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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퀸스드림 Dec 26. 2019

여행으로 준비하는 초등 입학

너의와 나의 한번뿐인 일곱살

내년에 딸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는다. 나도 학부형이 된다. 왠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초. 등. 학. 생. / 학. 부. 형


남의 일로만 생각했다.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내 딸도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초등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이 고민은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도 해야 하는 고민인 것 같다. 아이도 처음 학교라는 곳에 들어가지만, 엄마도 처음으로 학부형이 되는 것이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뉴스에서 보는 것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주변 친구들이 말해준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뭐!!! 이제 아이도 어느 정도 성장했고, 엄마 없이도 잘 있을 수 있는 아이가 되어서 안심이라고 생각할 때쯤, 이제 다시 시작이라니!!!

친구 말이 지금까지는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것에만 신경 쓰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말이 안 통해서 힘들고,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그런 것이 힘들어서 그렇지 지금 보면 그때가 가장 쉬울 때 라는 것이다.  본 게임은 지금부터라는 것!

우스갯소리로 엄마의 정보력, 아이의 체력, 할아버지의 재력 그리고 아버지의 무관심이 아이를 만든다고 한다. 그때는 그저 우스개 소리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 말에 더 이상 웃을 수 없는 현실이 왔다.

엄마로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가까운 내 동생들만 봐도, 정보력이 대단하다. 무슨 학원에 어떤 선생님에 대한 정보며,초등 학교에 대한 정보며,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바삭하다.

동생들이 이런 정보를 알아볼 때쯤 나는 정말 나와는 상관없는 아직 먼 이야기라 생각했다.

초등학교 입학 일 년을 남겨두고 생각이 많아진다. 어. 떻. 게. 2020년을 보내야 할까!

어떻게 보면 아이와 부비부비하며 놀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것 같기도 하다. 아이는 점점 엄마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할 시기가 될 것이고, 엄마 따라다니는 것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어쩌면 아이보다 내가 더 당황스러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엄마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 아이와 슬슬 멀어질 준비. 아이에게 독립할 준비.

물론 아이도 엄마에게 독립할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화장실 혼자가기 등 그동안 누군가의 보살핌 속에서 있던 유치원 시절을 끝내고 혼자서 자립할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나는 이것을 여행으로 해 보려고 한다. 

뜻 맞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7세부터는 학원에 다녀야 하고, 본격적으로 초등학교 들어갈 준비도 해야 한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아직 아무 곳에도 다니고 있지 않는 딸이지만, 내년에 어디에 가게 될지 나도 모르고 딸도 모른다.

나는 늘 딸아이가 가고 싶다고 하면 보낼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학원을 안 돌리겠다는 말은 못 하겠다.

그리고 분명 초등 준비도 할 것이다. 한글을 완전하게 떼거나, 산수 문제 풀이 등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더 신경 써서 하려고 하는 건, 여행을 가는 것이다. 나도 일 년 동안 쉬는 날을 이용해서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이 쉽지 않다. 분명 나의 일과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통해서 분명 딸아이도 나도 달라지는 것이 있을 것 같다.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했던 여행을 보면 그 시간이 지나고 

나 자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갖고 싶다. 사랑하는 딸과 앞으로도 많은 여행을 하겠지만, 아이를 낳고 양육했던 6년

그리고 다가오는 7년째에는 우리 인생의 새로운 안식년을 우리끼리 만드는 것이다. 안식년은 그냥 쉬는 시간이 아니다. 교수들은 그 시간에 자신의 연구를 한다고 한다. 나 또한 아이와 함께 우리의 삶과 우리의 인생에 대해서 연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6년 동안 무사히 아무 탈 없이 성장해준 딸아이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처음 엄마 노릇을 한 나에게 기특하다는 마음으로, 2020년에는 그렇게 보내고 싶다.  아!!! 나 또한 설렘으로 기대된다.

여행으로 준비하는 초등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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