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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써니 Oct 14. 2022

요즘 이란에서 부는 바람; 마흐사 이미니 시위

이란이 이슬람권 국가가 된 배경과 시위의 발생

여러분은 '이란'이라는 국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저는 사실 아는 것이 많이 없습니다. 딱 듣자마자 떠오르는 것은 '이슬람권 국가'라는 것과 '히잡' 정도인 것 같습니다. 보통 머리와 얼굴을 가리는 천을 통틀어서 히잡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머리와 가슴을 가리는 것이 히잡이라고 합니다.



사진출처: 구글 검색

얼굴만 보이는 것이 차도르, 눈만 보이는 것은 니캅, 눈까지 가리는 것을 부르카라고 부르며 이슬람권 국가들 사이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죠. 부르카는 생소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 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성들이 신체의 일부를 가리도록 입는 천들을 편의상 뭉퉁그려서 히잡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만 정확한 명칭을 알아두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히잡의 기원

사진출처: 구글 검색

과거 중동 지역의 사람들은 야외활동을 할 때에 뜨거운 햇빛과 강한 모래바람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피부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몸뿐만 아니라 얼굴도 천으로 가렸습니다.

사진출처: 구글 검색

또 과거 크고 작은 전쟁들이 잦았을 시기에는 여성들이 성 노예로 팔려가는 일들이 빈번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의 여성들을 지키기 위해 여성들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에서도 히잡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참고: 흔히 이슬람과 히잡을 함께 생각하면서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히잡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하지만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중동지역에서는 해당 의상들을 입었다고 합니다.


히잡이 문제가 된 이유

사진 출처: 구글 검색

이슬람 경전 '쿠란'에 의하면 여성들은 자신의 성적인 매력을 가려야 하며 특히 머리카락은 남성을 유혹하기 때문에 가리기 위해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분명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사회적 현상이자 문화였지만 현대에 와서는 이처럼 여성들을 오히려 차별하는 하나의 족쇄가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짧거나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여성이 성범죄에 노출되었다면, 그것이 그 여성의 옷차림 때문이라고 탓하는 것과 비슷하게 된 것이지요.*


이란은 언제부터 이슬람권 국가가 되었을까?
사진 출처: 구글 검색

이란은 1925년부터 팔라비 왕조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는데, 이 왕조는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여 여성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폭을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히잡을 쓰는 것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1900년대에 일어난 2차례의 오일쇼크 때문에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보게 되었기에 팔라비 왕조에 대한 이란의 국가적 분위기 또한 긍정적이었죠.


하지만 오일쇼크로 인해 생긴 이득이 국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일부 상류층들에게만 부가 축적되면서 빈부격차가 심화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일쇼크로 인한 경제적 호황 시기가 끝나자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1978년 이슬람주의자들을 중심으로 팔라비 왕조에 대항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었고, 1979년 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차지하는 새로운 체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권력자를 부르는 이름은 '라흐바르'이며 이 시위를 '이란 혁명'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 격동의 시기를 지나며 이란의 여성들이 히잡을 착용하는 것은 다시 의무가 되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

사진출처: 마흐사 아미니

2022년 9월 13일. 22살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 도덕 경찰에게 체포.

죄명: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체포 3일 뒤 사망..


*이란에는 도덕 경찰이라는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주 업무는 여성들의 복장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란에서 불게 된 변화의 바람; 마흐사 이미니 시위의 시작

사진출처: 구글 검색

아미니의 사망 원인을 경찰들은 심장마비라고 주장하였지만 아미니는 평소 심장 질환이 없었기에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고문을 받던 중 그녀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죠. 게다가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 물가가 약 50%가량 상승한 격동의 시기. 민심이 흔들리던 시기에 이러한 사건까지 발생하니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시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쿠르디스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던 이 시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시위대는 히잡을 착용을 자유화하는 것, 물가의 안정, 독재 정권 타파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이란의 정부는 경찰 병력을 투입했는데 이들은 실탄으로 무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도시 곳곳에서 총격전이 발생했고 민간인 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시위는 피해 여성인 마흐사 이미니의 이름을 따서 '마흐사 이미니 시위'라고 불립니다.



"히잡을 쓰시오!"  이란의 대통령 에브라힘 라이시의 충격 발언.

출처: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SNS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하거나 언론인은 체포하며 여론 형성을 막고 있지만 시위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실제로 인턴십을 하면서 이란의 한 학생과 연락을 하게 되었는데요, 실제 시위에 참가 중인 그는 여성의 자유라는 기본 권리를 위해 매일같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 결과 인터넷 차단,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포기하거나 자신의 뜻을 굽힐 생각이 없다는 의지 또한 밝혔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런 그의 뜻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화제가 된 사건으로 이란의 대통령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의 충격 발언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미국 CNN 기자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로부터 인터뷰를 요청받자 머리카락을 가리는 스카프. 즉 히잡의 착용을 요구했고 그녀가 거절하자 그가 인터뷰를 취소시키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통해 예측하기로, 아마 이 시위는 꽤나 오래 지속될 듯 하지만 쉽게 그치지 않고 규모가 점차 증가할 것 같습니다.


히잡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

사진 출처: 구글 검색

물론 히잡이 꼭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실제로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도 많습니다. 먼저, 중동의 많은 국가들 혹은 이슬람권의 많은 국가들에서도 여성의 히잡 착용을 강제하지 않는 분위기가 많아졌습니다. 즉, 개인의 자유가 된 것이지요. 두 번째로는 자신의 종교와 정체성을 나타내는 방식이라는 해석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현재 여성들이 히잡을 착용하는 것이 의무인 국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뿐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저도 이슬람권의 친구들이 몇몇 있는데 종교 이야기가 나왔을 때 물어보니, 자신의 자유로 히잡을 쓰는 것이고 차별받는다고 느낀 경험이 없다고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히잡을 쓰는 풍습을 비판을 할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특정 성별을 억압하거나 차별하기 위해서 강제적으로 특정 패션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대항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 피해 여성 마흐사 이미니, 그리고 그 외에도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히잡의 착용을 강요당한 여성들과의 연대를 강조하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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