은 재능을 가졌다면 아마 이런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작가는 영국사에 비추어 상상해보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에밀리 브론테, 제인 오스틴처럼 고전 여성 작가들 중에서도 자신의 천재성을 불태워 지금까지도 이름을 남기는 작가들이 있으니 허구의 인물인 Judy Shakespeare 같이 인문학적 재능을 가진 여성이 당시 시대에는 없을 것이란 보장은 없겠죠!


실제로 그렇기 때문인지, 작가는 서명하지 않고 많은 시를 쓴 익명의 작가들이 종종 여성이었을 거라는 추측을 해본다고 합니다. (실제로 브론테 자매는 자신들의 작품을 출판하기 위해 중성적인 필명을 사용해 자신들이 여성임을 숨기고 활동을 했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작가의 추측과 상상은 사실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누구도 그것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16세기 영국 사회에서 인문학적인 능력을 가진 여성들은 자신의 능력과 꿈을 펼치기 힘들었을 것이고, 혹여나 자신의 작품 활동을 하였다고 할 지라도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은 신빙성이 있는 주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대적 배경을 비추어본다면 Judy처럼 다른 사람들에 의해 꿈이 좌절되고 방해받았을 것을 확신하는 데에는 특별한 심리학 기술이라는 것이 필요 없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들이 자신만의 방'을 가지지 못한 것을 이야기합니다. 폭력과 노동, 억압에서 벗어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꿈을 키울 공간이 있었다면 우리는 어쩌면 더 많은 훌륭한 문학들을 음미할 기회를 얻게 되었을지도 모르지요.


오늘의 서평은 여기서 마무를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 포스팅에서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남자는 다 잘못됐어!', '너희도 당해봐라!'가 아닌 올바른 방법으로 문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여러분은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방법은 그려지는 것만을 탐구하는 것이 아닌 그 이면의 깊은 면을 탐구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으셨을 것입니다.


인문학의 힘은 이런 의미에서 위대합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시대, 혹은 못할 시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게 됨으로써 돈 주고도 사지 못할 감수성을 얻게 되니까요.


저는 앞으로도 이런 위대한 인문학의 힘을 널리 펼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포스팅을 읽은 여러분들도 앞으로도 저와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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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linktr.ee/min_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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