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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써니 Oct 23. 2022

[괴질 서평]_코로나시대에 나온 시기적절한 역사 소설.

많은 것을 앗아간 팬데믹 시대. 소중한 것과 잃은 것을 상기시켜주는 책

괴질
이진미 지음 / 다른 출판



별 기대 없이 읽었지만 '불편한 편의점'을 이을 명작 이라 생각이 들었다!

한때 제가 불편한 편의점 후기 포스팅을 올리면서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볍게 읽기 좋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책 또한!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과 더불어 잔잔한 감동과 깊은 여운을 느낀 책이었기에 추천드리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도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그해 비가 그치자 조선에 역병이 돌았다.

*책 '괴질' 줄거리*


유난히도 길었던 장마가 끝난 다음날.

마을 사람들이 고열과 설사에 시달리더니 한 둘씩 죽어가기 시작했다.


“올여름부터 계속된 비는 재앙의 징조인데

음사와 괴기가 쌓여 괴질을 이룬 것입니다.”



코로나19 시대에 나온 시기적절한 역사 소설!


괴질이란 본래 원인과 본태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병을 가리키던 말이라고 한다. 현재는 Virus라는 외국어를 많이 쓰다보니 어색하게도 느껴지는 표현이다.

하지만 그 단어가 어색하다고 해서 현대 사회와 동떨어졌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만 보아도 그렇다. 백신도 개발되었고 많은 이들이 그 병을 분석하고 물리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원인과 본태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병이 아닌가?

책 '괴질'의 배경은 200년 전 조선시대. 조선에서 감염병이 발생하면서 그를 둘러싼 다양한 미스터리가 발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재로 인해서 어둡다거나 무서운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선입견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도 당연히 어두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 책이다.


그렇다면 우리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1. 이 시국을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는 존재.

*쇼크독트린을 아시나요?



쇼크 독트린(Shock Doctrine) 이라는 표현을 아는가?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이라는 한 저널리스트가 만들어낸 표현으로 팬데믹 상황을 이용해 우위를 선점하거나 권력을 잡으려는 이들을 뜻한다.

*코로나 시국의 쇼크 독트린의 자세한 예시는 과거 포스팅을통해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이 책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21세기에 만들어진, 그리고 우리가 현재 처한 코로나 시국에도 적용이 가능한 개념과 잘 맞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 문단 스포 주의)

내가 생각한 그 권력자는 바로 '최사또'! 마을에 역병이 돌자 활인소(조선시대에 국가에서 병이 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의사를 파견해 짓는 보건소. 활인서라는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를 지엇으나, 그 이유는 의원을 협박해 병자들에게 제공될 식량과 약재를 빼돌려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함이었다는 점. 쌍개를 시켜 살인을 저지른 점, 귀한 약재인 하수오를 빼돌린 후에 홍이 아버지를 누명씌워 죽음에 처하게 했다는 점 등...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머리를 굴리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특히 앞서 언급한 활인서와 쌍개 사건의 경우 팬데믹 시대의 혼란스러움을 이용하는 권력자의 모습이기에 쇼크 독트린과 아주 잘 맞는 다고 생각한다. 고위 관료로서 백성들을 살피는 것이 아닌 자신의 우위를 선점하고 배를 불리는데에만 관심을 갖는 그의 태도. 그 모습은 팬데믹 시국을 살고 있는 우리 사회에도 적용되는 것만 같아 많은 공감을 일으키는 것 같다.



2. 생명에 귀천이 없다지만 진짜 우리 사회에서도 그럴까?

*팬데믹 시국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요?



마스크도 없고 약이나 백신이 빨리 빨리 개발되지도 못했던 조선시대.

하지만 신분과 계급은 존재하던 조선시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나 지구촌과는 매우 멀게 느껴지지만 과연 그렇기만할까?


책에서 괴질이 발병되자마자 도망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는)사람들은 신분이 높은 사람, 혹은 돈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런 모습도 과연 현재의 지구촌과도 동떨어진 모습일까?


https://www.youtube.com/watch?v=sg2NCykcT-0


코로나19로 인해서 지구촌의 빈곤층은 급증하였고 빈부격차도 심해졌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아마 찾아본다면 비슷한 내용을 다룬 학술 자료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 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는 당연히 백신 불평등을 포함해 취약 계층들이 더욱 빈곤해지고 취약해지는 상황을 낳을 수 밖에 없을 것 이다.


나의 경우 2021 ASEAN·Korea Youth Summit에 참가했었기에 실제 동남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의 백신 불평등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정리해서 이야기 해보자면, 취약 계층의 사람들은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하다보니 정보에 대한 접근이 낮아져 백신에 대한 정보, 백신을 구하기 위한 신청과정에 참여하는 것 또한 어려울 수 밖에 없다. (ex. 인터넷이 안되는 환경이거나 디지털 기기가 없으면 잔여 백신 확인이나 백신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렵겠죠?)


작품의 배경을 어우르는 이 설정 만으로도 독자인 나는 우리의 현대 사회를 돌아볼 수 있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아름다움을 싹트게 하는 따뜻한 시선.

*주인공 홍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팬데믹 시대는 기본적으로 암울함과 혼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읽는 내내 우울, 암울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들이 많다. 그리고 그 이유에는 주인공 '홍'과 '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을 신분에 따라 귀하고 천하다고 나누지만, 하늘이 내려준 사람의 목숨은 모두 똑같이 소중한거 아닌가요?"


홍은 계속해서 주장한다. 그리고 그녀의 그 바르고 고운 마음씨는 완과 검의원에게도 전해진다.

처음에는 '진지한 내용을 다룰 것 같은데 주인공을 어린 여자아이로 했네? 과연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잘 전달될까?'


그런데 오히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아 이게 주된 메세지였구나! 그래서 홍이가 주인공이었구나!' 하게 되었다.



(이 문단 스포 주의)

일례로 홍이는 모두에게 친절하고 소중한 존재로서 대하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녀의 부모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괴질에 걸린! 5살난 여동생을 책임져야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등지지 않고 하늘이 내려준 사람의 목숨은 모두 똑같이 소중한 것임을 주장한다. 그리고 그 대상에는 완이 있었다. 완은 노비이지만 최사또의 서자이기도 하다. 완이 괴질에 걸려 혼수 상태에 이르기 직전. 그는 홍이에게 고백한다. 내가 너희 아버지를 죽인 자의 아들이라고, 미안하다고.

괴질에 걸려 점점 상태가 심해지고 있는 동생과 우리 아버지를 죽였지만 내가 좋아하는 소년. 약은 1명분 밖에 없는 상황. 그 상황에서 홍이는 생명에는 귀천이 없음을 떠올려 상태가 훨씬 심각한 완에게 약을 줘서 그를 살리는, 관용과 용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난 완도 그녀에게 보답으로서 홍의 동생을 살릴 약초를 났지도 않은 몸으로 구해온다.

.

.

.

이 장면을 통해 나는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팬데믹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우리가 잃은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하늘이 주신 사람의 목숨은 모두 똑같은 것이니, 우리가 잃은 것은 회피하지 말고 인정하고. 그것을 때로는 용서하는 관용을 베풀고, *때로는 맞설 줄 아는 용기*를 내고, 내가 용서를 받았다면 그것에 감사하고 행동으로 보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


* 앞에서 언급하지 못한 내용이지만, 홍이는 사람의 목숨에는 귀천이 없음을 들어 부정에 맞서는 태도 또한 보여주는 장면들이 더러있다.*



한 줄 소감 정리


하늘이 내려준 사람의 목숨은 모두 똑같이 소중한 것 이니 지금 이 상황에 무너지지 말고, 내가 앞으로 세상을 위해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하자!


2022.10.22 (토) 올해의 22번째 독서 기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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